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의 탄생 - 건축으로 만나는 유럽 최고의 미술관
함혜리 글.사진 / 컬처그라퍼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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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나 예술들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영역일까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 아이들의 교육을 지켜보면 학교에서의 예술교육이 많이 없어져가고 그러다 보니 따로 미술이나 예술 교육을 시키는 것을 어찌해야 하나란 고민으로 시작했었다. 미술이나 예술을 추구하면서 사는 것이 직업을 구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거나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것에 유리하지는 않다.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예술이라는 분야를 완전히 무시 할 수 없는가에 대한 것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고대부터 벽화에 그들의 생활상이 그려져 있고, 그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 작품들이 문화유산으로 후손들에게 전해지며 우리는 과거 조상들의 생활을 이해하게 된다. 예술 속에 녹아 있는 그 시대의 정치, 경제, 문화는 활자나 다른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함축하고 시대를 반영함을 경험한다. 그런 예술작품들이 담겨져 있는 그릇인 유럽 최고의 미술관을 만나보는 것. 나름 의미가 있어 보였다.


유럽여행의 단골손님으로 빠지지 않는게 미술관이나 박물관 투어이다. 책에 소개되는 22개 미술관 중 유일하게 가본 곳은 '루브르 박물관'이었다. 세계 최고의 박물관으로 손꼽을 수 있는 루브르는 항상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세계의 유물들이 가장 많이 전시되어 있어 이 곳을 모두 관람하기 조차 힘들 정도의 규모라고 한다. 루브르는 요새로 지어졌던 것이 성으로 개조되어 루이 16세까지는 왕궁으로 사용되었고, 프랑스 대혁명 후 박물관으로 사용되었다. 현대에 들어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프랑스 혁명 200주년 기념으로 추진한 사업(파리를 세계적인 도시로 변모시키는 작업)을 통해 현재의 유리 피라미드가 생겨 난다. 한 국가 최고결정권자의 문화의식 수준이 어떠냐에 따라 후대에 면면이 이어지는 훌륭한 문화유산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전통적인 루브르 궁과 유리 피라미드의 탁월한 조화는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파리의 또 다른 미술관인 퐁피두센터는 현대식 건물로 철제 건물 이미지가 강렬하다. 이 건물 또한 퐁피두 대통령의 적극적인 사업 추진으로 건설된 곳이라 한다.


독일의 '박물관섬'이란 곳은 책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된 곳이지만 많이 인상적이다. 100년에 걸쳐 지어진 이 곳은 다섯 동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구박물관에는 왕가의 예술수집품을, 신박물관에는 고고학 소장품을, 미술을 위한 신전인 구국립미술관엔 당대 최고의 미술품을, 보데미술관엔 조각 작품 전시를, 페르가몬 박물관엔 제우스 신전의 대제단과 프리즈를 전시한다. 긴 시간동안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건축하고, 작품을 수집하는 과정이 놀라웠고, 박물관 건물 자체가 역사이고 예술이었다. 


독일의 미술관 중 또 다른 측면에서 놀라운 곳은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이다. 독일의 부끄러운 과거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곳. 독일인들이 유대인에 대한 속죄의 마음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나치의 대학살에서 희생된 수많은 유대인을 상징하는 곳, 비극적인 역사를 상징하는 설치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테이트 모던'은 과거에는 화력발전소였으나 공해 문제로 문을 닫은 후 도시의 흉물로 방치된 곳을 미술관으로 건립한 곳이다. 그리고 스페인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창의적인 건축설계로 톡특하고 아름다운 건물이 탄생된다. 미술관 건물 자체가 예술작품으로 손색이 없고 많은 메세지를 담고 있었다. 이 두 건축물의 접근방식은 다르나 미술관 하나로 인해 도시가 재도약하고 세계적인 명소가 된 경우다.


개인의 관점에서도 예술은 금전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그것으로 인해 파생되는 효과까지 생각한다면 분명 커다란 이로움일테다. 여기서 민족이나 나라의 차원으로 확장하면 예술은 반드시 장려되고 꽃피워야 하는 분야이다. 그 나라의 문화 예술적 가치가 미래의 경쟁력이 되고, 후대에 물려줄 유산이라는 것만으로도 쉽게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럽 최고의 미술관들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따라가는 과정이 사뭇 흥미로웠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전문가가 아니니 저자의 설명은 여행 가이드의 역할을 톡톡히 해줄 수 있었다. 책의 저자처럼 22개 미술관을 모두 가 볼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몇 군데라도 가보고 싶다. 아는 만큼 보이고, 느껴질 미술관들을 좀 더 깊이 체험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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