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는 해피엔딩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2월
평점 :
절판


"네가 가진 나쁜 기억과 감정,
내가 가져갈게. 괜찮아.
다 괜찮을 거야."

낡고 닳아빠진 물건들에는
기억이 고여있다.
사람은 물건에게 애칭을 주며
자신의 감정을 쏟아 붓는다.
그리고 희박한 확률로 그들이 깨어나서
주인의 소망을 이루어주려고 노력한다.

왜 시간은 흐르고 사람은 죽고
이별은 슬픈 것일까.

항상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다면 별 수 없다.

•••

오랜만에 책을 읽다가
주책바가지처럼 울어버렸다🫢

소재가 신선했다!
물건에게 주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그로 인해 깨어나면 말을 하거나
움직이기도 하고,
게다가 주인의 소원을 들어준다니..!

소미의 인생이 행복한가? 생각해보면
전혀 그렇지 않을 것만 같다.
감옥에 간 사기꾼 엄마.
청각장애 동생과 도박에 술을 좋아하는 삼촌.
어린 나이에 삼촌에게 맡겨져
온갖 집안일에 아르바이트까지 했던 소미다.
절대 행복하다 할 수 없는 환경.
그럼에도 '곰이'라는 작은 인형 덕분에
과거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소미의 인생은 행복하다.
심지어 그런 소미가 부럽기도 했다🤭

나에게도 소원을 들어줄 만한..
곰이 같은 '무엇'이 있을까?
잠시 행복한 상상을 해봤다😌

세상에 평탄한 삶만 있지는 않지만,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다면
충분히 살 만한 세상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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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주장법
허진희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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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자비초는 말이야,
전에 없이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하도록 인도한단다.

비록 그들 스스로 목을 매달았다고 해도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그들 자신이 아니었거늘.

물론 아직 쥐뿔 가진 건 없지만
사람이 꿈꿀 수 있는 것만큼
행복한 게 없다는 걸 알았거든.

"나는 위악이 싫다.
악은 바스러지기 쉬운 거야.
악한 체하다가는 약해지기 마련이고.
그런데 그 시인이 왜?"

백오교는 항상 달아나려고 하지요.
자기 정체성으로부터,
한으로 얼룩진 역사와
불운한 시대로부터 달아나려고 해요.
우리 때와는 다르죠.

이런 상황에서도,
다들 운치와 풍류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단다.
되찾은 나라에 낭만이 없다면
그 또한 애석한 일 아니겠니.

"사람들이 사냥당했다.
조선인들이 사냥당했어.
짐승 사냥도 그렇게는 안한다.
죽이고, 죽이고, 또 죽였어.
갈라진 땅을 시신으로 채웠어.
땅이 화가 났다고 우리를 제물로 바쳤어."

사람이 살 만한 세상.
그런 세상이 오기는 오는가.
차돌은 거창한 이념이나 사상 같은 건 몰랐다.
세상이라는 말은 자신이 품기에
너무 큰 단어 같았다.

허망하다는 말조차 허망한,
허망하기 그지없는 죽음이었다.

내가 무슨 자격으로 죽음을
이야기한단 말인가.
사지가 잘려나간 듯한 상실감과
골수에 사무친 원한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어찌.

따지고 보면 다 내 나라 탓이다.
세계를 대환멸의 구렁텅이로
만들어버린 우리의 조국 탓이다.

나는 악을 쓴다.
악데 물든 세상에서 나 하나쯤
더 물들었다고 뭐 그리 대수랴.
세상이 날 이렇게 만들었는데
어찌 나만을 탓하랴.
분하다. 억울하다.
나는 다시 입에 거품을 물고 악을 쓴다.

그 누구도 동지들에게
자비로운 죽음을 선사할 수는 없다.
그 어떤 인간도 다른 인간에게
자비로운 죽음을 산사할 수 없듯이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순간에는 고통 받지 않길 바랐다.

•••

일제강점기에 경성에 일어난 죽음.
억울한 죽음이 낭자하는 시대에
조선 곳곳에 피어나는
의문의 멍울독이 그들의 영혼은 아닐까,
짐짓 생각해 본다.

처음 책을 받고 궁금했던,
표지 그림 속 손에 들려 있는 것은
이 책에서 구하기 정말 힘들고 희귀한 독초,
자비초인 것 같다!🫢

독초를 연구하는 박사 희비와
그녀의 비서 차돌이 사건을 풀어가는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끝까지 악을 쓰는 쥰을 보며
"환멸"이라는 단어를 곱씹어봤다.
그리고 제목이 백번 이해가 되었다.

피로 물들지도 않고,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는 아니다.
하지만 충분히 시대의 분함과
원통함이 담겨 있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면
책 속의 천붕대에 사는 군산댁과
막동, 용손, 맹단이,
아내와 자식을 잃고 잠들지 못하는 오정이,
먼 만주 땅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오연과 동하가,
부모를 잃고 마음이 곪은 주인공 희비와
그래도 살아가려는 차돌이,
꼭 해사한 시대를 맞이하기를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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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미스트 바운드 1~2 세트 - 전2권 ㅣ 미스트 바운드
대릴 코 지음, 정보라 옮김 / 올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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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 바운드 1
: 안개에 갇힌 기억😶‍🌫️

"생각해 봐라, 꿈이란 앞으로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는 기억 아니겠니?"

할아버지가 말씀하시듯이
마주치는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세상 대부분은 마주하지 않으면
바꿀 수가 없어.

시간은 언제나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대가를 요구하지.

"희망, 믿음, 그리고 그 두 가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이야."

미스트 바운드 2
: 다섯 가지 불의 시험🔥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는 거야.

'새싹아, 가끔은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최선의 방법은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손을 잡고 같이 걸어가는 거야.'

앞날에 대한 불타는 신념.
넘을 수 없는 역경에도,
일이 풀리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확신이지.

'작은 존재들의 힘을 믿어라, 새싹아.
가끔은 우리 중에서 가장 약한 것이
가장 강할 때도 있단다.'

가족이 나무 전체란다.
나무를 꽉 잡아 주는 뿌리부터
줄기까지 올라가서 가지와 나뭇잎,
그리고 가지에 달린 열매까지. 전부다.
토양, 뿌리, 꽃과 열매.
그래서 가족 나무라고 하는 거야.
나뭇가지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자랄 수도 있어.
그렇지만 뿌리는 언제나 하나란다.

•••

케니트, 두웬데, 바투안, 비휴, 낭마이 등
아시아 신화, 전설, 민담 속
괴물과 요정들이 등장하는데,
거의 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들이다🤔
하지만 그래서 좀 더 관심이 생겼고
궁금할 때는 검색도 해보았다!

실수로 케니트의 집을 부서뜨려
마법에 걸리게 되고..
할아버지는 기억을 전부 잃어버리게 된다.
기억이 영영 사라지기 전에
'기억풀' 재료를 모두 모아
할아버지를 구해야 한다!

할머니가 요정나라의 공주라니🤭
지구가 아닌, 이 세계를 넘어선 곳에
존재하는 왕국, 미스트.
여기서 바로 온갖 괴물과 요정들이 나온다.

알렉시스를 따라 나도 그 신비한 곳, 미스트로
모험을 떠난 듯 설레기도 하고
때론 긴장하기도 하며 책을 읽었다.
게임처럼 퀘스트를 하나하나 깨는데
성취감마저 드는...😌
영상화 개발 중이라는데, 애니매이션으로 봐도
너무 재밌을 것 같다😘

미스트 바운드를 읽으며 흥미진진한 모험을 통해서
그리스로마 신화가 아니라
아시아 신화, 민담, 전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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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복덕방
국지승 지음 / 창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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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과 덕을 나누는 복덕방!
아이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복덕방'
그래서 확실하게 알려주려고 정의를 찾아보았다!

거간들이 사용하는 장소가 거래 당사자에게
복과 덕이 생긴다 하여 ‘생기복덕’ 복덕방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_한국민속대백과사전 출처

요즘의 부동산인데,
'복덕방'으로 불리우던 때에는
동네의 사랑방 같은 개념으로
누구나 가서 차 한 잔 할 수 있고,
바둑도 두며,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구름산 까치 복덩방에는 곳곳에
주전자가 올라간 난로나, 백자, 바둑 같은
옛 물건들이 나와서
아이와 이야기하며 읽기 좋았다!

그리고 씨앗과 구름 비행기를 타고
현대로 넘어가는 귀여운 설정까지!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는데,
그림책에서는 빛나는 씨앗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그 씨앗은 곧 새 생명인 아기이다⭐️

'집'이 단순히 건물만 뜻하는게 아니라,
삶의 시작과 끝.
그 여정을 함께 하는 곳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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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겨울 필사노트 ㅣ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31명 지음, 칼 라르손 외 그림 / 저녁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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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웃음을 청할 수 있다면
꿈인 듯 생신 듯 연연한 음조로
봉오리 꽃같이 고은 웃음
괴롭든 즐겁든 늘 웃어주시오
_<당신에게> 중에서

보고 싶은 마음
호수(湖水)만 하니
눈 감을 밖에.
_<호수> 중에서

웨 웃는가? 묻지 마시오
나도 모르게 공연히 기쁘니
_<묻지 마시오> 중에서

•••

1장에서 함께하는 화가는 바로
칼 라르손!
사실주의 화가라서 그런지
그림이 사진처럼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래서 가만히 들여다보게 된다🤍
스웨덴 북유럽의 풍경과 가정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눈도 즐겁다.
방구석 미술관 느낌🤭
몰랐는데 '이케아'의 정신적 모토라고 한다!!

2장에서 함께하는 화가는 바로 클로드 모네!
자연을 주제로 한 인상주의 화풍들이
흐릿한 듯 현실과 경계가 모호해서
마치 꿈 속 어딘가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아하는 화가이다🤭
그런데 백내장의 영향이 더해서
그 특색이 더 진해졌다고 한다!

3장에서는 '에곤 실레'의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고개를 치켜 든 훈남 스멜나는
자화상은 여러번 봐서 알고 있었지만,
누드화로 더 유명했다는 건 몰랐다🤭
독감으로 가족 모두가 사망했다는 것도..

시와 함께 화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하고
더불더 필사까지 할 수 있어서 좋은 필사노트🩵

육퇴하고 그냥 잠들기 아쉬울 때,
아이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함께하는
열두 개의 달 시화집 겨울 필사노트🤍

게다가 이번 설연휴도 길고 길다!
이럴 때 저녁달의 열두 개의 달 시화집, 겨울 필사노트로
마음의 안정을 찾아보자🤗

요즘 나라도 어수선하고,
다가오는 새학기에 내 마음도 바쁜데
명화와 함께 시를 필사하며
차분한 시간을 가지니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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