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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내 일 - 일 잘하는 여성들은 어떻게 내 직업을 발견했을까?
이다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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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뒤 방향을 바꾸는 일은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니다. 오늘의 열심이 내일의 경력이 된다” --서문


제목만 보고 책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한다는 건 금물이다. 그러나 매번 신간 도서를 받으면 바쁜 일상에서 책을 읽어내고 싶은 바람에 표지에 집착하게 된다. 그리고 책을 펼쳐보면 때론 당황스러워 질때가 있다. 표지에 많은 것을 담을 수 없다는 것도 알면서도 그게 얼굴인냥 보게 되는 것이다.

학창시절에 성공담을 쓴 에세이집을 선호했던 적이 있었다. 그로 인해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지냈던 시절이다. 성공담을 읽은 것 까지는 좋았지만 내 자신이 그렇게 되기위해 그들처럼 노력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동안 수없이 읽었던 성공담 에세이집이 과연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 생각해보면 바람만 잔뜩 들게 했다는 것이다. 홍정욱의 7막7장을 읽으며 막연히 미국유학생활을 꿈꿨던 것처럼. 노력이 따르지 않았던 상상에 기대였던 시절처럼. 그리고 그 책의 주인공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부모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단정지어버리며 그들처럼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노력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현실적이다. 주인공들의 삶이 배여나오는 것 같다. 이렇게 성공했어가 아니라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 잔뜩 들어있는 책이다. 책을 읽고 나니 한명 한명 주인공들이 말한 내용을 다시금 되새겨보는 시간을 갖게 되는 그런 울림이 있는 책이다.

‘내일을 위한 내 일‘은 일 잘하는 여성들이 어떻게 자신의 직업을 발견했는지 알아보는 인터뷰로 시작된다. 영화감독 윤가은, 배구선수 양효진, 바리스타 전주연, 작가 정세랑, 경영인 엄윤미, 고인류학자 이상희, 범죄심리학자 이수정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영화감독 윤가은은 말한다. 재능이 없는 자신이 영화감독이 되기까지 필요했던 것은 리더십이었지만 성격상 잘 되지 않는 자신이 선택한 리더십의 방법은 대화와 경청이라고 했다. 창작하는 직업에는 ‘재능’이나 ‘천재’ 같은 말이 낭만적으로 따라붙으면서 재능이 충분하다면 사람들이 알아봐 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남의 인정을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하기 쉽다고 한다. 그러나 누구도 자신의 일에 확신을 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나서는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어쩌면 다행인 것 같다. 재능은 없지만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대로 해 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은 것 같다. 그리고 그 재능에 앞서 상황과 상대에 집중하는 경청의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화와 경청의 자세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리더십인 것 같다.

“세상은 변하고 파도를 타야 한다” 경영인 엄윤미의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사람을 보았던 예전의 말이 다르게 해석되고 있었다. 리더를 바라봤던 전과는 달리 이제는 ‘팀’을 본다고.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상은 변하고 파도를 타야 한다. 당장 정답을 내 놓는 게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레이더를 켜고 있기위해 노력한다. 엄윤미 대표는 그래서 더 듣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성장하는 시기를 보내는 이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는 일을 해 온 사람의 단단함이라고 생각했다. p.165

자신의 직업을 찾는다는 건. 자신의 가치관과 사고와 그리고 그로인해 느끼는 감정이 중요하다. 일 잘하는 여성이 아니라 그런 자세와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었기에 일 잘하는 여성이 자신의 직업을 찾은게 아닌가 한다.


★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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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 흡혈마전
김나경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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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장르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빠른 흡입력으로 단숨에 읽어 내린 소설이다.

만화책 같은 느낌이 드는 표지에 그려진 경성의 밤거리는 이상하게 정감이 느껴진다. 1931 흡혈마전. 서양의 드라큘라를 연상하게 한 제목이었지만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역사적 사실들이 소설속 배경이 되어 서술되어 있다.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인간들의 모험담. 인간인 듯 아닌 듯한 판타지적인 요소가 조금 가벼운 듯 했으나 소설 전반적인 부분을 이끌어 가기엔 충분했다.


"강렬한 굶주림이 계월의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었다. 아침에 들짐승의 피를 빨아 허기를 해결하려 했지만,실패로 돌아갔다. p34"

진화여자보통보등학교에 온 새로운 기숙사 사감, 계월.
그리고 계월을 바라보는 여학생 희덕이 그려내는 판타지소설이다. 기숙사에서 계월이 사람의 피를 흡입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 희덕은 비밀을 공유한 채 흡혈귀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한다.

작가는 이 책을 구상하는 동안 20대로서,여성으로서 지켜보기 힘든 사건들이 이어짐과 동시에 타인을 위해 목소리를 모으고 거리로 나서는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들을 주인공인 계월과 희덕에게 삽입했다고 한다.

각 장의 제목 역시 한국 근현대 여성작가들의 작품에서 빌려온 것은 충분히 조명받지 못한 시절과 사람들을 기억하기위한 작은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 소설은 자신에게 허락된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작가의 말"

계월을 흡혈마로 이끈 백작이 사랑하는 전쟁은 식민지의 현실을 대변한다. 그 이면에 주변인물인 백송과 화란 그리고 계월과 희덕에게 주어진 임무를 통해 여성의 존재감을 말해주는 역사서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기 스스로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가는 자세야. p113"

일본의 지배하에 한국어를 사용할 수 없었던 시절이다. 여성으로의 교육은 남편의 내조를 위한 형식적인 교육이 주어졌고 생활이 어려웠던 희덕이 다시 아녀자가 될 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현실에서 독립 운동 기금을 들고 만주로 떠나는 장면에서 흡혈마 백작을 소재로 삼은 작가의 참신함을 느끼게 된다.

어쩌면 단순 역사 소설로 이끌 수 있었던 내용을 빠른 흡입력을 느끼게 해주는 주변 설정들로 인해 편하게 읽을 수 읽게 되는 이 책은 탄탄한 구성력, 문체, 빠른 흐름 모든게 완벽했던 소설이다.

※창비에서 책을 제공 받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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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양장)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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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평균 기온이 영하 41도로 꽁꽁 얼어붙은 세계에서 '스노볼'은 유일하게 따뜻함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다.스노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액터'라고 부른다"

각 마을은 땅속에 묻힌 고압선을 통해 스노볼로 일정량의 전력을 공급한다. 그리고 댓가로 스노볼 드라마를 마음껏 시청한다.

전초밤. 스노볼에 사는 고해리와 똑같이 생긴 인물.
스노볼에서 잘나가던 액터 해리가 자살을 하면서 스노볼의 디렉터가 전초밤을 찾아와 해리 역할을 대신해 달라고 제안하자 엄마에게는 스노볼의 디렉터로 추가합격했다고 말하고 꿈에 그리던 스노볼로 떠난다.

디렉터는 자신이 담당하는 액터의 삶을 재료로 살아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창조주다. 자신의 작품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면 디렉터는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육개월 간의 평균 시청자수가 만 명 이하로 떨어지면 작품은 강제로 종영된다.

스노볼. 그곳의 사람들의 모든 일상은 드라마로 제작된다. 우리가 흔히 보는 대본이 있는 드라마가 아니라 그곳에서 살고있는 사람들의 리얼 일상을 그대로 편집해서 내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스노볼에서의 살인 사건 또한 여과없이 스노볼 밖에서 드라마를 보는 모든 시청자들이 볼 수 있다. 그들은 사생활을 시청자들과 공유한다.

이본 미디어 그룹. 지금의 스노볼 시스템을 만든 재건 가문으로서 이 시스템을 유지하고, 액터와 디렉터를 보조하기때문에 그들에게는 전력을 생산하거나 사생활을 공유하라는 시민의 기본 의무가 일절 주어지지 않는다.

전초밤이 해리 대역으로 시작한 일은 기상캐스터가 된 고해리로서의 첫 인사다.

"오늘 자정이 되면 여러분은 공식적으로 스노볼의 '액터'가 됩니다. 전쟁문명 사람들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던 날에 여러분도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죠."


스노볼에는 사실상 날씨라는 개념이 없다. 거대한 유리 천장으로 둘러싸인 밀폐된 땅에는 바람이 불 수도, 눈이 오거나 비가 내릴 수도 없다. 스노볼은 인공적으로 날씨를 만들어 낸다. 유리 천장을 스크린으로 사용해 파란 하늘을 만들고 보랏빛으로 물드는 일몰도 그려 낸다. 이러한 날씨를 뽑는 사람이 기상캐스터다.기상캐스터가 된 액터에게는 모든 이가 꿈꾸는 최고의 보상인 스노볼 영구 거주권이 주어진다.

"'나'에 대한 편집권이 타인에게 넘어간 미래. 사생활을 전부 내보여야만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시스템. 혹독하리만치 추운 바깥세상과 축복 받은 스노볼로 이분화된 세상" p468

이본 미디어그룹 창립 100주년 행사에 초대된 젊은 부부들에게 해서는 안될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다.조여수,배새린,전초밤,신시내.그리고 명소명은 모두가 고해리가 되기위해 태어난 인물들이다.기획상품처럼. 복제인간들이 태어난 것이다.


스노볼이라는 한 세계에서 자신들의 운명을 짓밟히며 살아가야 했던 고해리들. 결국 스노볼의 방송국을 점령하여 고해리프로젝트의 일원이었던 자신들의 삶에 결말을 내린다. 조작된 인간의 삶을 보게 된 충격적인 사건이다.

사생활 침해와 감시가 이제는 우리의 일상에 깊이 스며들고 있다는 자각또한 느끼게 해 준 소설이다. 인간의 욕심으로 타인의 삶을 지배할 수 있는 미래의 우리사회에 대한 경고의 일종이랄까..

빨려들듯이 읽혀지는 '스노볼'은 심심치 않게 여운으로 남는다.

출판사 #창비 에서 책을 제공받아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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