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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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국적인 작가 위화.
가장 세계적인 작가 위화.
위화만이 쓸 수 있는 가족 이야기.
아..이 작품을 읽으면서 웃다가 울다가를 몇 번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이 어려운 주제와 모티브를 가지고 이렇게 쉽게 읽히고,
그리고 웃음을 안겨주고, 감동과 눈물을 줄 수 있는,
이 3박자가 척척 맞는 작가가 위화이다.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을 몸소 겪고
그 자신이 직접 자신의 부모를 비판한 경험이 있는
현대 중국역사의 산 증인이자 위대한 작가 위화.
(다만 이 작품의 배경은 청 멸망시기로 대약진과 문화대혁명과는 관계없다)

이 작품 역시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전혀 다른 곳에 살던 가족들이 우연히 만나 한 가족처럼 의지하고
또 다른 가족과도 교집합이 되는 이 단순명료한 모티브로
감동깊은 작품을 만들어 내다니.
외롭게 자란 린상푸는 우연한 기회에 가족을 만들게 되지만
곧 가족이 자취를 감추었다가 다시 등장하고,
3가족이 되어 단란히 살아가던 중 가족이 다시 사라진다.
애를 들쳐없고 형제같고 부모같은 집사에게 모든걸 맡기고
가족을 찾으러 떠난 린상푸는
아이 동냥젖을 핑계로 한 마을에 눌러앉게 되고
그대로 정착한다.아이 젖을 나눠준 가족과 합집합이 되고
그를 받아준 마을 어른과는 교집합이 되어 처음부터 한 가족인양
자연스럽게 살아간다.
린샹푸는 자취를 감춘 가족을 찾을 수 있을까?
사라진 가족이 말한 원청은 과연 어디일까?

진짜 악역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위화의 기존 소설과는 다르게
찐 악역이 등장하여 긴장감과 답답함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진짜 악역이 없던 活着(한국책제목:살아간다는것)이나
허삼관 매혈기와는 다르게
진짜 살인 충동을 느끼게 하는 찐 악역이 등장한다.
또한 주인공 린샹푸가 생각보다 일찍 퇴장한다.
(작가의 의도된 트랩같다.반드시 끝까지 읽어보길 권한다)
왜 그렇게 빨리 퇴장시킬수밖에 없는지 깨닫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린상푸는 빨리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이다.그렇게 빨리 사라진 린샹푸의 뒤를 이어 합집합이 된 가족의 가장인 천융린이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이 작품은 전혀 다른 두 이야기를 분리해서 써놓았고
작품을 다 읽어보고 두 이야기를 합쳐 생각하는건
독자 각자가 하도록 길을 다듬어 놓아서,
조금 두꺼운듯한 작품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등장인물 하나도 허투루 다루지 않고
따뜻함을 전해 준 위대한 작가 위화.
8년만의 신작이다.시간이 아깝지 않은 엄청난 작품이다.
누군가 내게
제발 문화대혁명이 등장하지 않는
현대중국작품을 소개해달라고하여
이 책 원청을 알려주었다.
어느 나라,어느 배경의 독자가 읽어도 공감가는 이야기로 쓰여진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원청 #위화 #소설
*이 글은 가제본을 제공받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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