하야부사 - 일본 우주 강국의 비밀
쓰다 유이치 지음, 서영찬 옮김 / 동아시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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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하야부사2 팀 운영을 맡아 사상 최연소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었던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우주비상공학연구계열 교수인 츠다 유이치의 책이다.


일본 우주 강국의 비밀. 책의 부제로 책 표지에 적혀 있다. 이 문구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됐다. 평소에 우주 기술에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의 나로호나 누리호 발사 소식에도 무덤덤했던 나였다. 그런데 ‘일본 우주 강국’이라는 표현이 묘하게 신경이 거슬렸다. 샘이 났다. 흥, 얼마나 대단하길래. 우리나라도 우주 강국으로 진입하려면 평범한 국민(?)인 나도 이제 우주 기술에 관심 좀 가져봐야겠다는 다소 엉뚱한 생각이 이 책을 읽게 된 동기였다.


하야부사. (중형 맹금류인) ‘매’라는 뜻의 일본어다. 이 책은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의 태동, 비행계획 수립과 설계, 개발과 발사, 그리고 비행과 운용 등 우주 탐사의 대장정을 담고 있다. 하야부사2는 하야부사(1호기)가 시도한 기술을 공고하게 만들기 위해 후속으로 진행된 미션이다.


하야부사 미션에서는 별의 부스러기를 가지고 돌아오는 기술, 즉 ‘표본회수 기술’을 실현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삼는다. 책에는 탐사 대상을 왜 ‘소행성’으로 선택했는지 그 이유가 나온다. 자세한 이유는 책을 통해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여하튼 소천체(=소행성+혜성)는 태양계가 생겨났을 당시의 상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소천체 연구는 태양계 46억 년의 역사를 밝혀내는 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소천체는 ‘태양계의 화석’이라 불림). 왜 탐사선의 이름을 ‘매(하야부사)’라 지었나 봤더니, 매처럼 노리는 지점으로 정확하게 내려가 별의 부스러기라는 포획물을 꽉 움켜진 후 다시 우주로 날아오르길 바라는 염원으로 지은 이름인 듯하다.


책을 읽기 전 우주 기술에 문외한이라서 어렵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낯선 기술적 용어는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고, 하야부사2의 궤도설계 그림, 완성된 하야부사2의 겉모습을 찍은 사진, 터치다운의 저고도 시퀀스 그림 등 다양한 그림과 사진이 담겨 있어 이해하는 데 크게 어렵지 않았다.


하야부사2의 우주로의 발사 순간, 목표 소행성인 류구에 착륙하는 순간, 류구에서 표본을 채취하는 순간, 류구에 인공 충돌구를 생성하는 순간의 상황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책을 읽는 나까지 심장이 쫄깃해지며 조마조마한 느낌이 들었다. 성공일까?


2018년 2월 26일, 하야부사2가 광학항법 망원경 카메라로 류구를 처음 촬영하여 보여준 모습을 보고 저자가 느낀 감정을 적은 글을 읽으니 그 감격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뭉클해졌다.

“한번 생각해보라. 수치만 믿고 눈을 가린 채 30억 킬로미터 거리를 하염없이 비행하다 어느 날 눈을 딱 떠보니 시야 한 가운데로 류구가 딱 들어와 있는 장면을. 운동방정식이라는 이론의 세계와 행성간 비행 및 천체역학이 빚어낸 현실의 물리 현상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웬일인지 류구에서 채취한 귀중한 표본이 들어 있는 대기권 돌입 캡술이 무사히 회수되었는지 책에 나와있지 않아 궁금했는데 에필로그 각주 부분을 보니 하야부사2의 대기권 돌입 캡슐이 호주 우에라 사막에 떨어지기 한 달 전에 책이 발간됐다고 한다. 표본을 담은 캡슐은 2020년 12월 6일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다. 하야부사2 탐사선 본체는 계속 확장 미션을 이어가며 여전히 우주를 비행 중이다.


일본에 대한 묘한 질투심에 읽게 된 책이었지만 그동안 몰랐던 우주 탐사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하야부사2 발사가 성공한 뒤 탐사 목적지인 소행성에 이름을 짓는 과정이 책에 나온다. 이름은 공모를 통해 정해졌는데 이때 소행성에 ‘류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류구는 ‘용궁’이라는 뜻의 일본어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탐사선 발사에 성공하여 우리 이름이 지어졌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착륙하게 되는 소행성에는 어떤 이름이 어울릴까 하는 행복한 상상도 해 본다. 우주기술, 우주탐사, 항공우주공학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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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동아시아 출판사(@dongasiabook)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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