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늑대야 울지 말고 노래해!
글,그림 최영란 / 출판사 노란돼지 /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16_표현력 키우기, 정체성 찾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친구들과는 다른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 늑대가 다른 친구들을 만나 우여곡절을 겪고 난 후 자신만의 노랫소리를 통해 행복해지고 늑대다움을 찾아가는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다. 먼저 그림에 대한 얘길 해보고 싶다. 최영란 작가의 그림은 섬세하고도 발랄하다. 각 페이지를 채우고 있는 그림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의인화된 각 동물들의 표정이며 배경이 매우 디테일하다. 동네를 묘사한 그림, 농장을 표현한 그림, 요리를 하고 있는 돼지의 부엌그림 등등... 각 페이지마다 정성들인 그의 그림에 감탄사를 절로 나온다. 특히 작고 섬세한 것에 더욱 주목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선사할것이다. 분명 이 동화를 읽는 아이들이라면 그림책에 나와 있는 독특한 그림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이다. 독특한 그림에 매료되어 저자의 약력을 찾아보니 서양화를 전공했고 오랫동안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려왔으며, 지금은 아이들을 위해 재밌는 이야기를 쓰고 행복한 그림그리기를 하고 있다고... 이 책의 그림을 보면 저자가 오랜동안 아이들 그림에 얼만큼 정성을 쏟고 있는지 그 열정과 내공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하지만 전하려는 메세지는 뚜렷하다. 혼자 살던 늑대가 동물 친구들의 마을에 이사를 왔다. 늑대는 보름달만 뜨면 합창을 하는 친구들이 부럽다. 늑대 자신도 흥도 나서 자신에 흠뻑 취해 노래를 불렀더니만 친구들이 일순간 고요해지더니 "늑대야, 울지 말고 노래해."라고 한다. 그후 늑대가 열심히 노래를 할때마다 "늑대야 울지 말고 노래해!"라는 친구들의 목소리가 메아리쳐 온다. 자신의 노랫소리에 실망하고 부끄러워진 늑대.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동물 친구들을 하나씩 찾아다니며 노래의 비결을 묻고 연습한다. 하지만 친구들을 아무리 따라해도 부족한 그무엇 때문에 동물 친구들로부터의 노래 전수는 매번 실패로 끝난다. 낙담해서 혼자 울고 있는데 그 소리를 듣고 예쁜 여자친구 늑대가 노래를 배우고 싶다고 찾아왔다. 다시 보름달이 뜨는 밤 늑대는 예쁜 여자 늑대와 함께 즐겁게 노래를 부른다. 낯설기만 했던 늑대의 노랫소리가 언제부턴가 동물 친구들에게도 정겹게 들리기 시작한다. '늑대다움'을 찾은 늑대는 그 후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이 가장 멋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수탉처럼 노래하고 싶어서 수탉을 따라 한 발로 꼿꼿이 서고 목도 하늘을 향해 곳꼿이 세우며 한껏 목청을 돋궈 노래 부르는 늑대.
"꼬끼오오오~~~ 아호오오오~~~!"
하지만
수탉 왈 "이상해. 그건 수탉답지 않아."
늑대야~ 울지 말고 노래해!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책을 듣고 있던 딸래미 왈
" 왜 늑대는 아오오오~ 하고 안울고 자꾸 딴소리로 우는거지?" 한다.
이 동화책을 몇번 읽어줬더니 제목과 내용을 통째로 외워버리더니 나름 자기 방식으로 해석해버린 녀석.
이것이 바로 교육의 효과인가..... ^^

자신의 정체성은 비단 어린이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어른들이 비일비재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체성이란 나보다 공부를 더 잘하는 xx처럼 되고 싶다도 아니고, 나보다 달리기를 더 잘하는 xx처럼 되고 싶다도 아니고, 바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아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인간은 누구든 남보다 잘하는 것이 있으면 남보다 부족한것도 있기 마련이다. 자신의 장점을 찾는 일에 열정을 쏟지 않고 자신이 남보다 조금 부족한것만 생각하며 열등감에 시달리는 일은 어리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다. 특히 어린 아이일수록 이러한 열등감에 사로 잡히기 쉽다. 부모들이 아이 자신의 정체성을 바로 잡아주고 아이의 장점과 특기를 잘 살려줄 수 있어야 한다. 아이에게 '자신다움을' 인정하는 일, 정체성에 대해 알려주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면 <늑대야 울지 말고 노래해>를 아이와 함께 읽고 이 동화속에서 늑대가 결국 어떡게 "늑대다움"을 긍정하고 자신을 찾아가는지, 아이는 또 스스로 어떻게 '자신다움'을 찾아가야 할지 대화해 본다면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될것이다. 그림과 글이 독특하고 즐거운 책 <늑대야 울지 말고 노래해>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최영란 작가의 다른 작품도 설레는 마음로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