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다 보면

달리다 보면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49
김지안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4월

그림만 보고는 당연히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라고 생각했던 나. 그렇게 생각하고 그림책을 한 번 휘리릭 읽어 보았는데 다 읽고 나서는 '응...?! 이거 성인 그림책이었잖아?' 싶었다. 

직장인 뚜고씨와 네이게이션에서 튀어 나온 '노별씨'. 두 사람이 이 그림책의 등장인물이다. 

직장인 뚜고씨는 우리 직장인의 모습을 대변해 주고 있다. 

아침에 정신없이 출근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업무하다 잠깐 쉬고, 다시 업무의 연속. 그러다가 퇴근후에는 치킨에 맥주 한 잔 마시고 꿈나라로. 그 다음 날에는 다시 같은 패턴의 연속. 

뚜고씨도 그렇게 생활하고 있는 고양이였다. 차에 올라 네이게이션을 켜고 출근하고 있는데 그 네비게이션에서 노별씨가 튀어 나왔다. 노별씨가 이야기하는 길을 따라 가면서 뚜고씨는 깨닫는다. 

'가끔은 잠깐 멈춰도 괜찮다는 걸'

이 그림책은 우리 어른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이 빨리 변하고, 주변에서 많은 것들을 요구해서 눈코뜰새 없이 바쁜 시대이지만, 사실은 잠깐 멈추고 재충전하고 가도 생각만큼 그리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를 압도하고 있는 일들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 몸과 마음이 건강한지 되돌아보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임을 말이다. 

요즘 많이 이야기하는 소재이고, 사실 그림책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어도 현실에서 실천하기 쉽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지만 <달리다 보면> 을 읽는 그 순간만큼은 아름답고 귀여운 그림에 눈이 힐링하고, 마음에도 약간의 여유가 생기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혹시 요즘 일이 너무 많아 힘든 분들이 계시다면 이 그림책이 그 일을 직접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마음에 조금의 도움은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