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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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빨간책방 팟캐스트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된 그녀의 목소리는 꽤나 포근하고 차분했던 걸로 기억한다. 조곤조곤하면서도 귀를 어지럽히지 않는 그 톤이 매력적이라 생각했고 따뜻하고 여유로움이 있는 목소리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선 생각보다 그녀가 구질구질하고 외로운 여행, 또는 삶을 많이 경험해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 포근했던 목소리 뒤에 덮여진 왠지 모르는 고독의 정서가 느껴졌다. 여행을 하며 배고파야 했던 경험들, 몸이 아파 호텔을 떠나지 못하고 내내 누워만 있다가 돌아온 여행 등등.. 다 갖춰진 여유 있는 여행을 한 번 가는 것보다 아껴서 한번 더 갔다오는 여행이 좋다는 그녀만의 여행법에 대하여 내가 너무 안쓰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는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매년 여행지로 떠났던 계절이 돌아오면 몸이 먼저 집이 아닌 곳을 원하는 상태가 되는 경험치 높은 그녀인데 말이다.


여행이라는 것에 대한 저자의 이모저모한 생각을 엿볼수 있는 책이다. <구글 투어리즘>이라는 제목의 챕터속에서는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장소에 대하여 ‘구글 스트리트 뷰’를 통해 지도검색,경로검색 해보는 저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구글검색을 통해 실제 여행을 준비할 때 하는 모든 것들 을 어쩌면 평생 가지 않을 곳을 대상으로 하게 되기도 한다는 문장을 읽으며, 이렇게도 내가 모르는 장소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새로운 방식의 여행을 배운다. 또다른 여행이자 소설을 조금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여행의 단점은 이거다.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 기쁜 마음 반,
누군가는 그곳에 있고 나는 이곳에 있다는 한숨 반” 43p


군데군데 내게 유익한 정보를 준다. 부모님과 여행할땐 이런 여행지를 택해라, 자유여행일때는 컵라면을 챙겨가라(현지에서 파는 한국라면은 현지입맛에 맛게 변형되어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또 여행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해준다.

“여행이라는 것은,
처음에는 다른 것들을 구경하기에 머물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같음에 눈이 뜨이는 법이다” 60P

 
다름을 경험한 뒤 좋고 나쁨을 선별해 가능한 좋은 것을 좋은 대로 두고 나쁜 것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경험치를 높인 사람들이 멋져보인다면 이런 이유일거라는 저자의 말이 어찌나 여행을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해주는지.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싶어졌다.

주제넘은 생각이지만 앞으로 그녀의 여행은 조금더 편한 상황과 기회속에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응원을 보내며, 여행에 관한 에세이 뿐만 아니라 여행지의 여행기를 듣고싶다. 그녀의 이야기를 오래오래 듣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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