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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출발하는 롤러코스터 옆의 진행요원처럼, 얀 마텔은 책을 읽기 시작할 독자들을 친절히
맞이하고 배웅한다. 나의 철학, 나의 고민, 나의 생각의 진수에 온 걸 환영해. 재밌게 즐기고 충분히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
작가 얀 마텔이 <파이 이야기>를 쓸 때부터 구상했다는 이 책 속엔 평소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주제인 '신과 믿음', '삶과 죽음', '종교'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있다. 나도 즐겨 생각하는 주제이기에 호기심이 일었으나,
이 책은 그리 쉽게 의미를 내어주지 않는다.
롤러코스터를 처음 타면 무섭기만 무섭고 안전바만 꽉 쥔 채 다시 돌아오게 된다. 여러 번 타야
높은 곳에서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생기고 안전바를 놓고 소리를 지를 용기도 생긴다. 이 책도 그랬다. 처음엔 형용사로만 느껴지던 감상이 책을 한
번 다시 읽을 때마다 명사와 동사를 가지고 온전한 문장이 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쉬운 책은 분명 아니다. 사실
'답'이 없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이고, 어느 이야기건 한 가지 답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니까 완벽히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이나 자책은
버리기로 했다. 지금 내가 온전히 느끼고 이해하는 것. 그게 중요한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