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좋아하면 박사가 돼요> 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찰리’ 가 나오는 이야기이다. 나는 이 책읊 처음 만났을 때 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자폐 스펙트럼’ 이라는 부제가 앞표지에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내용인지 이해하기는 쉬웠으나 없었어도 괜찮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그림책 표지를 넘겼다.
그림책에서는 ‘그림‘ 이 ‘글’ 만큼 중요하다. 어떤 그림책은 ‘그림’만으로 이루어진 그림책도 있는 만큼 그림책에서는 그림을 잘 읽어야 한다. <좋아하면 박사가 돼요> 는 그런면에서 훌륭한 그림책이었다. 그림이 글을, 글이 그림을 보완하며 상황을 풍성하게 묘사하고 있었고 그래서 독자가 좀 더 깊이 있게 빠져 들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찰리’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다. 내가 직접 보거나 겪지는 못했으나 곁에서 보고 들은 적이 있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대체적으로 소리에 민감하고, 자신의 관심사에만 관심이 있고 나머지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정도를 알고 있었다. 그림책에서는 그런 특성을 가진 아이가 교실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를 그려 놓았다. 찰리의 특성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있지만 인상적이었던 것은 친구들과 선생님의 모습도 함께 그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다양성이 인정되고 그 다양성을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구성원들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역지사지의 관점이 그것이다. 그것이 되려면 어느정도이상의 나이가 되어야 하고 어느 정도이상의 환경이 되어야 한다. 20-30명의 아이들이 한 교실에 있는 환경에서 특히 더 마음을 써야 할 아이들이 1-2명 더 있다면, 그것이 1,2학년이라면, 매일이 이 그림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아름다울 수 없다. 장애아와 비장애아가 함께 하는 학급에서는 분명 배움은 일어난다. 그러나 그 배움이 있기까지 교실 속에서 생활하는 모두는 어느 정도의 상처는 받을 수 밖에 없음을 알았으면 한다.
<좋아하면 박사가 돼요> 는 혹시 학급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이 있다면 같이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다른 ’다름‘ 보다는 좀 받아들이기 힘든 ’다름‘ 이지만 그래도 그 ’다름‘ 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보다 그 친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