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 독자를 끊임없이 잡아끌고 빠져들게 하기가 쉬운일이 아닐것이다. 이 책은 내가 근래 읽었던 책중에 가장 두껍고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저자 카린 슬로터는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17권이 넘는 책을 쓰며 5천만이 넘는 독자에게 사랑받는 그녀가 이번에 낸 책은 PRETTY GIRLS 즉 <예쁜여자들>이다.

책의 사건은 줄리아 리디아 클레어 세자매로부터 시작한다. 19살의 줄리아가 실종된지 24년. 아빠는 딸이 실종되고 6년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책속에서 줄리아에게 쓰는 편지형식으로 계속하여 등장하게 된다. 줄리아와 리디아 아빠 샘의 시선을 번갈아가며 이 책은 실종된 줄리아에 대하여, 클레어의 남편 폴과 클레어, 리디아까지 얽히게 된 관계, 폴의 죽음 이후에 밝혀지는 낯선 그의 흔적들. 또다른 실종자 애나 킬패트릭과 느닷없이 집으로 들이닥친 FBI 놀란 형사와 메이휴 경찰서장 그리고 폴의 절친이었던 애덤까지. 매우 정신없고 산만하게 벌어지는 개별적인 장면들이 결국 모두 꼬인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켜있다는 것이 밝혀질 때쯤엔 너무 놀라웠고 그럼에도 남은 페이지에서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전혀 예측이 안된다는 점이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순식간에 믿을 수 없는 사건속에 놓여진 건 책속의 주인공 클레어뿐만이 아니다. 읽는 내내 미궁의 인물들사이에서 무언가 실마리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나름 분석하면서 봤는데도 폴을 다시 맞딱뜨리게 되는  상황은 예상을 못했던지라 그 이후 벌어진 상황들은 정말 생각지 못하게 흘러갔다. 책의 두께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순식간에 몰입해서 읽어내려갔다.

트라우마 피해자들이 갖는 깊고 집요한 감정은 다름아닌 죄의식이라 한다(<사람공부>, 정혜선)
줄리아의 가족들도 집착과 은둔, 자기부정, 마약중독이라는 '자기 처벌'로 사라진 딸과 언니에 대한 죄책감을 해소하려 한다. 범죄로 인해 한 가정이 무너지는 과정, 그리고 다시 극복하게 되는 과정에서의 심리를 잘 묘사한 책이다. 그래서 '심리 스릴러'라고 하나보다.

저자 카린 슬로터는 이미 세계적인 작가대열에 들어선지 오래임에도 우리나라에선 낯선 작가라고 한다. 카린 슬로터 작가의 또다른 책들을 많이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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