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인턴
나카야마 유지로 지음, 오승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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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인턴 #나카야마유지로

의사가 말하는 슬기로운 인턴 이야기


🏷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헷갈리는 진짜 의사 이야기

미안해, 형. 내가 그때 좀 더 똘똘했었다면 이런 곳에 묻히지 않아도 됐을 텐데. 그래서 난 의사가 됬어. 더 이상 형 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의사가 됐어. 아직은 뭐가 뭔지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위의 선배들도 무섭고 환자도 무서워. 간호사도 무섭고. 병도 무서워 죽겠어. (247쪽)


의사 면허를 막 따고 인턴 생활을 시작한 류지.
어린 시절 형을 눈앞에서 잃은 그의 트라우마는
여러 환자들을 만나 치료하는 과정에서 치유된다.

정신없이 들이닥치는 환자들과 긴급 상황에
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것마저 사치다.
그러함에도 실수투성임이 부각되어 속상해한다.

선배 의사들은 손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순식간에 수술을 깔끔히 마치고.
응급환자의 증상들만 보고도 병을 예측한다.

한없이 스스로가 낮춰지는 듯 하지만
환자들과 부대끼는 과정에서 그는 성장한다.

인정머리없어 보이는 선배 의사도 한 때는
뒤에서 환자를 챙기는 사람이었음을 알게 되고.
환자의 생과 죽음 앞에서 그는 열정을 다진다.

의사라는 직업은 가족에게만 좋다고 들었는데
역시나 의사 참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교사가 아이들을 보며 성장하듯
의사도 환자들을 다루며 성장한다는 것.

사람냄새나는 기분좋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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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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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클락댄스 #앤타일러

인생의 몇 안되는 기회를 잡게 된다면?!


🏷 노년의 작가가 들려주는 한 여성의 삶

윌라는 여자 화장실 표지에 그려진 치마를 입은 작은 인물이 우주를 순항하고 있는 둥근 지구를 가벼운 발걸음으로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 인물이 꼭 자기 같았다. (355쪽)

주인공 윌라의 11살 유년시절부터 6,70살 노인이 되기까지의 일화를 다룬 장편 소설이다. 어린 시절의 언니와 자신의 귀여운 모습부터. 괜찮은 남자친구를 만나 결혼에 이르는 순간도 담겨있다.

귀여운 아들을 둘 낳아 기르지만 남편은 과격운전으로 사망에 이른다. 처음부터 알았던 남편의 성급한 면모가 변함없이 반복되어, 사망에 이른다는 전개가 묘하게 이어졌다.

그 후 윌라는 피터를 만나 재혼하고 노인이 된다.

어느 날 갑자기 걸려온 전화 한 통. 아들 션의 전 여자친구가 총을 맞았다는 전화. 그리고 전여자친구의 아이를 맡아달라는 것.

꽤나 황당한 부탁에 윌라는 흥미를 느끼고, 여행을 떠나듯 새로운 세상을 향해 떠난다. 샐리는 자신의 손녀는 아니지만, 샐리의 귀엽고 당돌한 모습을 좋아하게 된다.

그 와중에 전 여자친구인 드나즈를 이해하게 되고, 아들 션의 잘못과 남편 피터의 부족함도 보인다. 이제는 샐리와 행복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하며, 윌라는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된다.


🏷 우발적으로 벌어진 사건에 나를 맡겨본다면

매일 먹던 대로 먹고 그대로 유지한다는 건 안정적이나 따분하다. 한 번씩은 일탈하듯 평상시와 달리 선택해보자. 윌라처럼 보지 못한 것을 보고 느끼지 못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와서 여기 저기 동네를 탐방하고 있다. 골목 골목을 다니다보면 처음 보는 카페, 건물, 상점들이 눈길을 끈다.

그 곳의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못난이 쿠키 몇 조각을 먹으며 정을 느낀다. 집 안에서 가만히 틀어박혀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 벌어진다.

어차피 한 번 살고 언젠가 갈텐데, 모두들 주저하지 말고 기회를 잡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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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무슨 일이? - 2021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 올리 그림책 1
카테리나 고렐리크 지음, 김여진 옮김 / 올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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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무슨일이 #카테리나고렐리크


보이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야!


🏷 상상력과 흥미를 모두 사로잡은 그림책

집 안에 늑대가?!?! 흐익 무서운 건가 ㅜㅠ
하다가 넘기니
빨간망토 책을 읽는 늑대의 모습이 짜잔!

아이들이 창문 너머로 보이는 모습에서
어떤 장면 같은지 상상해서 이야기하다가.
책장을 넘기면 의외의 장면에 꺄르르 웃더라구요~

책 별로 안 좋아하는 아이들도
쏙 빠져서 읽을 만한 책으로 이만한 거 없겠어요.


🏷 직접 만들어 보는 미니북

창문을 잘라 나만의 책을 만들게끔
미니북까지 세트로 들어 있더라구요. 👍

정말 센스 넘치는 그림책에 감동!
우리 아이들은 너무 어려서 도전 못했지만

7살만 되어도 즐겁게 나만의 그림책으로
반전책을 뚝딱 만들어볼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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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에서도
이현석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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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스스로를 얼마나 속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는 것 아닌지


🏷 우리네 넓은 세계를 다루는 소설집

또다시 연민이 쳐둔 덫에 걸리는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하며. 그의 눈을 관통한 나의 의심이 지난한 포물선을 그리며 내게 맹렬히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은 철저히 외면한 채. (170쪽)

소설속에는 단편 단편 다양한 세계가 담겨있다.


오래전 자신과 어머니를 두고 동성 연인과 떠난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키는 보호자

낙태법 폐지에 찬성하는 언니와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위해 임신한 동생

산업재해 현장에 있던 우재와 그의 이웃 희곤

신종 바이러스를 알아차린 탈북민 출신 의사와 그의 말을 무시한 한국인 의사 등


성소수자, 낙태죄 폐지, 경찰의 구타 살해, 탈북민, 고 김용균 사망사건, 5.18 민주화 운동 의료활동 등 을 참고해서 탄생한 소설집이다.

누구 하나 평범치 않고 모순된 상황마저 흥미롭다.
하지만 웃기진 않고 읽을수록 함께 생각하게 된다.

누구 하나 잘못한 것 없고 열심히 살아왔고,
너무 열심히 산 게 잘못인 건가 싶었다.
잘못된 세상에서 열심히 산 것이 잘못인건가.

시사가 담긴 생각이 긴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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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개
하세 세이슈 지음, 손예리 옮김 / 창심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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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개 #하세세이슈

영특한 개를 보면 떠오르는 의문들


🏷 외로운 이들에게 문득 나타난 개

고독한 냄새, 죽음의 냄새를 맡았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야이치는 생각했다. (262쪽)

주인을 잃은 개, 다몬은 무언가를 찾아 세상을 떠돈다. 떠돌며 상처입고 말라가면 특정 인간의 앞에 불연듯 나타난다.

그들은 다몬을 측은하게 생각하고 돌보아주며, 다몬은 몸짓으로 그들을 따뜻하게 다독여준다.

하나같이 외롭고 불안한 사람들에게 나타난 다몬. 그들은 다몬과 함께 한 후 삶의 방향을 바로 잡는다. 죽음을 향하게 되더라도 말이다.


🏷 다몬은 누구를 찾아가려던 것일까

다몬은 어떤 사람과 함께 있든지 한 방향만 바라본다. 본래 살았던 고향과도 다른 방향을 본다. 모두들 다몬이 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놓아준다.

어딜 향했는지는 결말에 대한 스포이기 때문에 더 이상 말할 수는 없지만. 의외의 장소이자 인물이기에 놀랍고, 신선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었다.

개는 사람의 성품을 알아보고 짖는다고도 한다. 본인을 사랑하고 잘 맞았던 사람은 마지막까지 기억할지도 모른다. 그러자 실제 다몬이 어디선가 살아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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