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도 장녀인지라 제목부터 끌렸던 책이다. 조금은 내용이 뻔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왠걸.공감가는 사건들, 그 안에서의 대화들, 그로부터 파생된 감정..모든 일들에서 동일하기는 힘들지만책 안에서 작가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일명 K-장녀들이라면 (혹은 장녀가 아닐지라도) 깨닫고 있던 부분이든 아니든충분히 아- 하며 끄덕일 수 있는 내용들이 적혀 있다.개인이나 가정 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사회문제임을 제대로 짚어내는 말에해결되려면 아직은 요원하지만 내 속이 다 시원하더라는.에필로그에서 작가는 이야기한다.유교문화와 집단의 이념 속에서 자란 우리의 부모 세대에게는 ‘나’의 소외와 희생이 당연했다.그런 세대의 감정을 먹고 자란 다음 세대의 K-장녀가 바로 우리들이다. 그동안 이유를 몰랐던 힘듦의 뿌리를 파헤쳐보며 이런 문화 속 감정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다음 세대의 아이들을 잘 양육하기 위해 마음챙김의 여정을 시작했다고.늦은 때는 없으니 마음챙김을 하라고.비슷한 부분에서 아팠던 마음들이 모여대물림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면아래 세대들에겐 이런 힘듦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생기고현재 상황의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스스로의 마음도 챙길 수 있는.진정한 ‘나’로 살아가겠노라 주장하는 일이 미안해하거나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걸 생각해보게 해 주는 책이다.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당신의 이야기도 들려달라는,용기 내어 첫 발을 떼어보길 바라는 마음이 온전히 전해진다. 책 속 구절 나눔p.9 이렇게 써내는 나의 이야기는 결코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는 사회적 고발이기도 하다.p.56 별 거 아닌 일이란 없어요. 사소한 일이라도 누군가가 들어주고 진심으로 수용받는 경험이 필요해요. 내 마음이 불편하면 불편한 거에요.p.99 이제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대로 내 마음의 장단에 맞춰서 춤을 추며 살아가야겠다.p.139 사람이 싫으면 마음에서 그냥 떠나보내면 그만인데, 나는 부모님과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렇게 힘들어 하는 것이라고 했다.p.188 취약했던 ‘나’를 지킬 수 없었던 우리 사회는 모두 단단히 억울하고 화가 나 있다. 애초에 수평관계는 개나 줘 버린 상황에 상하관계는 상황과 배경에 따라 계속해서 뒤바뀌는데도, 상위를 차지하기만 하면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른다. 이는 근시안적 사고이며, 내일도 없이 오늘만 사는 병든 사회의 모습이다.p.245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나의 행복을 찾아 건너가도 된다. (중략) 나를 나답지 않게 만드는 사람들로부터 벗어나 온전한 나로 살아가려는 결심은 슬픈 일이 아니다. #나는마흔에K장녀를그만두기로했다#저녁달출판사@eveningmoon_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