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혼 시대 - 낡은 결혼을 졸업할 시간
스기야마 유미코 지음, 장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결혼을 졸업한다는 신조어 '졸혼'. 졸업은 입학이 있기에 존재한다. 결혼이 무엇으로부터의 입학이길래 졸업을 선언할 수 있는 것일까?


개인적으로는 여성의 삶을 주제로 글을 써오던 작가라 그런지 결혼후 여성이 겪게 되는 '희생'적인 삶의 모습으로부터 졸업하라는 내용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말을 하고 나면 남자들, 특히 내 남편부터 기가 차 하고 억울함을 호소할지도 모른다. 남자는 뭐 힘든거 없는 줄 아느냐고. 그건 맞다. 결혼 생활에서 남편으로써 노력하고 힘든일 분명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초점은 그 부분은 아니다. 가정을 유지하고 남편과의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삶은 한 발자국쯤 뒤로 밀어두고 가정, 남편, 아이가 먼저되는 삶을 살고 있는 여성에 좀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 졸혼을 경험한 6부부의 사례속에서 자신의 삶을 찾아나가고 당당해지는 삶을 경험하는 다쓰미의 사례 등이 그러하다. 그리고 서운해하지 않아도 된다. 여성의 온전히 '나다운'삶을 되찾게 해주는 것만이 졸혼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남편과 아내 양쪽이 서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왔다고 책속의 사례들은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 익숙하지 않은 졸혼관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양쪽다 충분한 대화와 이해가 필요할 듯 싶다. 저자가 말하는 졸혼관계의 성립조건(유지조건)은 다음과 같다.


1. 자신의 영역에 무리하게 상대를 끌어들이지 않는다.

2. 상대가 하고 싶은 것을 존중한다.

3. 배우자 없이도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

4. 고독에 견딜 수 있는 힘을 갖는다. 스스로 자신을 즐겁게 하는 힘을 갖는다.

5. 금전적인 부분은 서로 양해할 수 있는 범위를 지킨다.

6. 배우자에게 곤란한 일이 생기면 힘껏 도와준다.

7. 주위의 시선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이를 통해 부부는 사이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고 온전히 '나답게'사는 삶을 만들어 나갈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직 황혼기를 맞은 부부가 아닌 여전히 신혼을 즐기고 있는 나에게는 졸혼이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저자가 말했던 졸혼관계의 성립조건은 현재 우리 부부의 삶에 적용했을 때에도 좋은 효과를 가져다 줄거라 생각이 들었다. 부부가 모든 것을 다 함께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는 요즘, 시행착오를 겪으며 하나하나 깨우쳐 나가고 있는데 계속 반복하여 겪게 되는 문제의 원인이 1번의 문제인 '자신의 영역에 무리하게 상대를 끌어들이'려 하는 문제였다. 상대방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서로 강해서 자꾸 이것저것 같이 하자고 요구하게 되는데 이런관계가 길어지면 어느 한쪽부터 서서히 지치기 시작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 하고 싶은것을 존중하고, 참여하지 않고 싶은 마음도 존중하여 자신의 영역에 무리하게 상대를 끌어들이지 않는 관계를 통해 서로 더 존중할 수 있는 부부관계가 성립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 우리부부관계도 '졸혼'방향으로 흘러 자주 함께 즐겁되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고 너무 간섭하지 않으며 때로는 '고독을 맞바꾸어 자유를 얻는' 시간이 주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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