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질문 - 흔들리는 순간, 다시 꺼내 보는 판단의 기준
배하연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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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질문> 책의 서평을 써본다. 얼마만의 서평인가. 책에 묻혀 읽고 분석하고, 쓰는 일을 하면서

정작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생각할 시간 없이 하루 하루를 치워 버리고 살고 있다.

좋아하는 책과 함께인데, 요즘 가끔은 잠시 버거운 생각이 몸과 마음을 짓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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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또다시 스스로 선택한 숙제였던 서평단! <세종의 질문>을 쓴 배하연 작가와는 코로나 시절 온라인 글쓰기 강의에서 만났다. 세종실록을 다 읽고, 관련한 글을 쓰고 싶다는 열정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만난 책. 드디어 이루어냈구나. 내 책도 아닌데,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보이는 듯 뭉클한 마음이 들어서 서평단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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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쪽이 넘는 책 두께에 놀라고, 세종대왕과 함께 있는 모습의 예쁜 엽서, 수 많은 사람들의 추천사.

저자 만큼이나 이 책이 나오기까지를 기다리고, 작가를 응원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사실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책 한 권에 담긴 그 많은 마음이 참 근사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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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프롤로그와 함께 PART 1~6까지 나누어져 있다. 책은 목차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내가 필요한 부분을 먼저 읽어도 된다는 작가의 안내에 따라 나는 그 중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PART5 부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PART5. 오래가는 사람은 무엇이 다를까

성과보다 나를 먼저 잃지 않는 기준

PART5의 내용 중 소제목이 먼저 들어왔다.

다 받아줬는데 왜 내가 먼저 무너질까

세종도 무너진 적이 있었을까.

올해 들어 많아진 일에 내 스스로 힘이 들어 나에게 한 질문이기도 했다. 세종대왕은, 작가는 어떻게 무너지고 일어났을까 궁금했다. 위대한 업적의 당사자, 강하고 어진 왕이었던 세종 또한 사람이었기에 아픈 날이 있었지만, 알면서도 정사를 먼저 하며 몸이 많이 아픈 후에야 세자에게 강무한 것을 후회하는 대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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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강무한 뒤에는 왼쪽 눈이 아파 안막을 가리는 데 이르고, 오른쪽 눈도 인해 어두워서 한 걸음 사이에서도 사람이 있는 것만 알겠으나 누구누구인지를 알지 못하겠으니, 지난 봄에 강무한 것을 후회한다. (세종 21년 6월 21일)

<세종의 질문, 245 쪽>

'무너진다'는 것이 게으름의 증거가 아니라 너무 오래 버텼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하면서 나 또한 일을 앞에 두고 나를 뒤로 두며 이것만 끝내고, 끝내고를 하다보니 올해가 다 지나가버렸다. 정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끝끝내 버티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보는 대목이었다.

더이상 혼자 버티지 말고, 아는 무엇을 나누어야 계속 갈 수 있을까. 작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려, 때로는 나를 증명하려, 나를 빛나게 하기 위해 나를 갈아 넣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고 있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외면하지 말고 받아들이자. 읽고 나 또한 그러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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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질문>이라는 제목에서 세종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했던 책이다. 역사 이야기일까 하는 상상을 했지만, 오히려 지금의 우리들에게 필요한 여러 처세와 생각을 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주는 자기계발서였다. 나의 삶을 돌아보며, 앞으로 나의 미래를 설계하며 드는 질문을 세종대왕과 작가의 이야기로 답을 들으며 함께 해결하면 좋을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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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다시 읽기
권진관 외 지음 / 돌베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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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말씀들이 모여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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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동 선언 - 우리는 글 쓰는 노동자다
작가노조 준비위원회 지음 / 오월의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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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노동으로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잘 읽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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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ㅣ 千년의 우리소설 14
김시습 지음, 박희병.정길수 옮김 / 돌베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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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을 찾아 읽는 편임에도 한국 고전 소설들을 부러 찾아 읽진 못했다. 고전하면 유명한 외국의 소설들이 금 떠오르는 반면, 우리의 고전 소설들은 잘 모르는 탓일 것이다. 학교 다닐 적 교과서에서 소설 제목과 지은이, 내용과 의의를 외우고 시험을 치던 일만 생각이 났다. 끽해야 춘향전, 허생전, 별주부전 등이 생각이 날까. 비단 나만의 경험일 것 같진 않다. 천년의 우리 소설 시리즈, 김시습의 <금오신화>를 옮긴 박희병 작가님도 외국의 빼어난 소설이나 한국의 흥미로운 근현대소설을 이미 접한 오늘날의 독자가 한국 고전소설에서 감동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며, 우리 것이니 무조건 읽어야 하는 애국주의적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는 간행사를 쓰셨으니 말이다. 하여, 21세기의 한국인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한국 고전소설의 레퍼토리를 재구축하려는 시도로 천년의 소설 총서는 시작되었다.

김시습의 <금오신화>는 총 5개의 단편소설 -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 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만복사저포기와 취유부벽정기, 이생규장전은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이다. 애절하고 안타까운 사랑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짧은 하룻밤에 서로의 대화를 통해 시를 주고받으며 이루어진다. 짧은 시간에도 그들의 깊은 애정과 교감은 사무치게 다가온다. 마치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고전이다 보니, 한자어가 많이 나오는데, 이로 인해 내용이 어려울 것도 같으나, 주석을 친절하게 페이지마다 덧붙여주어 함축된 내용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준 것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하지만, 단순한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이 이 책의, 고전의 매력일 것이다. <금오신화>를 지은 김시습이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함께 생각해 보면 작품이 보여주는 외연적인 내용 안에 작가가 말하고 싶어 하는 메시지를 알 수 있다. 김시습은 조선 세종 17년 1435년에 태어나 신동 소리를 들을 만큼 한시를 잘 지어 세종대왕에게 ‘나중에 내가 이 아이를 크게 쓰리라’는 칭찬을 듣기까지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스물한 살, 과거를 준비하던 중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한 소식을 듣고 3일을 통곡을 하고 책을 불살라 없애며, 미친 척하며 방랑을 한다. 관직에 있지도 않았던 김시습이지만, 세종의 아들, 단종에 대한 절의가 남달랐으며, <금오신화>는 단종을 향한 절의를 미학적으로 보이고,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에 대해 비판한 문학적 의의가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당하게 얻어진 현 정권에 목숨을 걸고 대항하는 작가였던 김시습. <남염부주지 : 남쪽 염부주 이야기> 속에서 나오는 염라대왕과 박생과의 대화는 내란으로 어지러워진 작금의 상황에도 매우 맞아떨어진다.

-나라를 소유한 자는 폭력으로 인민을 겁박해서는 안 되오. 인민이 비록 두려워하며 따르는 듯 보이지만 속으로는 반역할 마음을 품어 시간이 흐르면 큰 재앙이 일어날 것이오

-덕 있는 자는 힘으로 군주의 자리에 나아가서는 안 되오. 하늘이 비로 자상히 말을 해 사람을 깨우치지는 않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일로써 보여 주거늘, 상제의 명은 지엄하다오. 대개 나라란 인민의 나라요, 명이란 하늘의 명이라오. 천명이 이미 떠나고 민심이 이미 떠나면, 비록 몸을 보전하고자 한들 어찌하겠소?

국가의 주인은 군주가 아닌 인민이며, 왕위가 (무력으로) 찬탈된 상황에서 선비는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김시습이 던진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외국의 유명하고 멋지다 평가되는 여러 소설만큼이나 우리 고전 소설 또한 그 시대의 말과 멋이 살아 있다는 걸 이 책을 읽고 다시금 느꼈다. 고전은 한자의 해석에 따라 이본이 많은 만큼 좋은 번역 또한 고르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한국고전에 있어 길이 남을 한국고전문학사를 쓰신 한문학과, 국문학과 교수이신 박희병 작가님과 돌베개의 합작품인 천년의 우리 소설 시리즈는 추천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덧붙여 <금오신화> 와 함께 한국고전문학사 강의 2권의 13장 세조의 왕위 찬탈에 대한 문학적 대응들 편을 함께 본다면 김시습의 생각과 작품에 더 깊이 빠져들어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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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읽기에 너무 오래되고, 한국 작가지망생에게 별 도움이 안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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