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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우에노 지즈코 지음, 박미옥 옮김 / 챕터하우스 / 2018년 7월
평점 :
일본과 한국은 국제적정서가 매우 비슷하다.
예전에 누군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 현재 니가 보고 있는 일본은 한국의 10년뒤쯤의 미래일것이다. 확실히 일본의 인구고령화문제, 출산율저하문제, 노동자문제, 일용직증가문제 등등 우리나라는 일본이 앓던 문제들을 똑같이 겪고 있다. 심지어 점점 격차가 좁아져서 10년이아니라 1년쯤 차이나는 것 같기도...
내 한몸도 건재하기 힘든 이 세상에서 사람들은 비혼을 택하고 있다. 내 주변 사람들만 봐도 그렇다. “굳이 결혼을 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나혼자 하고 싶은거 하다가 떠나겠다.”, “아이를 낳아서 가난을 되물림해주고 싶지 않다.”등등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그리고 나도 그중 하나였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은 남성혐오,여성혐오 때문이아니라 정규직보다 계약직이 많아지고 회사월급보다 알바월급이 더 쎄지는 이 세상을 살면서 내가 정착하고 가정을 꾸릴 형편이 아니라고 생각되기에 결혼적령기가 늦어지고, 미루다미루다 비혼주의가 되고 노산을 하게 되고 출산을 포기하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여자들은 선택한다. 임신을 하게되면 직장도 잃고 몸매도 망가지고, 나의 생활,인생을 포기해야한다. 그럼 출산을 하지않겠다는 결과가 나온다.
뜬금없지만 세간에 말이 많던 낙태를 금한다고 할지언정 결과는 똑같을 것이다. 낙태를 해도 아기를 낳을 사람은 또 낳고, 비혼주의자들 대부분이 낙태를 경험한 사람들일까? 그건 아닐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때 출산율에 관하여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많은 프레임을 씌워 탓해왔지만, 그것은 옳지 않다. 남성때문도 여성때문도 아닌 사회가 이 지경이 되었기때문이다.
아이를 낳고나서도 문제다. 세상은 엄마는 ~~해야한다라는 다양한 틀을 씌워 박제한다. 자신들이 정해놓은 틀에서 벗어나는 엄마는 맘충, 못된엄마, 나쁜엄마가 된다.‘요즘 엄마=맘충’이 되어가는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어하는 여자가 몇이나 될까? 맘충이 된 엄마는 ‘경단녀’ 타이틀까지 확보한다. 임신과 함께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맞은 나도 ‘경단녀’가 되고 있다.
아이는 적어도 3살까지는 엄마가 끼고살아야한다고들 한다. 3세 이전에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들을 보고 엄마를 탓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특히 어린이집에서 사건사고라도 터지면 피해자인 엄마도 같이 뭇매를 맞는다.) 그러면서도 사회는 아빠들만의 월급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집에서 노는 엄마를 거들먹거리며, 엄마들도 일을 하는 세상이라고 열심히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입장에서는 신입사원이 아기엄마라는 사실이 불편하다. 어느 장단에 맞춰 놀아줘야할지 참 의문이다. 이런 현상들을 목격하는 여성들은 더욱 더 비혼주의에 대한 결심을 다지게 된다.
어쨌든 이 책에서는 이 사회가 이렇게 막막하고 답답해진 이유와 미래, 궁지에 몰린 여성들의 입지 그리고 그를 극복하는 방법과 사례들을 말해준다. 점점 떨어져가는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출산하기 좀 더 편한 환경, 아이를 키우기 좋은 세상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니가 군대가라 니가 임신해라 남녀 판을 가르고 멍청한 싸움을 하는것보다 마주하고 있는 이 사회의 현실을 바라보고 서로 도와서 극복해나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