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공구 - 공구와 함께 만든 자유롭고 단단한 일상
모호연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려견, 반려묘, 반려식물은 들어보았지만,
반려 공구라니?

제목부터 호기심을 불러오는
라이프앤페이지의 신간, #반려공구

도대체 공구가 어떻게 반려일 수 있을까?
따뜻한 삶과 살리는 삶의 이야기들이 많은
라이프앤페이지와 공구. 그리고 모호연 작가.

내용을 알기 전부터 궁금 투성이었던 책은
이미 프롤로그 부터 밑줄 투성이가 되었다.

누구나 집에 드라이버, 못, 망치, 가위, 커터칼. 접착제 등등의 물건을 고치고 만드는 공구들이 있다. 그저 필요할 때 쓰는 물건들로 치부하는 이 공구들을 통해 작가는 나에 맞는
나 자신을 돌보는 살림을 하게 된다.
공구 속에서 결과 보다 과정을 즐기고 인생을 이야기한다.

🏷
공구를 사용할수록 나는 안심이 되었다. 일상의 문제들이 통제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얼추 구분되기 시작했다.
...
내게 닥친 불편들을 주도적인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자,
더 이상 미루거나 적응할 이유가 없었다.(p.7 프롤로그)

만들기 인생이 전동 드라이버를 사기 전과 후로 나뉘고,
나사를 박는 것으로도 스스로 쓸모있는 사람처럼 여겼다.

🏷
나는 항상 나 자신을 '의지가 약하고 호기심이 없는 사람' 으로 분류해왔다. 그러나 만들기를 하면서 점점 자신에 대해 다른 인상을 갖게 되었고, 그것은 무척이나 새롭고도 놀라운 발견이었다. '발전'이 아니라 '발견'이라 하는 이유는 그 모든 실행과 성과가 결국 나 자신에게 이미 존재하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p.21)

책을 읽다가 우리 집 공구들을 뒤져 보았다. 우리집에 뭐가 있었지? 보통의 공구들(드라이버,칼,렌치,망치 등등)이 있는데,
그 중 드라이버와 커터칼, 가위 정도 내가 간단한 것들을 조립하거나 헐거워진 나사를 조이고 자르고 할 때 빼고
나머지는 남의 편 몫이라 있었는지도 몰랐을 것들도 많았다.

공구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좋았다.
드라이버의 종류, 눌러서 사용해야 하는 팁,
드릴 사용법, 가위의 종류와 쓰임...
그리고 특히 자에 대한 이야기 중 나누고픈 대목이 있다.

🏷
길이를 잰다는 것은,
내 앞에 있는 대상을 조금 더 알게 되는 일이다.
...
내가 밀리미터 단위로 파악하고 있는 이 공간은 분명
나를 위한 자리, 내가 속한 곳이라고. 공간을 이해할수록
나는 안락함을 느끼고, 눈에 닿는 모든 곳이 친밀하게 느껴진다. (p.58)

'자' 라는 소소하고 평범한 도구 속에서 관찰된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이 좋았다.수리를 통해 물건의 생을 지속하고 사랑하는 따뜻함. 인생과 톱질을 함께 이야기하는 이 책이
왜 #반려공구 의 제목이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좋은 책을 만나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처럼,
멋진 여행지에 간 것 같은 기분 좋은 흥분이 생기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이 책이 그렇다.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