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흔에 K-장녀를 그만두기로 했다 - 책임감과 희생에 갇힌 K-장녀의 해방일지
잔디아이 지음 / 저녁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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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도 장녀인지라 제목부터 끌렸던 책이다.
조금은 내용이 뻔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왠걸.
공감가는 사건들, 그 안에서의 대화들, 그로부터 파생된 감정..
모든 일들에서 동일하기는 힘들지만
책 안에서 작가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일명 K-장녀들이라면
(혹은 장녀가 아닐지라도) 깨닫고 있던 부분이든 아니든
충분히 아- 하며 끄덕일 수 있는 내용들이 적혀 있다.
개인이나 가정 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사회문제임을 제대로 짚어내는 말에
해결되려면 아직은 요원하지만 내 속이 다 시원하더라는.

에필로그에서 작가는 이야기한다.
유교문화와 집단의 이념 속에서 자란
우리의 부모 세대에게는 ‘나’의 소외와 희생이 당연했다.
그런 세대의 감정을 먹고 자란 다음 세대의 K-장녀가 바로 우리들이다.
그동안 이유를 몰랐던 힘듦의 뿌리를 파헤쳐보며
이런 문화 속 감정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다음 세대의 아이들을 잘 양육하기 위해
마음챙김의 여정을 시작했다고.
늦은 때는 없으니 마음챙김을 하라고.

비슷한 부분에서 아팠던 마음들이 모여
대물림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아래 세대들에겐 이런 힘듦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생기고
현재 상황의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스스로의 마음도 챙길 수 있는.
진정한 ‘나’로 살아가겠노라 주장하는 일이
미안해하거나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걸
생각해보게 해 주는 책이다.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당신의 이야기도 들려달라는,
용기 내어 첫 발을 떼어보길 바라는 마음이 온전히 전해진다.


책 속 구절 나눔

p.9 이렇게 써내는 나의 이야기는 결코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는 사회적 고발이기도 하다.

p.56 별 거 아닌 일이란 없어요. 사소한 일이라도 누군가가 들어주고 진심으로 수용받는 경험이 필요해요. 내 마음이 불편하면 불편한 거에요.

p.99 이제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대로 내 마음의 장단에 맞춰서 춤을 추며 살아가야겠다.

p.139 사람이 싫으면 마음에서 그냥 떠나보내면 그만인데, 나는 부모님과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렇게 힘들어 하는 것이라고 했다.

p.188 취약했던 ‘나’를 지킬 수 없었던 우리 사회는 모두 단단히 억울하고 화가 나 있다. 애초에 수평관계는 개나 줘 버린 상황에 상하관계는 상황과 배경에 따라 계속해서 뒤바뀌는데도, 상위를 차지하기만 하면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른다. 이는 근시안적 사고이며, 내일도 없이 오늘만 사는 병든 사회의 모습이다.

p.245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나의 행복을 찾아 건너가도 된다. (중략) 나를 나답지 않게 만드는 사람들로부터 벗어나 온전한 나로 살아가려는 결심은 슬픈 일이 아니다.



#나는마흔에K장녀를그만두기로했다
#저녁달출판사
@eveningmoon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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