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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뿐사뿐 따삐르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10
김한민 글.그림 / 비룡소 / 2013년 3월
평점 :
사뿐 사뿐 따삐르
김한민 글.그림/비룡소펴냄/양장제본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인해 아랫층에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치고 사는 우리집. <사뿐 사뿐 따삐르>(비룡소, 2013)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었어요. 그후 아이들이 밤늦은 시간에 뛸라치면 "사뿐 사뿐"을 외친다죠. 그러면 어느새 아이들은 엄마가 알려준데로 까치발을 들고서 키득거리며 사뿐 사뿐 걷는답니다. 책이 아니었다면 아이들에게서 기대하기 힘든 행동이었을거에요. 가끔이지만 입으로 사뿐사뿐이라고 말하며 겅중거리듯 걷는 아이들의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웃음을 자아냅니다.
이 책은 늘 시끌벅적한 말레이지아 밀림에 사는 다른 동물들의 시끌벅적함과 달리 늘 살금살금 지나다니며 이웃을 배려하고 꽃한송이 밟게 될까 조심하는 따삐르라는 동물의 생활상을 통해 타인배려의 마음을 알려주고 있어요. 스토리 외에도 흥미로운 점은 우리에게 친숙한 동양화 기법의 수묵 담채 느낌으로 정글을 표현해냈다는 점입니다. 울창한 밀림을 표현하자면 자칫 동물들의 표정이나 몸짓이 돋보이도록 표현되기가 쉽지 않을수도 있는데 책속 그림은 수묵 배경에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돋보이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동물들의 생생한 몸짓과 표정이 더욱 도드라지게 표현되어 생생함이 느껴집니다. 특히 책의 후반부에 사냥꾼이 나타나 총을 쏘는 장면이 있는데요 이때 '탕! 탕! 탕!' 총소리 부분에서 먹물이 흩뿌려지는 기법은 긴장감을 더욱 높이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참 재미있는 발상이란 생각이 드네요.
사실 저도 따삐르라는 동물은 처음 접해보았습니다. 이 책을 읽기전엔 전혀 생소했죠.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따삐르의 생활습성도 알게 되었고,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고난후 실제 모습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도 꽤 컸답니다. 따삐르라는 새로운 동물을 알게된 점, 따삐르의 행동을 통해 타인배려의 중요성에 대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된 책이었네요. 그리고 '사뿐 사뿐'이라는 이쁜 우리말을 배운점도 참 좋았어요. 3세이상 유아에게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