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 그 역사의 뿌리를 찾아서
조승옥 지음 / 글씨앗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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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21기로 졸업 후 1969년부터 정년으로 퇴직할 때까지 육사 철학 교수로 재직하셨던 조승옥 작가님의 책이다. 작가님은 육사 졸업/재학생들 그리고 육사지망생들과 일반 국민이 육군사관학교의 역사를 이해하고, 육군사관학교의 정통성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셨다고 한다.


책은 총 5부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1888-1895)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관학교인 연무공원에 대해 주로 다룬다. 연무공원(鍊武公院)은 근대적 사관학교로, 1888년 미국 군사교관 4인과 학도 40여명으로 출발한다. 학도들은 서양식 복장을 하고, 서양식 신식무기를 배우며, 서양식 군사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연무공원은 운영난으로 폐교하고 이후 갑오개혁으로 훈련대사관양성소가 설립된다(1895). 훈련대사관양성소는 일본의 건의로 설립한 것이므로, 우리나라 사관학교의 정통성에 심대한 하자가 될 만한 요소라고 한다.


제2부(1898-1909)에서는 대한제국 출범과 함께 설립된 대한제국 무관학교에 대해 알아본다. 대한제국 무관학교는 독립협회가 염원한 민족사관학교로, 고종 황제의 명령에 따라 1898년 5월에 설치된다. 대한제국 무관학교의 교육목표와 교육방법, 교육과정(학과, 술과, 기술), 일과와 일상생활까지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총리대신 이완용과 군부대신 이병무를 앞세워 진행한 군대해산 후 1909년 일제의 강압으로 대한제국 무관학교는 결국 폐교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망명지 만주의 신흥무관학교, 상하이의 대한민국임시정부 육군무관학교 등을 통해 무관학교의 자주독립 정신을 이어간다.


제3부(1911-1920)에서는 일제강점기 망명지에 설립된 무관학교 중 하나인 신흥무관학교에 대해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만주로 이주한 망명가들은 1911년 6월 10일 실질적인 무관학교라 볼 수 있는 신흥강습소를 세운다. 망명자들이 자신들의 재산을 바쳐 망명지에 사관학교를 설립한 일은 세계 역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사례라고 한다. 신흥강습소는 환경이 열악했던 삼원포에서 교사가 제대로 갖춰진 합니하로 옮기면서 신흥무관학교로 출범한다. 3∙1운동을 계기로 신흥무관학교는 개교 이래 최고 전성기를 맞게 되며 삼원포 부근 고산자에 학교가 하나 더 설립된다(고산자 신흥무관학교).


제4부(1919)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육군무관학교에 대해 알아본다. 3∙1운동을 계기로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19년 12월 육군사학 학칙을 발표하고 1920년 3월 임시정부 육군무관학교를 개교한다. 하지만, 재정문제로 인해 2회 졸업, 총 42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개교한 지 1년 만에 문을 닫는다. 육군무관학교 폐교 후 한국인 청년들은 중국 군관학교에 입학해 교육받게 된다.


마지막 제5부(1946)에서는 해방을 맞으며 37년 만에 다시 세운 사관학교인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에 대해 살펴본다. 1946년 5월 1일, 태릉에서 남조선국방경비사관학교(육사의 전신)가 설립된다(1948년 9월 5일, ‘경비사관학교’에서 ‘육군사관학교’로 교명 변경). 초창기 육사 졸업생들은 창군 활동과 동시에 대한민국 건국의 초석을 놓는 데 큰 역할을 해낸다. 1950년 6월 25일 오전, 전쟁이 발발하고 육사 생도들은 전투에 투입된다. 1950년 7월, 후퇴 과정에서 육사는 휴교에 들어갔다가 1951년 10월 30일 육군사관학교 창설 명령으로 진해에서 재개교한다.


육사의 역사와 정통성에 대해 다룬 책이지만 책을 읽으며 그간 잘 몰랐던 한국 근현대사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육사 총 15000여명의 졸업생 중 10%가 넘는 1620명이 나라를 지키다 전사∙순직하셨다고 한다. 이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살아 숨 쉬고 있다고 생각하니 절로 고개가 숙어진다. 이 책은 작가님이 7년 간 육사 역사 연구와 집필에 매진한 끝에 나온 책이다. 80대 중반에 접어드신 노학자의 열정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서문 내용에 보면 후속작을 집필하고 계실 거라 예상되는데, 작가님의 건강을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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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장미꽃향기(@bagseonju534) 님, 독서여인(@vip77_707) 님을 통해 글씨앗 출판사(@glseedbooks)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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