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길을 떠나 날다 - 열세 명 어린 배낭여행자들의 라오스 여행기
김향미 지음 / 예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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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과 설레임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문화와 언어, 음식 이 모든 것이 낯설고 처음인 그 곳에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부딪히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여행을 사랑하는 부부가 아이들을 위한 여행학교라는 이름으로 13명의 청소년들과 26박 27일의 긴 여행을 떠난다. 여행 떠나기 6개월전 제주도에서 2박 3일 올레길 도보여행을 하면서 사전준비 모임을 가지고 제주도 여행을 통해 아이들은 라오스 여행에 대한 꿈을 꾸고 결심을 하게 된다.

 

이 여행에서 모든 것은 아이들에게 맡긴다. 환전부터 여행일정과 숙소를 정하는 것, 식당을 선택하는 것과 물건을 사는 것 등 대부분은 아이들 자유이나 약속시간과 매일 일기를 써야 하는 것만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아이들의 의무라고 한다. 여행이 끝난 후 아이들은 그때의 기억을 담은 일기를 보면서 그 당시 내가 이런 생각을 했구나 그때를 떠올리면서 일기를 꼬박꼬박 쓴거를 잘한 일이라고 뒤돌아보게 된다.

 

방콕에 도착하여 치앙마이를 지나 라오스의 국경을 넘어간다. 가장 빨리 편하게 비행기로 국경을 넘을 수 있으나 이들은 5일이나 걸리는 코스로 국경을 천천히 넘어간다. 아이들은 입국서류를 작성하고 5분만에 강을 건너면서 국경을 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방법으로 국경을 넘을 수 있다는 것에 마냥 신기해한다. 아이들이 신기해함은 아마 우리나라의 처한 상황이 인접한 나라가 오로지 북한뿐이고 국경을 쉽게 넘었던 경험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 중에는 여행하면서 서로가 맞지 않아 사이가 불편한 적도 있다. 그리고 음식에 적응을 못해 한동안 밥을 안 먹고 군것질만 한 아이도 있다. 이런 경우 여행을 인솔하는 이모와 삼촌은 크게 나무라지 않고 그 상황을 받아들이게 짧은 조언을 한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믿어준다. 아이들은 그 믿음으로 새롭고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간다. 어른들이 염려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잘 적응하고 스스로가 이루어내는 것들에 만족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 여행기는 잘사는 나라의 문화를 유람하는 것이 아니라 오지라 불리는 나라를 고생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여행을 만들어가고 그 여행의 주인공이 되어 가는 이야기이다. 아마 부모가 함께 했다면 이건 하지마라 저것도 안된다 등의 온갖 잔소리와 아이는 용기를 시험해볼 기회조차 박탈당하며 어른의 인도하에 수동적으로 다니는 여행이 되었을 것이다. 아이들을 기다려주고 참고 멀리서 지켜보는 이모와 삼촌 덕택에 아이들에겐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두려움 조차도 담대히 맞이할 큰 용기를 얻게 된 것이다. 여행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보다 더 큰 무언가를 선물로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간 자신이 만들어놓은 편리함으로부터 멀어지는 대신 불편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여행이 소중한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 낯섦과 불편함 속에서 마주하는 하루하루의 삶들에 대처하다보면,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자신의 명함과 지신을 둘러싼 관계와 심지어 자신의 생각과 성격과 생김새까지도 통째로 다시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그것의 유통기한이 길든 짧든 간에 자신에 대한 무한 긍정과 함께 자기 앞에 놓인 삶을 소중하게 대하는 자세를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여행의 힘'인 듯하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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