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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물고기 이야기 - 개정판
오치 도시유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요즘 읽은 책 중 가장 독특한 시각을 보여준 책이 있었어요. 바로 『세계사를 바꾼 물고기 이야기』인데요. 제목부터 ‘물고기가 세계사를 바꾼다고?’ 싶었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정말 물고기 두 종—청어와 대구—가 유럽사의 큰 축을 움직였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저는 청어나 대구가 유럽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거의 몰랐어요. 우리에게는 익숙한 생선이지만 세계사의 한가운데 있었다는 건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책 속에서 바이킹의 항해와 청어의 이동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설명을 읽고 나니, “세계사가 이런 식으로도 풀릴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특히 재미있었던 건 대구가 신항로 개척을 촉진했다는 이야기였어요. 유럽의 탐험가와 상인들이 새로운 바다로 나아가야 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대구 때문이라니, 생각만 해도 상상이 확장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단순한 수산물이 아니라 국가의 경제와 식량 전략, 나아가 탐험 정신까지 이어졌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책을 읽다 보니 이런 생각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정말 청어와 대구가 없었다면 세계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왕이나 전쟁, 혁명처럼 거대한 사건만 조명하는 세계사 속에서 이런 작은 생물 하나가 흐름을 바꿔놓았다는 사실이 새롭고 매력적이었습니다.
세계사에 자주 등장하는 ‘소금에 절인 청어’, ‘대구어장’ 같은 단어들을 이제는 왜 그렇게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그냥 지나치던 단어들이 갑자기 생생한 의미를 가지기 시작하는 경험이랄까요?
책 전체가 어렵지 않고 흥미롭게 읽혀서 부담 없이 추천할 수 있는 책이에요. 세계사를 좋아하는 분들뿐 아니라, 새로운 관점으로 이야기를 읽는 걸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읽고 나면 머릿속에서 역사 지도가 다시 그려지는 기분이 드는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