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밥먹어!
윤정 글/백은희 그림/푸른숲 주니어 펴냄/양장제본
올해 4세인 우리 아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한 집에서 삽니다. 아이는 식사시간이 되면 할아버지께 "할아버지 진지 드세요.라고 말씀 드립니다. 하지만 이렇게 깍뜻하고 예의 바르게 말씀드리기 시작한것은 불과 몇달 되지 않았어요. 얼마전까지만해도 "할아버지 밥먹어"라고 말씀드리곤 했는데 이젠 어른들께 높임말 쓰는 것을 가르쳐야 되겠다 싶어 처음 시도한 말이 "할아버지 진지 드세요." 였지요. 다행히 아이는 딱 한번 알려준 그말을 명심해서 듣더니 식사시간이 되면 "할아버지 진지 드세요"라고 하네요. 늘 "할아버지 밥먹어" 하던 녀석이 "할아버지 진지드세요."라고 말씀드리자 할아버지는 그런 아이가 그저 기특하신지 만면에 웃음을 가득 머금으시고 늘 식사를 시작하시네요.
'세살 버릇이 여든 간다'는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이는 어릴때 몸에 베인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좋은 습관이 몸에 베면 긍정적인 의미로 쓰일 수 있는 속담이지만 자칫 좋지 않은 습관이 몸에 베면 부정적인 의미로 쓰일 수 있는 속담이어서 어릴때 습관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얘기를 할때 자주 쓰는 속담이지요. 말도 마찬가지일것입니다. 어릴때부터 바른말이나 예의 바른말 쓰는것이 몸에 베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높임말 쓰는 일이 자연스럽지만 어릴때부터 바로잡지 못하고 반말 쓰는 일이 일상화가 되면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의 부모님이나 어른들께 높임말 쓰는 일이 어색해서 반말을 쓰게되어 주위사람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더러 생기지요.
높임말 쓰기는 어릴때부터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 아이들의 첫 높임말 선생님 역할을해줄 재미있는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바로 출판사 푸른숲 주니어에서 펴낸 <할아버지 밥먹어!>라는 책인데요 그림도 참 정겹고 글도 배울점이 많으면서 우리아이들이 받아들이기 쉽게 만들어져서 참 유익한 책이네요. <할아버지, 밥먹어!>는 7살짜리 단아가 할아버지 생신을 맞아 생신선물을 준비하고 아빠 엄마와 함께 할아버지댁을 찾아 생신을 축하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높임말과 낮은 말을 써야 하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들려주어 우리 아이들이 받아들이기 쉽게 되어 있네요. 그리고 어려운 높임말이 아닌 우리 아이들이 자주 쓰는, 처음 배우기에 적합한 단어들이 상황에 맞게 배치되어 있어서 일단 난이도가 적절하다고 생각되네요. 그리고 높임말과 그에 대비되는 낮은 말의 단어 색깔을 강조하여 두었기에 아이들의 이해를 돕기에 아주 좋습니다.
책의 맨 뒤에는 예사말과 높임말의 적절한 예를 다양하게 들어놓았어요. 부모님과 함께 이 책을 읽고 아이에게 숙지 시킨후 퀴즈형식으로 맞추기 놀이를 해보아도 너무 재미있을듯 합니다. 아직 글씨를 모른다고 해도 충분히 놀이가 가능할 것같아요. 그리고 이 책을 구입하면 낱말카드가 부록으로 달려있어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네요. 카드형식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소지하고 다니며 읽거나 외우기에도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높임말을 가르쳐야겠다싶으면 보통 부모님들이 일일이 말씀으로 알려주시는데요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잔소리로 듣기도해서 교육효과가 반감되기도 하는데 이 책을 먼저 읽힌다면 우리 아이들이 높임말을 참 재미있게 배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림도 글도 재미있어서 참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