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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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전작 일의 기쁨과 슬픔, 달까지 가자를 잇는 단편 소설집 연수.
표제로 꼽힌 연수와 펀펀 페스티벌, 공모, 라이딩 크루 동계올림픽, 미라와 라라 총 6편의 단편 소설집이다.

여러 장르 중에서 소설, 특히나 단편 소설을 읽기 어려워 한다. 짧아서 금방 읽는 이야기 이지만,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열린 결말처럼 끝을 상상하고 고민해야하는 부분이 나에게 큰 숙제처럼 다가온다고 해야 할까. 여운이 묵직하게 남아서 한참을 떠올려야 하는 것 때문에 어렵다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다.

연수는
한 편의 작품들이 한 편의 미니 드라마처럼 장면이 눈앞에 영상처럼 펼쳐지듯 몰입하게 하고, 섬세한 심리 묘사가 긴장감을 고조한다. 한 작가가 이 작품을 다 쓴건가?
알면서도 다르다 착각할만큼 다채롭다.

그 반면 소설 속 인물들은 우리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이면서 소설 속 사람들이다.

운전 빼고는 모든게 성공적인 삶인 주연과 그와 너무나도 다른 아줌마 운전강사. 이미 내정되어 있는 듯한 경쟁자와 함께 공연을 준비해야 하는 미션을 받은 취준생. 깨끗하고 투명하다 생각했지만, 마주한 진실들. 거쳐왔던 과거에도 있었고, 주변에도 있을 우리들의 이야기.

특히 청춘들의 시기와 질투, 사랑의 묘한 심리묘사가 압권이었던 <라이딩 크루>는 소설의 앞 뒤 연결 구조가 참 신선하게 엮여 재미를 더했다.

소설은 내용을 이야기하면 스포가 되기에 너무 두리뭉실한 감상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출판사 책소개에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연수>를 포함한 여섯편의 이야기는 빠른 전개와 짝 달라붙는 대사가 어우러져 있어 타의 주종을 불허하는 속도감을 선사하는바, 기존 문학 독자뿐 아니라 넷플릭스나 유투브 등 영상에 익숙한 이들에게도 막강한 재미를 선사한다.
라고 하니 나와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소설 속 인물들에 나를 견주어 보며 위로도 받고, 공감하며 이번엔 어렵지 않게 재미나게 읽었던 연수.

내가 꼽은 가장 좋았던 대목은

🔖
엄마가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를 내오면서 말했다.
"네가 여태까지 다른 건 알아서 다 잘해왔으니까, 이건 내가 해주고 싶어서 그래. 다른 건 몰라도 너 결혼만큼은, 내가 꼭 시켜두고 싶어." 또 시작된 엄마의 요지경 화법. 내 결함을 자신의 큰 결심으로 채워주겠다는 거룩한 뉘앙스. 문제는 내가 비혼주이자이며, 엄마에게도 그 계획을 이미 여러번 말했다는 사실이다.(p.13 연수)

엄마의 요지경 화법. 거룩한 뉘앙스. 이 단어말고 다른 단어는 없었을 것 같은 적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창비 유투브에 장류진 작가의 킬링문장과 인터뷰가 있어 같이 보았다. 요즘은 책 마케팅도 트렌디하다!^^
작가님의 킬링문장은 무엇일지~ 책 보시고 꼭 같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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