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할아버지
글.그림 마르타 알테스/ 노은정 옮김/양장제본/사파리 펴냄
우리집은 엄마인 제가 직장생활을 하는 관계로 시부모님께서 두 아이를 돌봐주고 계십니다. 두 아이에게 할아버지 할머니는 아빠, 엄마 만큼이나 소중한 분들이시고 더없는 사랑을 주시는 분들이시지요. <우리 할아버지>란 책은 이런 할아버지 할머니의 크고 깊으신 사랑과 그런 할아버지 할머니를 깊이 사랑하는 아기곰에 관한 이야기에요. 너무 사랑스럽고 따스하고 애잔해지는 느낌의 동화책입니다. 글밥이 많지 않지 않아 3~5세 대상의 유아에게 적합한 책이에요. 이 책은 아빠 엄마가 아이에게 직접 읽어주시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크고 깊으신 사랑을 잘 알려주신다면 조손간의 사랑을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것 같아요. 우리집 같은 경우 할머니께서 아이들에게 책을 자주 읽어주시는데 아마도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시면서 혹시 눈물을 훔치시진 않으실까 걱정도 살짝 되네요. 그만큼 잔잔하면서도 꽤 감동스러운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 마르타 알테스(www.martaltes.com)는 제가 얼마전 읽었던 <안돼!>의 작가에요. 그는 스페인 출신으로 캠브리지 대학교 일러스트레이션 석사 졸업 작품으로 <안돼!>를 발표하자마자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 에그몬트사에서 주관하는 에그몬트 어워드에서 2011년 최우수 신인작가상을 수상했다고 해요. 그의 책은 그림과 글이 단순하면서도 따스해 유아들에게 명쾌하면서도 편안 잘 전달될것이라고 생각되네요.
지팡이를 짚고 안경을 쓴 할아버지 곰과 그의 어린 손자 곰이 등장합니다. 자꾸 늙어가는 할아버지. 꼬마 곰은 할아버지를 사랑합니다. 할아버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꼬마 곰. 그런데 할아버지 곰은 가끔 꼬마곰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럴땐 꼬마곰이 할아버지를 꼭 안아 주지요. 할아버지가 비교적 덜 늙으셨을땐 함께 이곳저곳을 다녔지만 부쩍 연세가 드시고서부터는 할아버지는 집안에서도 길을 잃을 정도로 정신과 육체가 노쇠해지셨지요. 하지만 꼬마곰은 그런 할아버지를 영원히 사랑합니다. 왜냐구요? 할아버지니까요....





자신을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해주시고 또 사랑하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다는것은 크나큰 축복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은 아빠 엄마의 사랑과는 또 다른 더 깊은 무엇이 있으니까요.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축복받은 아이들인가라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엄마인 저는 더욱 숙연함을 느끼게 되었구요. 아이는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었어요. 우리 아이는 아직 어려서인지 책속에서 할아버지가 집안에서 길을 잃어버린다는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자신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큰소리로 외치네요. 그러더니 할머니께 달려가서 뽀뽀를 하는 녀석. 역시 책의 힘은 큽니다. 이렇게 바로 몇 페이지의 그림과 글만으로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큰 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니까요. 하지만 엄마인 저는 할아버지가 집안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꼬마곰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부분에서 살짝 슬픔을 맛보았네요.
요즘은 핵가족화로 인해 할아버지 할머니를 자주 만나뵙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지만 거꾸로 워킹맘의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하루 종일 돌보아주시는 경우도 많지요. 우리집 같은 경우 후자에 속하기에 아이들이 조부모님의 사랑속에서 자라니 이 책을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겠지만 조부모님을 자주 뵙지 못하는 아이들의 경우는 다시 한번 할아버지 할머니를 그리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것 같아요. 엄마에게는 시부모님과 친정부모님을 떠올려볼 수 있는 숙연함을, 아이들에겐 조부모님의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 <우리 할아버지> 유아들에게 꼭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