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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 이겨놓고 싸우는 인생의 지혜 ㅣ 현대지성 클래식 69
손무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겨놓고 싸우는 인생의 지혜 [손자병법]』은 고전이 주는 묵직한 통찰과 함께,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완역본이었습니다. 현대지성에서 나온 이번 판은 국내 최초로 컬러 명화를 수록한 손자병법이라서 읽는 재미가 배가되었어요. 고전의 내용과 명화의 감성이 조화를 이루며, 오래된 지혜가 한층 더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고전의 힘을 믿는 저는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옛 텍스트에서 답을 찾아보곤 합니다. 헨리 키신저가 손자병법을 “중국의 직관과 통찰을 집약한 텍스트”라 극찬했다는 말을 떠올리며, 2500년 전 손자의 통찰이 지금도 통한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다양한 판본 중에서도 이 책은 원문 해석이 명확하고 역사적 사례를 곁들여 손자의 사상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전쟁의 기술서가 아니라 삶의 갈등을 다루는 인생의 전략서입니다. 인상 깊었던 문장은 “마음을 얻는 자가 승리를 얻는다”(p.30). 유방은 절제와 원칙으로 민심을 얻었고, 항우는 욕심으로 민심을 잃었죠. 손자가 말한 ‘도(道)’의 핵심이 결국 사람의 마음에 있다는 점이 와닿았어요.
또 제3편 ‘모공’에서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지혜를 강조합니다. 예전 서희가 외교로 강동6주를 얻은 사례처럼, 진정한 승리는 무력이 아니라 지략과 판단에서 온다는 메시지가 인상 깊었어요. 우리가 잘 아는 ‘지피지기 백전불태’ 역시 상대와 자신을 아는 통찰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가장 마음에 남은 구절은 “허물보다 본질에 집중하라”(p.148)입니다. 링컨이 남북전쟁에서 유능한 그랜트 장군을 기용해 승리한 이야기를 통해, 흠보다 본질을 보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다시 느꼈습니다.
손자병법은 결국 전쟁의 책이 아니라 인생의 책이었습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사람을 다루는 지혜, 상황을 읽는 통찰. 그 모든 것이 이 한 권에 담겨 있었어요. 명화와 함께 읽으니 고전이 이렇게 생생하게 다가올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가장 오래된 전략서이자 인생의 교과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