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모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이라는 생각을 하는 기련이지만,
어린 아이의 죽음 앞에선 아이의 발이 너무 차갑다며 신고 있던 버선을 선뜻 벗어 내어 주기도 하는 심성을 가지고 있답니다.
매일 다른 사람의 죽음을 보고 또 죽음을 겪으며 너무나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는 기련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 진답니다.
그런 기련 곁에는 마음을 나누는 친구인 백주와 백희 남매가 있어요.
도저히 벗어 날 수 없는 가난 속에서 착한 성품까지 갖춘 백주를 보는 기련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병든 아버지의 약 값을 벌어야 하고, 챙겨야 할 동생 백희가 있기에 백주의 어깨는 책임감으로 인해 늘 무겁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뭇짐을 해 준 돈을 어려운 주막 사정을 들며 제대로 달라 하지도 못 하는 백주의 모습에서 기련이 느끼는 감정처럼 안타까우면서도 답답함을 느꼈답니다.
항상 힘들게 일 해도 나아지지 않는 생활.. 급기야 일어나고만 마는 백주의 안타까운 삶에
너무나 처연하고 마음이 아팠답니다.
우연히 알게 된 소애 아씨 역시 양반집 자녀라고 평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시구문으로 도망친 임금을 보호 하기 위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소애의 아버지.
쫓기는 신세가 된 소애 아씨...
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운명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치지만 쉬이 벗어 날 수 없어
안타까움을 주었어요,
죽음의 의미란 뭔지, 피하고 싶은 운명을 마주 했을 때의 삶에 대한 의지와 투쟁..
아직 어리기만 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시구문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 해 볼 수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