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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자라는 방 : 제6회 CJ도너스캠프 꿈키움 문예공모 작품집
강경연 외 153명 지음, 꿈이 자라는 방을 만드는 사람들 엮음 / 샘터사 / 2021년 5월
평점 :
몇년 후 다가올 초등맘을 대비하는 마음으로, 요즘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여 읽은 책이다. 요즘 아이들은 아이들답지가 않다는둥.. 영악하다는둥.. 학부모로써 겁이 나는 이야기가 많아 꼭 읽어두고 싶었다. 확실히 미디어 매체나 뉴스 기사에서 보는 아이들은 내가 생각한 '아이들'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것은 실제로 느낀 적도 많다. 예를 들면.. 20대 중반에 사진관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그 사진관은 스티커사진기도 있고 이미지 사진이 유행하던 시절이라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이면 초등학생들부터 고등학생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이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그때 조잘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우리 시절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분명하게 느껴지는 세대차이에 어색한 공기가 흐르곤했다. 가장 크게 다른 것은 그들은 무엇을 하든 어른들의 눈치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것.. 우리 시절에는 죄를 짓는 것도 아닌데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어른들의 눈치를 많이 봤던 것 같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무슨일을 하든 당당하다. 덕분에 되려 내가 애들 눈치를 보고 있는 그림이 되었다. 그 꼴이 생각나니 우스워졌다.

책에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등학교 고학년까지의 아이들이 표현한 작품들이 가득하다. 시, 동화, 글짓기, 그림일기, 그림등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그려내었다. 아이들의 열정과 노력이 담긴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분명 학부모의 마음으로 책을 펼쳤던 나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그저 동심에 취해있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이기에 할 수 있는 생각들, 때묻지 않고 인생에 데여보지 못한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순수한 생각.. 언젠가 나도 이렇게 순수했던 적이 있었던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었던가?
귀엽다 깜찍하다 웃으면서 책장을 넘기던 나의 미간은 점점 좁혀졌다.

아이들이 쓴 글이 맞나 위화감이 들 정도로 글들을 잘 쓴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도 거침없고 솔직한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님께 싫은 소리 한마디 못 하는 못난 서른살 어른이는 감동을 받아버리고 말았다.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용기없는 사람이 되었나. 애초에 '용기'라는게 있었던 적은 있었나? 생각이 깊어지는 밤이다.
'애들 얘긴데 뭐~ ' 아이들의 말을 무시하는 것은 못 배운 어른들이나 하는 짓이다. 아이들의 이야기는 반짝반짝 빛이 난다. 배움을 주는 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스승이다. 오늘 나는 '꿈이 자라는 방' 책 한권으로 100여명의 스승들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