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틱낫한 지음, 정윤희 옮김 / 성안당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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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간절히 원해서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그것을 이루었는데, 이루고 난 뒤에 밀려드는 공허함을 주체하기 어려울때가 있다. 과연 그것의 정체가 무엇일까? 내 손에 있을때는 귀하지 않고, 저 멀리 있어야만 귀하게 느껴지는 걸까? 삶을 살아가면서 무엇을 중요한 가치로 두고, 그것을 중심으로 판단하며 나아가느냐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 중심이 돈인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버는 것이 절대 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베푸는 삶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사람은 가지는 것보다는 나누어 줌으로 더 큰 기쁨을 누리며 선이라 믿을 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가치관은 개인의 선택과 의지에 의해 행동으로 표출되고 그것이 삶으로 이어진다.



그 삶을 어찌 살아갈지에 대한 지혜가 이 책에 담겨 있다. 틱낫한 스님의 50년 동안의 가르침과 사회참여, 명상 등 실용적 불교의 역할을 보여 주셨고, 그의 가르침을 받은 수도승들이 이 책의 편집 작업에 참여했다. 마음 다함의 삶의 지혜와 플럼 빌리지 수련원에서의 21일간의 연수과정을 중심으로 책 속에 담겨 있다.



공(空)

일반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비움의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언가 비우기 이전에 존재를 해야만 그것을 비우는 것이고, 존재는 홀로 섬처럼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서로 어울려 존재하는 것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서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내가 있다"라고 말씀하신 것도 살아있음이 끝나 죽더라도 존재는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에너지 보존법칙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무상(無相)

하늘의 멋진 구름을 바라보다 시간이 흘러 구름이 보이지 않으면 구름이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름이라는 본질은 그곳에 여전히 존재하며 외형만 변화된 것이다. 인간이 태어나 외형이 변하듯이 삶과 죽음도 변화의 연속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몸은 물질적 에너지의 집합인 육신이다. 그것과는 다른 측면에서 여덟 개의 몸을 설명하는데 인간의 몸, 부처의 몸, 영적 수행의 몸, 공동체의 몸, 외부의 몸, 연속적인 몸, 우주적인 몸, 궁극의 몸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부를 살피거나 자연을 바라보는 것으로도 우주의 본질에 닿을 수 있다. 


무원(無願)

우리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더 도약하고 발전하고자 한다. 성공하고자 하는 욕망 덕택에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기도 하는데, 무원은 바라는 바가 없이 무언가를 쫒지 않음이다. 현재에 집중하기 위한 멈춤 그리고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과 평화를 경험할 수 있다.


무상(無常), 무욕(無欲), 내려놓음, 열반의 경지일곱가지 삶의 지혜들로 구성되어 있다. 일곱가지 지헤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만으로 실천할 수 있는 개념은 아니다. 어찌보면 간단하고, 그것을 실천하려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명상이라는 것을 직접 실천하지 않았기에 생기는 괴리감인듯 하다. 무언가에 늘 쫓겨서 바쁘게 살지만 정작 내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회의가 들고, 앞으로 맞이할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워질때 이 책은 큰 위로가 되어줄 것 같다. 삶도 죽음도 같은 연속상이며 다른 형태일뿐이라고.



"나는 이제 급하게 달리지 않겠어. 나만의 방식으로 살 거야. 내게 주어진 잠깐의 순간과 걸음 하나도 놓치지 않겠어. 그렇게 한 걸음마다 느낄 수 있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즐거운을 되찾을 거야. 이제부터 나에게 주어진 삶을 최대한 만끽하면서 살겠어."

 (맺는 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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