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감동하는가 - 클래식계의 괴물 조윤범의 감동 사냥법
조윤범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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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바이올린 연주자,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의 리더이자 편곡자이고, 글을 쓰고, 강의, 웹디자인, 악보편집, 편집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보기 전에 저자에 대해 내가 아는 바는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CBS 아름다운 당신에게라는 라디오프로그램의 주말 DJ 라는 정도였다.

 

프롤로그에서 감동받기 위해선 두 과정으로, 먼저 이해해야 하고, 그것을 공감해야 하며, 마지막의 표현으로 감동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감동은 쟁취하는 것이며, 감동해야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행복의 단계로 가기 위함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책을 읽어갈수록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 되었다. 저자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음악가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다양한 방면의 이력을 가지게 된 이면에는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색깔이 있음일텐데 작가는 너무 색깔이 다양하다. 호기심 많은 순수한 아이가 자신이 관심있고 좋아하는 놀이를 찾아가는 것처럼 주변의 눈과 생각을 의식하지 않고 다양한 자신의 관심사와 일들에 집중하며 추구하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이상적(?)이기도 하다.

 

연주자의 삶 속에서 만나는 여러 모습을 사색을 통해서 엮어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연주자들의 세상과 그들의 유머로 악기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고 (심지어 더블베이스와 콘트라베이스가 동일한 것임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무대에서는 도도하고 당당해 보였던 연주자들의 어려움과 그들의 예술적 감수성이 타고나기만 하거나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오랜시간 훈련된 것이라는 것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개인의 삶에서 음악가가 되기까지의 진솔한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다. 특히 좋은 스승을 만났던 부분들에서는 훌륭한 사람이 되기까지 잘 이끌어주고 멘토가 되어준 분들이 반드시 계셨다는 것이다.

 

자신의 스펙이 될 수 있는 학벌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길에 도전하면서 여러 번 새로운 시도를 하지만 두려움 없이 아니다 생각될 때 멈추고, 자신이 선택한 것을 할 수 있는 용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싶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작가는 자신의 주장을 강한 어조로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복잡하지 않고 간결하게 가능하면 쉽게 전달하면서 현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반드시 피력하면서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다. 웃기는 부분이 아님에도 미소짓게 하는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컴퓨터를 좋아하면서 프로그래머는 매력적인 직업이 아니라는 부분(직업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는 것 알고 있다. )에서 재밌었고(왜냐면 내 직업이니까) 자신이 일하는 분야외에 다른 관심을 두는 다양한 분야가 있다는 것도 나와 비슷해서 약간의 동질감을 느꼈다고나 할까? 암튼 흥미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음악, 음악영화부분에서 소개된 영화 중에 노다메 칸타빌라나 말할 수 없는 비밀이란 작품이 언급되지 않아 약간 서운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어서.

 

한 분야에서 소위 두각을 내고 열심히 달려간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만이 이루어낸 업적과 그 일에 대한 사랑과 아직도 꺼지지 않은 열정이 있다는 것 이것이 공통점인 것 같다. 이 분은 한 분야는 아니지만 신이 주신 또는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 다양한 분야이지만 이번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음악이나 미술, 문화작품뿐 아니라 예술가를 바라볼때도 그 사람의 역사를 알고 봐야만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여기서도 통한다.

 

이 책으로 연주자들의 삶을 연주의 세계를 그리고 그 주변의 삶들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작가의 특별한 삶을 나도 조금이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책의 내용 중 기억에 남는 글을 옮긴다.(p85)

음악은 돈과 성공 그 이상의 무엇이다. ‘은 그것이 지닌 가치를 이용해 다른 것과 교환하기 위한 수단이며, ‘성공이란 어떤 것을 포기하지 않고 이뤄낸 결과다. 이 두 가지는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며, 음악을 한다는 것은 그것을 증명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고, 당신의 아이를 인생에 감동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면 우리는 음악을 가르쳐야 한다. 음악을 모르고도 살 수는 있다. 인생의 정수를 모르고도 숨을 쉴 수는 있으니까. 그러나 그런 삶을 대물림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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