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223
우리들의 특별한 버스
밥 그레이엄 그림・글 / 엄혜숙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양장제본
아이와 함께 만나본 <우리들의 특별한 버스>는 2012년 올해의 호주 아동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걸작중 걸작입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 살아가는 우리들은 가족이나 이웃과 과연 얼만큼의 소통과 대화를 하고 살아갈까요. 출판사 시공주니어에서 펴낸 <우리들의 특별한 버스>는 낡고 오래된 버스를 통해 이웃과 가족과의 소통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담은 멋진 책입니다. 아이는 이 책을 읽고 나더니 책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이 책을 안고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그후로 며칠동안 계속 이 책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버스책"이라며 책을 찾네요. 이 책은 어른과 아이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특히 제가 너무 좋아하는 시공주니어 책이라 더욱 애착이 가네요.
우리 가족은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 살고 있지만 앞집을 제외하고는 위아래층에 누가 사는지도 모습니다. 일년이 가도 얼굴도 볼 수 없지요. 참 삭막하고 건조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요. <우리들의 특별한 버스>속에 나오는 동네 사람들도 이 특별한 버스를 만나기전엔 아마도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텐데 말 그대로 정말 '특별한 버스'를 매개로하여 서로 소통하고 나누며 사는 삶을 알게 되지요. 그런면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꼭 읽혀야할 필독서란 생각이 드네요. 점점 개인주의가 심화되어지고 심지어 이기주의까지 만연해지는 세상에 이웃과의 소통이 주는 따뜻함을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배우게 해야 하니까요.
어느 날 아침 스텔라의 집앞에 낡은 버스가 한 대 서 있습니다. 낡고 오래된 버스는 'heaven(천국>'이라는 간판이 붙어져 있어요. 낡고 지저분한 버스가 천국이라니. 그러나 동네 사람들은 이 낡고 오래된 버스를 매개로하여 서로 소통하고 마음을 묶는 장소가 됩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버스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그들의 물건을 하나씩 가져 와 버스를 그들만의 장소로 꾸밉니다. 어떤 공감이 생긴것이겠지요. 그리고 버스안에서 그들은 추억을 같이 나누고 소통하고 공감합니다. 심지어 새들도 버스 엔진에 둥지를 틀고 달팽이들도 모여드는 그런 공간이 되지요. 버스는 너무 낡고 오래되어 사실 버려져야 마땅하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동네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바뀌었기 때문에 버스가 특별해진것이죠. 소통의 장, 교감의 장, 공감의 장이 된 특별한 버스.
하지만 동네 사람들의 마음속의 휴식처 같은 버스가 규정위반이라는 명목하에 견인차에 의해 폐차장으로 끌려가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후 책의 주인공인 스텔라와 마을사람들은 우여골절 끝에 다시 버스를 되찾아 오고...그전보다 더욱 편안한 장소가 되어준 <우리들의 특별한 버스>.
그림과 글의 편집에서 자유로움이 느껴져서 참 좋네요. 호주 아동문학상 대상의 명성에 걸맞는 글과그림. 우리 아이들에게 꼭 읽혀야할 필독서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우리 아이는 이 책을 읽더니 기어코 또 안고 잠자리로 듭니다. 낮엔 이 책을 읽고나서 "우리 동네에도 버스로 만든 놀이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더군요. 책속에서 일어난 일이 실제로 우리 동네에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상상을 잠시 해보았어요. 그렇게 된다면 우리 아이들에겐 지금보다 친구가 훨씬 많아지겠죠? 우리들이 사는 세상에도 이렇게 소통의 장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