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매일 같이 아픈 삼촌을 보기 위해
공원을 가로질러 걸어가던 한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벌써 여러 달, 계절이 바뀌는 것을 볼 만큼의 시간동안
매일 같이 천천히 걸어가던 공원 길인데
어느날, 공원 조각상들의 머리카락이 조금씩 자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지요.
이런건 유심히 보는 사람들한테만 보인다는 주인공의 말 처럼..
흔히 볼 수 있는 공원일 뿐인데,
아무도 모르는 모습을 아이는 알아차리게 되지요.
조각상의 머리카락이 조금씩 자라는 것을 본 이후로
아이의 눈에는 조금씩 자라나는 머리카락이 매일 보였답니다.
사람의 머리카락처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자라는 머리카락은
텁수룩하지도 않고 잔잔하게 흐르는 물결처럼 우아하게 흘러내렸지요.
(자연스러웠기에 무심코 지나치는 사람들은 발견하지 못했던 걸까요?^^)
삼촌을 보러 갈 때 마다 조각상의 머리카락이 자라는 이야기를
재잘거리며 이야기 하였고
삼촌 역시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며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 줍니다.
그로부터 몇 주가 더 흐른 후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는 할머니로부터
공원 미용사가 있었음을 알게 되지요^^
조각상들은 손으로 머리를 빗겨 줄 수도 갈래머리로 땋아줄수도 없기에
특수한 가위와 칼, 기술을 가진 미용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요.
이미 조각상들은 털이 오글오글 자라 뚱뚱한 양같아 보이고
긴 머리카락에 모자가 떨어져 걸려 있고,
앞머리가 턱까지 내려와 앞이 보이지 않는 여신들까지..
공원 미용사의 등장이 절실했어요.
공원 미용사는 언제쯤 조각상들의 머리를 다듬어 줄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