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세계 거장들의 그림책 5
로버트 프로스트 글, 수잔 제퍼스 그림, 이상희 옮김 / 살림어린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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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장황한 몇 페이지의 글보다 함축적이지만 간결한 글 몇줄이 가슴을 더욱 울리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  18줄의 글과 17편의 그림으로 마치 하얀눈이 소복이 쌓여가고 있는 숲가에 서서 행복한 마음으로 눈을 맞이하는  상쾌하고 행복한 그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분명 행운입니다.  글과 그림만으로 어린시절에나 느낄 수 있었던 행복감을 맛볼 수 있다니요.  오래도록 제 곁에 있어줄 책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살림어린이, 2013).

 

이 책은 20세기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퓰리처상을 네 번이나 수상한 로버트 프로스트의 작품입니다.     로버트 프로스트는 누구나 흔히 쓰는 평범한 단어와 리듬과 깊은 생각을 시에 담아 온 세상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시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명성이 높습니다.  이 작품이 바로 그러한 그의 정신세계, 작품세계를 잘 보여준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림 또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린날 마냥 행복한 기분으로 눈을 맞이하던 그 기분을 떠올리실 수 있으시겠는지요?  그 기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멋진 그림 17편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책속 그림을 통해 저녁숲에 멈춰 서서 쌓여가는 눈을 즐기는 농부의 모습을  잘 담아냈습니다.  그림을 그린 수잔 제퍼스는 우수한 그림책 작가에게 주어지는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저력있는  작가입니다. 책의 후미에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인의 작품을 만나 멋지게 어우러질 그림을 그리게 된 과정에 대해 살짝 들려주고 있는데요 이 글 마저도 운치있게 다가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가 제 아무리 멋진 시를 지었다 해도 우리말 번역이 매끄럽지 못했다면 시를 읽는 즐거움이 그만큼 크지 않을 수 있는데 이 시가  고소하고 담백하다고 느껴지는것은 번역의 힘이 컸다는 생각도 드네요. 번역 작가 이상희님께도 특별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글은  '보석처럼 소중한 주디스에게'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나이 지긋한 농부가  어둠이 내려 앉는 눈 내리는 겨울 숲가에 멈춰섭니다.  나이든 농부는 눈 내리는 겨울숲의 아름다움에 흥겨워 그만 눈밭에 펄쩍 드러누워  행복한 얼굴로 겨울 숲을 만끽합니다.  하지만 농부와 함께인 어린 말은 농부의 기쁨을 알리가 있을까요.  그저 방울만 딸랑일 뿐입니다.  그리고 숲엔 말방울 소리 말고는 스쳐가는 바람소리뿐입니다. 하지만 농부는 이 겨울숲에 욕심부리지 않고 가던 길을 마저 떠납니다.

 

  

이 작품을 읽고난후 저는 어린시절 눈이 내리면 무작정 좋았던 그 날들이 떠올라이 책을 가슴속에 품어봤어요.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눈이 내릴때마다 다음날  질컥거려 불편해질 출근길만을 걱정하던 제 모습이 떠올라 잠시 부끄러웠지요.  하지만 제가 지금 사는 곳이 도시가 아닌 농가가 있는 자연의 근처 어디즈음이라면 저 또한 로버트 프로스트와 같은 행복감에 젖었을 감성을 지닌 사람임을 새삼 떠올리게 해준 책입니다.  그만큼 로버트 프로스트는 대문호답게 평범한 언어와 감성을 특별한 그 무엇으로 만들어내는 대단한 힘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책을 읽고 도움 받을 연령은 굳이 설정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글을 읽을 줄 모르지만 부모님이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일을 즐기신다면 어린 유아부터 성인까지 두루 읽어야 할 대단히 멋진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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