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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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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클럽 장기 등록의 꽃말은 기부야.(p.22)

 

우리는 보통 '운동=다이어트'라는 공식으로 떠올리곤 한다.

운동을 왜 하는가? 운동을 하면 무엇이 좋은가? 를 떠올린다면,

흔히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좋은 날씬한 몸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치 SNS에 선보이고 싶은 부분만 소급 채택하여 올리듯이,

우리의 몸도 잘 보이고 싶은 소품의 일부로 느낄 때가 많다.

 

이 책은 운동을 왜 하게 되었는가, 마침 이 운동 저 운동 해보니 어땠는가,

이 운동 해보니 이게 좋고 이건 나쁘더라, 결국 운동도 사람과의 관계가 있더라,

운동을 해보니 결국은 외형보다는 나의 체력 증진이 우선이었구나.

하는 흐름으로 되어있다.

 

사실 가장 와닿던 부분은 마지막 부분이었다.

수영을 하고 힘들어서 비누칠하며 샴푸 뚜껑 좀 열어달라는 말하는 회원을 보며,

 '아, 나 같으면 집에만 있을 것 같다.'라며 생각한 것을 반성한 부분이었다.

나 역시 미래의 늙고 병든 나는 집 안에만 가두고 생각하며, 운동은 배제했다.

평생 운동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필수 요소가 아니던가.

 

또한 학교에서 운동장은 남자들의 소유물로, 여자들은 스탠드에 앉는 것으로 지정되어 왔다는 사실.

일부 동감하는 바였다. 나 역시 점심시간이면 남자들이 축구하는 바람에 스탠드에서 수다나 떨던 기억이 난다.

당연히 남자가 여자보다 체육을 잘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여자의 한계를 지정하고 교육을 받아왔기에, 더 나은 여자 선수가 발탁되지 못했던 게 아닐까. 아쉽다.

 

앞으로 살아가며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체력"이 자산임을 느끼게 한,

#오늘은운동하러가야하는데 가 있어서 행복한 밤이다.

헬스클럽 장기 등록의 꽃말은 기부야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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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D] 다시 - 이승규 시집
이승규 지음 / 부크크(bookk)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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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도 시대상이 반영되었을 때, 모두가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그 조건을 만족하는 시집은 이승규의 ‘다시’시집이다.
시집을 떠올리면 고리타분한 비유, 혹은 애써 미화시킨 표현이 많았다. 그러던 중 만난 이승규작가 의 시집 은, 시집도 담백한 재미와 감동이 있음을 알렸다.
사람이라면 가져야 할 신념과 자세, 학생들에게 보내는 응원, 올바른 직장의 모습, 사람과의 관계에서 필요한 신념 등 이 시로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 요즘 학생들, 젊은이, 직장인이 읽었을 때 뼈때리는 느낌과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누군가 나에게 짧은 시간, 위로가 될 수 있는 편안한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단숨에 이승규 시집 을 건네줄 것이다.

애도

한 할아버지가
무단횡단을 하다
차에 치여 숨을 거뒀다.

일각에서는
할아버지의 무지함을
탓하기도 했고

일각에서는
운전자의 부주의함을
탓하기도 했다

사람이 죽었다.
애도가 먼저다.

‘다시’시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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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도 시대상이 반영되었을 때, 모두가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그 조건을 만족하는 시집은 이승규의 ‘다시’시집이다.
시집을 떠올리면 고리타분한 비유, 혹은 애써 미화시킨 표현이 많았다. 그러던 중 만난 이승규작가 의 시집 은, 시집도 담백한 재미와 감동이 있음을 알렸다.
사람이라면 가져야 할 신념과 자세, 학생들에게 보내는 응원, 올바른 직장의 모습, 사람과의 관계에서 필요한 신념 등 이 시로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 요즘 학생들, 젊은이, 직장인이 읽었을 때 뼈때리는 느낌과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누군가 나에게 짧은 시간, 위로가 될 수 있는 편안한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단숨에 이승규 시집 을 건네줄 것이다.

애도

한 할아버지가
무단횡단을 하다
차에 치여 숨을 거뒀다.

일각에서는
할아버지의 무지함을
탓하기도 했고

일각에서는
운전자의 부주의함을
탓하기도 했다

사람이 죽었다.
애도가 먼저다.

‘다시’시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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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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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4년 18살의 프랑수아즈 사강이 출간한 <슬픔이여 안녕>은 비평가와 대중들의 사랑을 휩쓸었다고 한다. 그 나이의 감수성을 가진 여학생이 쓴 소설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책장을 넘겨보았다.

👉 자유분방 호색한 아버지는 주인공 세실만큼은 제일 사랑했다. 6개월마다 바뀌는 여자친구는 세실에게 매번 소개하고 집으로 초대하는 게 일상이다. 더군다나 첫 시작에서 아빠의 애인 엘가와의 휴가는 딸과 함께 하며, 그 자리에 새로운 애인 ‘안’을 초대하는 모습까지 보여 정말 경악했다.

👉 여색이 밝지만 아버지로서의 면모는 오히려 아주 훌륭했다. 아버지는 세실에게 입시와 규율을 내세우지도, 가부장적 태도를 보이지도 않는다. 그는 세실의 의사를 존중했고, 일상은 대화가 중심이었으며 따뜻한 분위기로 행복을 항상 함께 나누었다. 사실 그건 아버지가 부유한 자산가이기에 가능했을지 모르겠다.

👉 세실은 시릴을 만나며 사랑의 감정을 맛보게 된다. 사강의 문장은 첫사랑의 떨림과 수줍음, 격정적인 감정의 소용돌이에 나도 함께 일렁거리게 하였다. 그 물결이 가볍지 않았다. 그 문장 속에 묻혀 함께 슬픔에 젖었다. 새로운 감정을 맞이하는 사춘기 소녀의 번뇌와 깨우침, 후회가 절실히 느껴졌다.

👉 세실과 결혼을 원하는 시릴, 아빠와 결혼을 원하는 ‘안’과의 관계 속에서 세실은, 사랑과 안정감, 안정감과 갑갑함, 갑갑함과 분노의 싸이클에서 번뇌한다. 이로써 세실은 현 상황을 뒤집어 과거의 자유로움을 택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를 이루는 과정에서 원치 않던 결론과 감정에 휩싸이고 후회한다. 결국은 모두 다시 자유로운 일상을 되찾는다.

☕️ 슬픔 또한 슬프지 않고 여럿 감정 중 하나인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비춰진다. 사실 감정이란 것이 영원한 게 아니다. 일순간 사로잡는 기분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 그 가운데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우리의 성장기가 아닐까. 그렇기에 이 소설은 성장기의 우리들, 10대, 20대, 30대, 40대를 막론하고 읽을 수 있다. 인문학적 성장은 나이가 들었다고 성숙되지 않는다. 모두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p11. 나를 줄곧 떠나지 않는 갑갑함과 아릿함, 이 낯선 감정에 나는 망설이다가 슬픔이라는 아름답고도 묵직한 이름을 붙인다.

p79. 그녀는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없게 만들었다. 행복과 유쾌함, 태평함에 어울리게 태어난 내가 그녀로 인해 비난과 가책의 세계로 들어왔다.

p80. 그 생활에는 생각할 자유, 잘못 생각할 자유, 생각을 거의 하지 않을 자유, 스스로 내 삶을 선택하고 나를 나 자신으로 선택할 자유가 있었다.

p183. 순간 나는 그를 사랑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가 멋지고 매력적이라고 여겼을 뿐이다. 나는 그가 내게 준 쾌락을 사랑했을 뿐 그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p217. 여기에서 ‘안녕’은 작별 인사가 아니라 만날 때 하는 인사다. ‘슬픔’을 알게 된 주인공 세실이 아릿함과 죄책감을 안고 스스로의 마음 한편에 있는 그 낯선 감정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

p218. 아, 슬픔, 너 거기 있었니?

p220. 사람을 사랑하게 된 정황은 기억나지 않아도 책과 사랑에 빠진 그 결정적이고 적확한 매혹의 순간만큼은 선명하게 기억한다는 사강

p221. 적절한 나이에 자신을 사로잡는 책을 읽음으로써 도달하게 되는 상태가 바로 지성의 밑바탕을 이룬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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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참던 나날
리디아 유크나비치 지음, 임슬애 옮김 / 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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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인생을 제대로 조져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 모두를 관통해 흐르는 거대한 슬픔의 강이 당신에게도 닿은 적 있다면, 이 책을 당신에게 바친다.>
 살다보면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행하고, 절망적인 사람이라며 한없이 가라앉는 순간이 있다. 보통 그 순간 우리는 더 가라앉거나 머물다 묻고 살아간다.
 보통의 회고록은 “저자가 고생을 꽤 했구나 잘 견뎌서 성공했네” 라고 담담히 읽혀졌다. 하지만 이 책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100여쪽을 읽을 때까지, 작가 소개를 다시 들쳐볼 때까지 소설인 줄 알았다. 소설이길 바랬다. 소설이 아닌 게 너무 절망적이어서 덮을 수가 없었다.
 학대당하고, 보호받지 못하고, 박탈당하고, 남편을 잃고, 아이를 잃고, 술과 마약 섹스에 기대 살며 희망이라고는 300페이지를 넘겨야 겨우 나타날까한 이야기. 하지만 그 이야기를 서술하는 문장은 너무 담담하고 머릿속을 맴돌게끔, 함께 읊고 싶게끔 매혹적이다.
 결국 이 책을 읽다보면 얼어버린 우리의 마음이, 작가가 우리를 이끈 물 속에서 녹아버리게 된다. 정말 견디기 힘든 현실 속에 놓인, 어느새 무더진 분들은 꼭 #숨을참던나날 을 읽고 육지에서 사는 법을 터득할 수 있길 바란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어느새 발견하게 되고 알고 있다면, 상처를 짊어가고 살지말라고 한다. 대신 그것들을 삼키고 소화해 새로운 이야기로 써낸 다음 바로 그 이야기를 안고 살아가라는 것을 말한다. 글쓰기는 또 다른 치유법이 되겠다는 것, 그러함에 서평을 쓰며 나의 마음을 다시 다져보려 한다.
 이 책을 몇 번이고 읽어볼 수밖에 없다던 <척 팔라닉>과 놀랍도록 아름다운 언어로 축조한 투명한 작품이라고한 <정재승>의 평이 아주 적절했음을 느끼며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이 책을 제공해 주신 에게 감사의 마음을 글로 나마 전합니다.

p123. 우리는 물속에서 놀며 자신을 잊었다. 자매, 자아, 아버지, 기억 상실을 잊었다.

p125. 나는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를 살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육지에서 살아가는 걸까?

p129. 그날 밤 나는 호수에서 헤엄치며 물속으로 목소리들을 떠나보내려 했다.

p153. 하지만 숨이 멎을 정도로 대단한 것은 무엇보다도 책 속의 언어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p249. 글쓰기에 관해 물어본다면, 글쎄, 그 주제는 굉장히 사적이다. 글쓰기, 그 여자는 내 불꽃이다. 이야기가 태어나는 곳은 그곳, 내게 삶과 죽음이 발생한 곳이다. 글씨기는 나를 실어 나르고 내 죽음이 될 것이다.

p272. 내 인생이란 바다가 물길을 열어 보이는 것 같았다. 내 상처에서 고통 외에 다른 것도 탄생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p380. 물 속에 이 두 사람, 아이와 남편과 함께 있자니. 숨쉬기도 벅차다. 전에는 몰랐다. 이것은 가족이다. 나의 가족이다.

p381. 참 사소하지만 애틋한 것이다, 사랑의 단순함이란. 나는 육지에서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

p396. 우리가 웃은 웃음은, 마침내 자신의 뿌리에서 해방된 여자들의 웃음이었다.

p408. 결혼 생활이 파탄 나면, 새로운 자신을 창조하라. 성장기를 보낸 가족이 별로였다면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라. 세상에 얼마나 사람이 많은가. 거기서 고르면 된다. 지금 같이 사는 가족이 상처를 준다면, 짐을 챙겨 떠나라. 지금 당장.

p410. 이 책? 이건 당신을 위한 책이다. 내가 길을 뚫어 흘려보낸 물이다.

p411. 안으로 들어오기를. 이 물이 당신을 잡아줄 것이다.

안으로 들어오기를. 이 물이 당신을 잡아줄 것이다.
- P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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