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권력, 연방대법원
존 폴 스티븐스 지음, 김영민 옮김 / 반니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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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튼튼하고 세밀한 법률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에 많은 국가들이 미국의 법률체계를 참고하여 법 조항들을 신설 및 수정하고 있다. 미국의 법률체계의 최상위에 위치한 미 연방대법원은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최후의 권력으로서 말하기 손색이 없다. 미 연방대법관은 우리나라의 헌법재판소와 같은 9명의 인원이지만 그 영향력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합친 것과 같고, 연방대법관들의 임기는 미 헌법에 따라 종신직이다. 이러한 권한과 임기에 따라 미국 사회의 가장 강력한 권력으로도 불리는 미 연방대법원의 지나온 이야기들과 숨겨진 이야기들을 펼친 이 책은 미국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미 연방대법원은 미국 사회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물론 그 결정들이 현재 기준으로 생각할 때, 반드시 옳은 결정으로 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가령 1857년 노예의 시민권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과 1896년 흑인과 백인의 분리교육을 정당화한 분리하되 평등한(separate but equal)’ 궤변의 판결이 있었다. 그러나 1954년 흑백 분리교육을 평등권 침해로 규정한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 판결, 1961년 불법적인 증거의 효력상실의 맵(Mapp) 대 오하이오 판결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1966년 미란다 원칙 등 현대 법률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적인 논리들이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당시 미국 사회에서의 가장 첨예한 대립 사건들을 다룬 재판 결과로서, 커다란 변화의 방향을 제시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은 결정적인 순간에 연방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움직였고, 이는 지금의 미국을 말해주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들이다.

 이 책의 주제인 은 일반 시민들의 관점에서는 법률적인 언어와 특유의 법률 체계 분위기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관계를 고려한 듯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많은 주석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비록 미국 연방대법원을 소개하고 있으나, 책을 읽는 독자들이 법률체계와 우리 삶이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어렵다고 느끼는 법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고, 저 멀리 법복을 입고 법전을 해석하는 법관들의 판단에 따라 우리 삶이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 역시 이러한 생각에서 자신이 평생토록 근무한 연방대법원의 역사와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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