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할아버지가 왔어
쉬내즈 G 낸지 글, 첨 맥레오드 그림, 박정은 옮김 / 풀빛미디어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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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할아버지가 왔어

 

지은이 쉬내즈 G 낸지/그린이 첨 맥레오드/옮긴이 박정은/풀빛미디어 펴냄/양장제본

 

 

 

어느날 '외계인'과 '괴물'이 한 집에서 동거를 시작합니다.  괴물은  외계인을 우주에서온 존재라고 자신의 친구들에게 떠벌립니다.  괴물이 표현하는 외계인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얼굴에는 지렁이 발자국이 나 있고, 몸은 레고 블록 같고 틀니를 쑥 빼면서 '이건 내 밥 친구다.'라고 말한다는 군요. 가발을 훌렁 벗으면서 '요건 내 털옷이지'하고 자랑한답니다. 게다가 다리가 세 개라고 말합니다. 정말 외계인에서 왔나봅니다.

 

그럼 외계인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외계인에게도 친구가 있습니다. 외계인은 자신의 친구들에게 말합니다. 잔망스런 괴물은 정글 아니면 동물원에서 왔을거라는군요.  몸을 이리저리 꼬아서 글자를 만들고는 자신에게 맞혀 보라고 떼를 쓴다고 하네요. 게다가 손으로 걷기 까지 한다네요. 진짜 괴물입니다.

 

그후로도 외계인과 괴물의 서로에 대한 투덜거림은 계속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들의 동거가 계속되면서 외계인과 괴물은 서로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도움을 주기도 하며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되어갑니다.  그러더니 급기야 괴물은 외계인이 꼬옥 안아주고, 전쟁 얘기도 들려줬다면 외계인을 '영웅'이라고 친구들에게 자랑합니다.  그리고 외계인은 괴물이 울적한 날에 함께 있으면 따뜻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는 존재라고, 그리고 자신이 직접 하기 힘든 레슬링, 축구, 야구도 컴퓨터 안에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천재라고 친구들에게 말합니다.

 

그러고는 어느날 괴물이 친구들에게 들떠서 소리칩니다.

"나 굉장한 걸 알아냈어! 언젠가 나도 외계인이 될거야. 세상에서 젤 멋진 우리 할아버지처럼!"

외계인도 나즈막이 이야기하죠.

"예전엔 나도 괴물이었지. 내 손자 지우처럼 말이야."

 

<우리 집에 할아버지가 왔어>(풀빛미디어)에 나오는 외계인과 괴물은 다름 아닌 할아버지와 손자 지우입니다.  저도 어릴때 잠깐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적이 있었어요.  늘 말씀이 많으셨던 할머니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저는 책속 주인공 지우처럼 외할머니를 외계인 취급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외할머니와 오랜시간 함께 지내다보니 누구보다도 저를 사랑하시는 분이란걸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외할머니와 저는 단짝 친구가 되었죠. 함께 산책도 하고, 맛있는것도 함께 나누어 먹고 잠도 함께 잤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참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처음부터 좋은 관계로 출발한것이 아닌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던 조손간의 관계가 함께 생활하면서 어떠한 계기를 맞게 되고 그로써 부정적인 관계에서 긍정적인 관계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면서 흐믓함을 맛볼 수 있었거든요.  

 

특히 너무 많은 나이차이로 인해 또는 급속도로 변하는 세상이기에 조손간에 서로 맞지 않으면  관계가 더더욱 껄끄러워질 수 있습니다.  혹시 할아버지 할머니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어려워하는 어린이가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이 책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미운점보다는 고운점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손자들에게는 언젠가는 자신도 늙어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은 존재가 되며 또 할아버지 할머니 또한 어린 손자처럼 잔망스럽던 어린시절이 있었음을 깨닫도록 해주지요.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몰랐던 점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부분을 깨닫게 해주는 현명함이 녹아 있습니다.   혹시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잘못된 점을 반성하는 어린이라면 할아버지 할머니께 한 번 읽어보시라고권하는것도 참 좋을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연령은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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