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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말이 불쑥 ㅣ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20
오드리 우드 글, 돈 우드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쁜 말이 불쑥
오드리 우드 글/오드리 우드, 돈 우드 그림/천미나 옮김/책과콩나무 펴냄/양장제본
출판사 책과콩나무에서 책콩 그림책 시리즈 스무번째 책으로 펴낸 <나쁜 말이 불쑥>. 이 책은 칼데콧 수상작가, 오드리 우드와 돈 우드 부부가 함께 만든 그림책이에요. 국제도서학회 아동도서위원회 어린이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고 미국 서점협회 선정도서, 미국 영어교사협회에서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한 책이라고 하네요. 과연 책을 읽어보니 그 명성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그림과 글이 아주 멋진 책입니다.
얼마전 우리집엔 아주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제 갓 4살된 딸아이의 입에서 갑자기 욕이 튀어난온 것이지요. 아이가 욕을 배우게 된 배경을 짐작해보니 그 원인에는 아빠와 엄마가 있었어요. tv를 시청하며 뉴스에 보기 싫은 정치인들이 나오면 "xx놈" 이라는 한 두 마디 욕을 뱉었던게 원인이었지요. 아이가 옆에 있었음에도 무심결에 뱉었던 욕이었는데 그 욕을 아이의 입을 통해 듣고보니 마치 상대방을 향해 쏜 화살이 내 가슴으로 다시 날아와 박힌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뜨끔함을 넘어 경악 그 자체였으니까요. 즉시 '아빠 엄마의 잘못이다'라고 아이에게 사과를 한 후 다시는 욕이나 나쁜말은 우리 모두 쓰지 말자고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다지요. 그러고 나서 며칠후 <나쁜 말이 불쑥>을 만났어요. 아주 큰 행운이었지요. 그 일이 있은 후 며칠 지나지 않았기에 아이가 아직 그일을 기억하고 있었으니 더없이 좋은 기회였어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니 아이는 그제서야 욕이나 나쁜 말이 다른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할 수도 있고 또 나쁜말은 언제나 불쑥 튀어나 올 수 있다라는 사실을 깨달은것 같았어요. 그리고 책에서 '나쁜말'을 온몸에 가무잡잡한 털이 덥수룩하게 난 흉측한 녀석으로 표현했기에 아주 미워하고 가까이 하면 안되는 대상으로 확실히 인식한듯 합니다. 역시 책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이 책에는 난생 처음 나쁜 말을 듣고, 나쁜 말을 쓰게 되는 엘버트가 나옵니다. 엘버트는 정원 파티에서 누군가 내뱉은 나쁜 말을 들었지만, 그 말이 나쁜 말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 말은 그저 엘버트가 처음 들어본 말 중의 하나일 뿐이죠. 마치 우리 아이를 보는것 같았어요. 그래서 엘버트는 대수롭지 않게 그 나쁜 말을 사용하게 되고, 엄마에게 혼이 나죠. 하지만 한 번 엘버트의 입에서 나온 나쁜 말은 더 커지고 흉측해진 모습으로 자꾸만 불쑥불쑥 튀어나오려고 합니다. 나쁜말은 한 번 하기가 어렵지 그 뒤엔 자꾸 하고 싶고 더 험해지는 경향이 있지요. 그림책의 첫 페이지 장면을 보면 정원 파티에 많은 어른들이 모여 대화를 하고 있는데 웃고 있는 어른은 한 명도 없어요. 모두들 기분이 안 좋은 듯 우울하고 슬픈 표정이거나, 찌푸린 얼굴을 하고 있지요. 그렇게 찌푸리고 있는 어른들 사이에서는 아마도 나쁜말, 남을 시기하는 말, 험담하는 말들이 오고 가고 있을거에요. 그러면서 어린 앨버트는 어른들 사이에서 나쁜말을 수도 없이 들었겠죠. 그러다 나쁜말은 앨버트의 입에서도 불쑥 튀어나오고 맙니다. 앨버트는 무언가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정원사에게 갑니다. 정원사는 앨버트가 나쁜 말 병에 걸렸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신비의 컵케익을 만들어 주지요. 그 케잌을 남김 없이 먹고난 앨버트는 다시 파티장으로 가고 아까와 같은 상황이 다시 재연되지만 이젠 앨버트는 나쁜말을 쓰지 않게 됩니다.
저는 <나쁜 말이 불쑥>을 통해 지혜 한가지를 배웠네요. 주인공 앨버트가 자꾸만 나쁜 말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려고 하자 나쁜 말 대신 ‘샛별, 구름, 꽃, 솜사탕, 씨앗, 강아지!’를 크게 외쳐요! 앞으로 저도 아이와 약속을 할 까 합니다. 안 좋은 감정을 표현할 때 나쁜 말 대신 외칠 말을 아이와 함께 정하려구요. 가령 ‘이쁜 똥덩어리’ '귀여운 코딱지' 같은 말을 정해 아이가 화가 날 때, 여러 번 크게 외치게 해 보려구요. 아이는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리고 또한 자신의 감정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제게 유익한 지혜 한가지를 알려준 <나쁜 말이 불쑥>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