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05
정대현 씨 역시 김지영 씨만큼 나름의 고민이있다고 하여 결코 김지영 씨의 고통이 사리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이 책은 ‘고통 올림픽‘을 위한 것이 아니란뜻이다.
문학작품의 효용이 누군가 직접 겪지 못하는 것을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할 때, 이것은 여성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그들이 어떤 것을 고민하는지를 전달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남성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성인 당신이 무조건 잘못했고, 여성인 나만이 피해자임을 주장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는 이러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그저 이야기하기 위함인 것이다. 실제로 책 속에서는 좋은 남자들도 많다고 자주 이야기하는 동시에 남성들뿐 아니라 여성들 역시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에 번갈아 서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말하자면 가부장제 자체가 모두가 패배하는 게임이라는것을 말하는 것이 이 책의 궁극적인 목표인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다시 앞선 질문으로 되돌아가면, ‘82년생 김지영』은 이 소설을 읽는 여성을 순식간에 래디컬 페미니스트로 바꿔주는 사악한 마법전서도 아니요, 문학성이라고는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형편없는 팩션에 불과한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대한민국 여성들을 일깨워주는 위대한 작품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그냥 우리 사회의 거울인 동시에, 여성들의 평균적인 삶의 기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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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
따라서 이 책을 쓰며 내가 내린 결론은 그저 많이 읽고 어떤 책이 더 나와 맞는지를 알아보는 선구안을 기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독서 또한 다른 활동과 마찬가지로 일정한실력을 필요로 한다. 결국 일정한 독서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은 접근성이 쉽고 가벼운 책부터 읽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베스트셀러를 읽게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는 더 많은 책으로의 사다리가, 책을 쓰는 이들에게는 더 좋은 책으로의 발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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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
이 책은 정복왕 윌리엄이 1066년 영국(잉글랜드가 맞지만 편의상 영국으로 부른다)을정복하고 영국 왕으로 등극하는 과정을 상세히 추적하고 영어에 미친 프랑스이의 영향 등 역사와 문화 교류의 내용을 풀어 쓴 책이다.
정복왕 윌리엄은 중세 유럽의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서 입지전적인 군주다. 그의 조상은 덴마크에서 건너온 바이킹이었고, 911년에 노르망디 지방에 정착하여 프랑스 왕의 몽신이 된 롤롱 Rullan이 그 시조다. 그는 노르망디 공국의 제대 공작이었다. 월리엄은 노르망디의 장엄공 로베르의 사생아로 태어났다. 중세 사회에서, 특히 노르망디 공국에서 제후의 사생아로 태어났다는 사실은 다른 나라에 비해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덴마크 바이킹의 후손인 노르만인들은 ‘덴마크식 풍습.nore danics 이라는 독특한 관습을 지키고 있었다. 이들의 풍습에 따르면 비록 서자라고해도 아버지의 지위와 재산을 적자처럼 물려받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어떻게 윌리엄이 서자 출신으로 노르망디 공작이 되었으며 훗날 영국을 정복하고 위대한 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를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중세 영국과 노르망디 공국의 역사를 아울러 조망한 책이다.

p14
윌리엄은 용감했지만 다소 폭력적인 군주였다. 하지만 그는 항상 현명한 참모들을 가까이 두었다. 그중에서도 평생 윌리엄을 보필한 수도사랑프랑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었다. 그는 이탈리아 출신 수도사였는데, 학문과 지식이 출중하고 분별력과 열정이 있는 사람이었다. 랑프랑은 윌리엄이 죽을 때까지 평생 주군을 보필한 핵심 참모였다. 그는 지적으로 성숙한 사람이었고 신앙심이 올곧은 성직자였다. 게다가 성격도 겸손했다. 그는 다혈질인 윌리엄 공에게 로마법에 퍼져 있던 법적 개념을 소개하고 당시로서는 낯설었던 자연법과 평등에 대한 개념들을 윌리엄에게 소개한인물이다. 평생에 걸쳐 랑프랑이라는 지적 완충 지대가 없었다면 윌리엄은 영국 정복을 완수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윌리엄이 공작이 된 후 정치적 안정기를 구가한 지도 수십 년이 지났다. 이 책의 3부는 영국 정복에 관한 이야기다. 윌리엄의 일생은 세 구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구간은 1035년 윌리엄의 아버지인 장엄공 로베르가 죽고 불과 7세 때 노르망디의 공작이 되는 시기다. 이 시기는 후견인들 덕분으로 안전하게 성장하는 단계다. 두 번째는성년이 되어 공국의 제후들이 일으키는 수많은 반란을 제압하는 1065년까지의 시기다. 그리고 마지막은 1066년 영국 정복에 성공하고 영국 왕이 된 후 사망할 때(1087)까지의 기간이다. 영국 왕이 된 후에도 윌리엄은 사방에서 일어나는 반란을 진압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노르망디보다 인구는2배, 총생산이 3배 더 많았던 거대한 영국을 통치하기가 그만큼 힘들었다는 말이다.


p15
정리해보면 소수의 노르만인이 영국을 통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노르만국이라는 당시로서는 근대적인 국가 시스템을 들 수 있고, 엘리트계층의 고급문화와 발달된 제도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시까지만 해도 영국에 없었던 요새성의 건축을 통해 피지배 계층을 효과적으로 통치한 것도 정복에 성공한 이유 중의 하나였다.


정복 이후 영국에서는 앵글로색슨 왕조가 사라지고 노르만 왕조(1066 - 1154)가 들어선다. 영국이 게르민 세계에서 라틴 문화의 영역으로들어온 것이다. 영국 문화는 이후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언어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후 등징하는 플랜태저넷 왕조(1154~1399)의 마지막 왕인 리치드 2세에 이르기까지 영국 왕의 모국어는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였다는 사실 하나만 봐도 윌리엄이 영국 왕조에 미친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중세 봉건 제후의 영웅담이 아니다. 윌리엄이 수많은 전생에서 승리하고 마침내 노르망디 공국보다 몇 배나 더 큰 잉글랜드 왕국을정복했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그가 일구어놓은 앵글로 노르만 제국이어떻게 당시 서유럽에서 가장 발전된 나라가 될 수 있었는지 그 원인을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주제일 것이다.
서양사의 주도권은 여러 나라를 거쳐 영국에 정착했다. 영국은 프랑스와의 애증 관계를 끊고, 세계사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현재 영국 왕실의 뿌리인 정복왕 윌리엄이 다져놓은 노르만 왕조, 즉 노르만 제국이 그 중심에 있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1987년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노르망디의 옛 도시 캉을 찾았다. 그는정복왕 윌리엄이 묻혀 있는 생테티엔 성당을 찾아 프랑스인들 앞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윌리엄! 당신들의 공작, 우리의 왕, 그리고 나의 조찰스 왕세자는 정복왕 윌리엄의 33대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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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
균형은 다르다. 이 아이디어는 자율과 시장과 자기조정의 힘을 긍정한다. 다만 그런 힘들이 균형을 잃지 않고 작동할 수있으려면 때로 정치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는 ‘영남 지역주의, 수도권 집중, 양극화, 친미 편향 외교라는 불균형 상태와의 싸움으로 점철되었다. 노 전 대통령은 각각의 영역에서 선거제도 개혁, 지역 균형발전, 격차 해소, 동북아균형자론을 내세워 균형의 복원을 시도했다.
미국의 사회운동가 에릭 리우는 정치의 이런 역할을 ‘정원사‘에 비유했다. 정원사는 생태계 자체의 작동에 맡기고 물러나있을 줄 안다는 점에서 20세기 진보주의와 다르다. 하지만 그는 생태계가 잘 굴러가도록 웃자란 개체를 쳐내고 다듬는다는점에서 보수주의와 다르다. 균형이란 아무래도 진보적 개념인 이유가 이제 확인됐다. 진보주의자에게 균형이란 가만히 기다리면 도달하는 물리법칙이 아니라, 힘써추구하고 가지치기를 해줘야 도달할 수 있는 어떤 프로젝트다. 그래서 이것은 정치의 기획이 된다.
천관율

p62
그레타 툰베리가 지적했듯, 기후 문제는 너무 어렵거나 규모가 커서 힘든 게 아니라 단지 희생을 각오하는 순간 생활이 너무 불편해져서 힘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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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국세청 성공스토리 - 두려운 기관에서 사랑받는 서비스 기관으로
레나르트 위트베이.안더스 스트리드 지음, 김지연 옮김 / 세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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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행정에 서비스와 고객의 개념 적용의 원천이었던 스웨덴. 이 책은 납세자를 사냥하던 스웨덴 국세청이 사람에 대한 조직의 기본가치를 바꾸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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