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길들이 반짝이며 흘러갔다 - 아버지 한국대표시인 49인의 테마시집
고두현 외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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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굽은 길들이 반짝이며 흘러갔다속에는 많은 아버지들이 있었다. 궁금했다. 아버지라는 존재는 사람마다 한 분이기 때문에 내 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버지는 어떠할까 궁금해 굽은 길들이 반짝이며 흘러갔다를 펼쳤다. 시를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내 마음 산에 비가 내렸다. 비가 마음 산에 스며들고 스며들다 흐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들은 내 마음을 마음껏 적시고 채웠다. 작은 개울이 시냇물이 되고 강이 되어 흐르듯 이 비가 강이 되어 내 아이에게까지 흘렀으면 한다. 내 아이는 부모에 대한 시를 쓰라고 하면 무슨 내용을 쓸까? 내가 어떤 부모인지에 따라 내용은 달라지지 않을까?

 

  가장 마음에 드는 시는 김종해 시인의 따뜻한 봄날이다.

 

중략

 

따뜻한 봄날

부엌강아지 같은 어린 아들이

할 일 많은 아버지 옷깃에

자꾸 걸치적거린다

(p 14~15)

 

  따스했다. 아버지의 사랑과 따뜻한 마음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보였다. 이런 시를 읽고 싶었다. 군더더기 말을 더할 필요 없이 감동 그 자체다.

  내 아버지는 무뚝뚝하고 말씀이 없으셨다. 꼭 필요한 말 외에 아버지께서 입을 여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아버지 눈빛에서, 뒷모습에서 사랑을 알기에 나는 너무 어렸다. 그래서일까 TV 속 다정한 아버지 모습이 낯설고도 부러웠다. 깊이를 잰다면 내 아버지 사랑도 무척 깊을 텐데 말이다. 성인이 된 나는 아버지 눈빛에서, 행동에서, 아버지께서 내 자녀를 대할 때 느낄 수 있는 따스함에서 아버지 사랑을 느낀다.

 

  따스한 아버지 사랑은 김완하 시인의 새벽의 꿈’(p 110~111)에서도 느꼈다. 달고 시원한 샛노란 참외 같은 아버지 사랑 맛에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 두꺼운 어둠 벽을 무너뜨린 아버지가 새벽을 헤치고 힘차게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에 희망이 샘솟는다. 모양은 다르나 이 시대를 사는 아버지 사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새벽잠을 깨우며 이른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서는 많은 아버지들이 가족이 자는 모습을 마음에 담고 달리고 있다. 어쩌면 가족이 있기에 아버지는 웃으며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해 달릴 수 있다. 가족이 있기에 힘들지만 행복하게 하루를 보낸다. 저녁이 되어 다시 만날 가족 얼굴을 떠올리며 말이다.

 

  김응교 시인의 세빠빠 십 원 지폐’(p 113~115)를 읽으며 어린 시절 아침마다 아버지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나를 떠올렸다. 그러면 아버지께서는 100원짜리 동전을 하나 주고 가셨다. 100원 동전 하나를 받았을 뿐인데 온 세상을 손에 넣은 기분이었다. 방방 뛰며 동전을 자랑한 후 쪼르르 구멍가게로 달려갔다. 우선 50원짜리 과자나 사탕 등을 사먹은 후 나중에 나머지 50원을 썼던 기억이 난다.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동전을 모두 써버리기에는 아쉬웠나보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기뻤다. 알 수 없는 기쁨이 나를 감싼다.

 

  아버지는 사랑이다. ‘굽은 길들이 반짝이며 흘러갔다에서 많은 시인들이 말했듯 아버지는 사랑 그 자체다. 많은 시인들이 시로 표현한 아버지는 아름다웠고 숭고했다. 굽은 길들이 반짝이며 흘러간 자리에 나도 서 있다. 나는 어떤 반짝임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과거 내 아버지가 보여주었던 반짝임은 뒤로한 채 내 반짝임에 집중하고 싶다. 나 자신을 위해, 내 뒤에 서 있는 내 아이를 위해서 말이다.

 

 

아버지

 

                             난이

 

힘없는 발자국을 남기며

축 쳐진 어깨로 오시던 아버지

그 어깨에 짊어진 삶이라는 무거운 짐을

아이들 숫자만큼 내려앉은 어깨를

난 알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손에 꽂힌 담배꽁초도

긴 담배연기 속 타들어가는 마음도

먼 허공을 긁적이던 눈이

우리를 향해 미소 짓고 있었던 것도

난 알지 못했습니다.

 

스무 살이 넘어 세상이 내뿜는 차디찬 공기를 맞은 후에야

자립하기 위해 발버둥 치며 다리를 허우적거린 후에야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헤맨 후에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야

알았습니다.

 

지금의 내가 과거의 아버지를 만난다면

속내를 들어드리고 싶습니다.

속 시원하게 모두 털어놓으셔도 됩니다.

소리 내어 우셔도 됩니다.

전 꼬마가 아니니까요.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속내를

아버지는 혼자 삭히셨을까?

신에게라도 털어놓으시지.

어쩌면 이미 그렇게 하셨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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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으로 이끄는 사람과 마음 사이
표영호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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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소통이란 의견이나 의사 따위가 남에게 잘 통한다는 뜻이다. 서로 잘 통한다는 의미도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자는 이해와 용서는 사람의 영역이 아니라 신의 영역이므로, 그 사람의 프레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소통이라 했다.(p 161) 저자가 말하는 소통에는 저자의 삶, 됨됨이, 경험 등이 고스란히 녹아나있다.

 

  ‘사이에는 저자가 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얻은 인생철학이 담겨 있다. ‘사이를 읽으며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자 노력했는지 돌아보았다. 내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내 관점에서 보고, 오로지 나만 챙기지 않았는지 내 모습을 여과 없이 조명했다. 얼마나 솔직하게 나를 보여주었는지,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노력했는지도 살펴보았다. 얼마나 남을 배려했는지, 진심과 정성을 다해 대했는지, 최선을 다해 상대방의 말을 경청했는지, 얼마나 웃어주었는지도 보았다. 진심으로 남을 대하지 않았다면 난 왜 그랬을까? 진짜 내 모습으로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말이다.

 

  사람들과 소통이 원활할 때 나도 행복하고 상대도 행복하다. 때론 상대를 당황하게 하거나 실수를 하더라도 진심으로, 가식 없이, 거짓 없이 대한다면 오해는 피할 수 있다. 정직하게 나를 보이려고 노력할 때 상대도 그 노력을 알게 된다.

 

  ‘자가 인정이란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했더라도 스스로 자신을 인정해주는 것이다.(p 169) ‘사이에서는 수고한 자신에게 상을 주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p 25) 이 방법은 자신과 소통하는 방법 같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인정하느냐이다. 타인으로부터 받는 인정이 익숙한 나에게 자가 인정은 새롭게 다가왔다. 타인이 보는 나보다 내가 보는 내 모습이 더 중요하다. 타인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더라도 내가 나를 인정한다면 자신 있게 세상을 살 수 있다. 그렇다고 타인으로부터 받는 인정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타인으로부터 받는 인정에 연연해하지 말았으면 한다. 혼자 있을 때는 내가 나를 인정해주고 타인과 함께할 때는 원활한 소통을 통해 인정받는다면 가장 좋다. 자가 인정과 타인으로부터 오는 인정이 밸런스를 맞출 때 더 건강한 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자가 인정이 선행(先行)되어야 한다.

 

  자기 사고방식에 갇혀 편협한 사고를 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관점에서 남을 이해할 때 믿음, 배려, 노력, 진심, 정성 등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대할 수 있다. 결국 소통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며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때 더 큰 시너지 효과(p 107 인용), 창조적 소통(p 82)을 얻을 수 있다.

 

  그 중심에 가 있다. 내가 올바른 가치관과 생각으로 서 있어야 올바른 소통도 할 수 있다. 그래야 상대에게 희망도 줄 수 있다. ‘사이를 읽으며 나를 돌아보았다. 이제부터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마다 나를 보려 한다. 나부터 일어나 선 후 상대방을 향해 손을 내밀고 싶다. 소통의 중심에 가 서 있다.

 

  ‘사이를 읽으니 저자의 명강의를 들은 느낌이다. 저자의 진심이, 삶이 담긴 글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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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전에,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쳐라
이기동 지음, 이원진 엮음 / 걷는나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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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 살 전에,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쳐라를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내가 어떤 생각으로 아이를 가르치고 키웠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나자 말문이 막혔다. 난 대체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었던 걸까? 무엇이든지 잘하고 처음 하는 일도 척척 해내는 만능 같은 아이였던 걸가? 어제 내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말을 하다 깨달았다. 나는 과연 그 아이 엄마처럼 내 아이에게 해주고 있을까? 아이는 부모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과 같다. 내 아이 잘못은 결국 내 잘못이고 내가 그렇게 가르쳤기 때문이다. 아이는 신이 나에게 준 선물이지 내 마음대로 키우는 존재는 아니다. 어쩌면 아이는 부모가 참다운 부모로, 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보다 더 정확하게 부모를 거울처럼 보여주는 존재는 없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진짜 사랑을 주기란 어렵다. 사랑보다 새로 나온 장난감이나 스마트 워치를 안겨주기가 더 쉽고 빠르다. 진짜 사랑은 아이 마음에 남아 사랑이라는 불씨를 터뜨리지만 장난감은 몇 주가 지나면 구석진 장소로 자리를 옮긴다. 진짜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는 세상 속에서 홀로 헤쳐 나가지만 사랑 받지 못한 아이는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며 홀로 상처를 핥는다. 상처가 곪아가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아이에게 상처를 준 대상이 부모이며 그 부모 또한 자신의 부모로부터 상처를 받고 자랐다면 잘못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 나부터 과거를 청산하기로 했다. 더 이상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에 연연해하지 않으며 내 자녀에게는 진짜 사랑만 주고 싶다. 왜곡되고 포장되어 알 수 없는 사랑이 아니라 진짜 사랑을 줄 때 아이는 사랑받은 아이가 된다. 세상이 물질만능주의, 경쟁의식 등으로 가득하더라도 사랑받은 아이는 휩쓸리지 않는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존재인지 알며 힘차게 세상을 헤쳐 나간다. 그러기에 부모인 나부터 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나를 알 때 길도 보이고 자녀도 이끌 수 있다.

 

  아이가 즐거움으로 가득한 인생을 살도록 돕고 싶다. 주일무적(主一無適)은 오직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뜻이다.(p 144) 밥을 먹을 때는 음식과 맛에 집중하고, 공부할 때는 공부에, 축구할 때는 공에 집중하도록 돕고 싶다.(p 144~145 인용) 무엇을 했다는 자체에 얽매이지 말고 즐거움으로 삶을 가득 채울 때 행복해진다. 한 번 사는 인생,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부모나, 자녀, 타인이 가진 행복이 아니라 나 자신이 행복해야 한다. 난 행복하게 살기 위해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내 행복을 가로챌 수 없다. 내가 내 아이 행복을 가로채면 안 되듯 말이다.

 

  결국 가정교육으로 돌아간다. 내 아이 행복도, 인생에 대한 가치도, 즐거움도 결국은 가정에서 나온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었다. 가정에서 부모가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아이가 달라지고 바뀐다. 가정에서 참된 민주주의를 실현하며 토론하는 분위기를 조장할 때 아이는 민주주의 국민으로 살 수 있고, 부모가 아이 감정을 읽어주고 공감해 줄 때 아이 사회성이 자랄 수 있다. 결국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는지는 부모에게 달려있다. 막중한 책임감 앞에 사랑을 선택하고 싶다. 타인과의 비교도, 고액 과외도, 그 무엇도 선택하지 않고 싶다. 왜곡되지 않은 순수한 사랑만이 아이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다. 오직 사랑만 가지고 오늘부터 자녀를 대하고 싶다.

 

  동양철학 분야 석학이신 분의 책이라 어려울 줄 알았다. 알기 쉽게, 물 흐르듯 펼쳐지는 내용은 머릿속에 쏙쏙 들어와 박혔다. 단어 하나하나가 엄마의 마음에 박혀 후회, 반성, 감동의 도가니로 이끌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읽는 이까지 헤아리는 저자의 인품에 다시 한 번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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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닮고 싶은 창의융합 인재 3
김창회 지음, 강윤정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손영운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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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익스피어. 이름만 들어도 뭉클하고 마음 속 잔잔히 그가 남긴 작품들이 떠오른다. 셰익스피어에게 창의 융합 인재라는 단어가 붙으니 더욱 관심이 뭉글뭉글 피어올랐다.

 

  ‘창의 융합 인재.’ 정부에서 2015 개정 교육 과정을 발표하며 모든 학생들이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한다고 하니 창의 융합 인재에 대해 달리 들린다. ‘닮고 싶은 창의융합인재 셰익스피어를 읽고 나니 창의 융합 인재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는 극작가, 시인으로서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 작품 소개와 함께 작품에 맞는 그림을 수록하고 있다. 셰익스피어 작품이 화가 등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휘하여 작품을 남겼고, 공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셰익스피어 작품은 영화, 오페라, 뮤지컬, 미술, 발레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져 새로운 느낌과 의미를 주고 있다.(p 153) 셰익스피어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고 떠났지만 그가 남긴 작품은 지금도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있으며 그 감동은 새로운 문화를 낳았다. 그 예가 라이온 킹이다. 라이온 킹은 햄릿의 아프리카 초원판이라고 할 수 있다.(p 153)

 

  셰익스피어 작품이 시간을 초월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다루는 이야기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p 153, 155) 셰익스피어 작품이 무대에서 펼쳐지는 인물 간 갈등과 사건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기에 셰익스피어 작품을 청바지가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 한다.(p 155) 이런 보편성은 셰익스피어가 자신의 경험과 지식, 세상을 바라보는 예리한 관찰력을 잘 융합해서 새로운 인물과 세계를 창조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p 155)

 

  누구를 위해 작품을 쓰는지 어떤 내용을 쓰는지가 중요하다. ‘연극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한 셰익스피어는 우리를 둘러싼 세상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으며 인간과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결과를 작품에 담았다.(p 45) 그 결과는 놀랍다. 셰익스피어 작품은 지금도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읽혀지고, 인용되고, 공감되고 있다. 포장을 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때 관객이 공감함을 셰익스피어는 알고 있었다. 때론 내 생각이, 고집이, 그 무엇인가가 나를 포장하고 싶게 만들지만 빨리 벗어버려야 한다. 있는 그대로 다른 사람을 대하고, 있는 그대로 보여줄 때 진정한 사귐이 있기 마련이다. 셰익스피어를 본받아 나도 있는 그대로 살고 싶다.

 

  절망, 원망 등이 너무도 익숙하지만 털어버려야 한다. 졸업을 1년 남기고 학교를 그만두고 아버지 밑에서 가죽 가공을 하게 되면서 셰익스피어는 세상을 배웠다. 사람들을 만났고 이야기를 들었으며 다른 사람이 사는 모습을 보았다. 고난이나 힘든 일은 도리어 도움이 될 수 있다. 어쩌면 고난을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하다. 흑사병으로 극장이 폐쇄되자 시를 쓰고 시집을 내 최고의 시인이라 찬사를 받았던 셰익스피어를 보며 고난을 새로운 통로로 활용한 셰익스피어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셰익스피어는 사회 전통을 과감하게 깨고 식상한 이야기가 아니라 더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쓰고자 노력했다.(p 72)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 초점을 맞췄으며 나만의 언어로 새롭게 표현하려 했다.(p 72) 연극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하여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췄다.(p 72) 뿐만 아니라 신조어도 만들었다. 이 중 ‘lady-bird’, ‘upstairs’ 등 지금도 사용되는 단어가 있으니 놀랄 따름이다.(p 97) 셰익스피어가 만든 단어와 어휘가 무려 2,000여개나 된다니 셰익스피어는 창조 융합 능력이 뛰어난 사람 같다. 나만 가지고 누리는 것에 끝나지 않고 타인과 공유하며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갈 때 삶은 더 유익해진다.

 

  그럼 난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까? 우선 아이가 자연에서 뛰어놀 수 있는 시간, 혼자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겠다. 고난에도 실망하지 않고 징검다리를 놓도록 아이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어야겠다. 아이 재능이 발견되면 격려해주고 싶다. 아이가 좋아하면 공부와 상관없더라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어떤 틀에 맞춰 아이를 가두지 말고 그 어떤 틀도 제시하지 않은 채 아이를 키우고 싶다. , 내가 먼저 기쁘고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럴 때 아이가 기쁨과 즐거움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 남을 배려하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내가 아이를 배려하고 싶고, 남을 용서하라고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아이를 용서하고 싶다. 아이를 창의 융합 인재로 키우려고 애쓰기 전에 내가 먼저 창의 융합형 사람이 되고 싶다. 무엇을 가르치기 전에 몸으로 보여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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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법칙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2
정설아 지음, 한담희 그림 / 책고래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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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인 나도 가끔 게임을 한다. 스마트폰 어플을 실행해 하고 싶은 게임을 고르고 다운받는다. 열중해서 하다 멈춘다. ‘나는 왜 이 게임을 하고 있을까? 게임 말고도 할 일이 많은데.’ 같은 미션이 계속 반복되니 지친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결국 게임을 지우고 일상으로 돌아온다. 게임은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게임은 중독되기도 쉽다. 게임은 현실을 대신할 수 없다. 게임에서 음식을 만들고 제공할 수 있지만 실제 삶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게임은 게임일 뿐이다. 실제가 될 수 없다.

 

  반대로 생각하면 현실을 게임처럼 할 수 있을까? 농장 관리를 스마트폰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최첨단으로 관리하는 등 말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에게 단순히 게임에서 끝나지 않고 게임과 실제 현실을 연결해주지 못해 아쉽다. 게임을 할 줄 안다면 실제 생활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적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게임에 빠져 허우적대는 아이들에게 돼지 귀에 칩을 부착해 자동으로 사료를 투여하는 시스템이나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농장 관리 시스템 등을 직접 볼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이 생긴 이후로 어플을 활용한 회사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책상 앞에 갇혀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이 넓고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먼저 알고 책상 앞에 앉는다면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세상이 있기에 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존재하기에 세상도 존재한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나를 함부로 대하지 말자. 난 게임에 빠져 살 사람이 아니다. 내가 태어난 이유를 깨닫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살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도 소중하다. 먼저 자신이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임을 알아야 한다. 아이들에게 고민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 철학적인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는 한, 아이는 방황할 수밖에 없다. 결국 내 존재 이유가 나를 버티게 하는 기둥이 되기 때문이다.

 

  ‘게임의 법칙을 읽으며 눈물이 났다. 이 책은 나에게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게임 속 세상에 숨고 싶은 아이를 보며 마음 아팠고 슬펐다. 방황하던 아이는 방황 끝에 게임 속에서 나올 수 있었다. 게임 속에 존재하는 게임의 법칙은 실제가 아니다. 말 그대로 게임 속에서만 적용되는 법칙이다. 게임의 법칙이 존재하는 게임 속 세상에 빠져 살고 싶은 아이를 보며 마음 아팠다. 내 아이도 게임을 좋아한다. 뽀로로 게임은 시시하다며 내 스마트폰에 게임을 다운받아 하다가 혼나곤 한다. 내 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게임을 하는 걸까?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현실을 도피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게임 속 세상이 마음에 드는 걸까? 그렇다면 나는 아이를 현실로 끄집어내고 삶에 대한 이유를 찾아주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해야 하는 걸까? 어렵다. 먼저 아이에게 삶에 대한 이유를 찾아주어야겠다. 더 이상 게임에 빠지지 않도록 말이다. 게임보다 더 즐겁고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고 알려주어야겠다. 쉽지는 않다.

 

  게임하기가 당연시 되어서는 안 된다. 게임에 빠졌다는 것은 아이가 목표 없는 삶을 산다는 것일 수도 있다. 혹은 목표가 분명하지 않거나 자신이 세운 목표가 아닐 수 있다. 아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한 발 디딜 때 아이는 게임을 끊을 수 있지 않을까? 게임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게임 중독은 나쁘다. 자신이 하고 싶은 하며 살 때 삶은 더 풍성해진다.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할 수 있고 남도 돌아볼 수 있다. 게임이라는 큰 강을 건너려는 아이에게 디딤돌을 마련해주고 싶다. 게임에 빠져들지 않으면서도 현실에 게임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알 수 있도록 말이다. 결국 내가 문제다. 어쩌면 부모인 내가 가장 큰 문제다. 나는 얼마나 자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인터넷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았다. , 내가 아이에게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도 말이다.

 

  ‘게임의 법칙책을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게임에 빠진 지호가 처한 상황을 통해 내 아이가 처한 상황을 돌아보며 나를 돌아보았다. 게임과 아이 사이에 서 있는 나를 말이다. 부모가 진정한 부모가 될 때 아이는 바뀐다. 적어도 내가 처한 문제로 아이가 고통 받게 해서는 안 된다. 지호 아버지에게 알코올 중독이 있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문제는 존재한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힘들지만 일어나 내 문제부터 해결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 그럴 때 아이를 게임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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