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제주 올레
신영철 지음 / 길벗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5년. 훌쩍, 홀로 떠났던 나의 제주여행이 벌써 5년이 지나간다. 시간은 그야말로 쉬지 않고 흘러가는데 그때부터 시작된 나의 제주사랑은 여전히 그 순간의 감동 속에 머물러 자꾸 나를 부른다.


26개의 모든 올레 코스를 자세하게 가이드 해주는 이 책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아마 지금쯤 올레길 완주라는 명분을 가지고 부지런히 제주를 오가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그때 내 손에는 올레길이 아닌 제주도 관광지를 소개해주는 책 한 권뿐이었고.. 뭐 그 덕에 볼만한 명소를 찾아가는 일은 쉬웠지만 거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걸어서 얻을 수 있는 온전한 제주의 모습을 많이 보고 오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제주도를 처음 여행 갈 때는 남들의 경로와 비슷하게 큼직큼직한 볼거리를 찾아다님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제주에 발을 딛게 되면 이제 기껏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보겠다고 이곳에 날라와서 오히려 자연을 방해하며 우뚝 솟아있는 건물들을 찾아다니는 일이 문득 아이러니하다거나 우습게 느껴질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여줄 자연에 눈을 돌리게 되는 그 순간부터, 제주여행은 다시 시작된다.


올레길은 총 26코스로 이루어진다. 사실 나 같은 단기 여행자는 이 올레길을 다 걷기엔 주어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도 꼭 한 번이라도 걸어보고 싶다면 저자가 추천해주는 best 5코스를 선택해보도록 하자.


*이 코스만은 놓치지 말자 최고의 올레 best 5

1. 올레 10코스 : 화순~모슬포 - 거친 사포 위를 크레용이 지나가듯

2. 올레 6코스 : 쇠소깍~외돌개 - 자연에 쌓인 시간은 절경이 되고 인간의 세월은 예술이 되다

3. 올레 17코스 : 광령~산지천 - 제주의 어제와 오늘이 한 길에

4. 올레 1-1코스 : 우도 - 돌고래 되어 노니는 섬돌이길

5. 올레 21코스 : 하도~종달 - 해녀들의 숨비 소리 따라 길을 걷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제주 동네는 종달리이다.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았던 종달人 종달 in이라는 책을 읽고 난 후부터였는지, 신혼여행으로 떠난 제주여행에서 가장 나를 편안하게 맞아준 곳이어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아무 이유 없이 종달리를 좋아한다. 내가 제주도로 내려가 살게 된다면 그곳은 꼭 종달리였으면 좋겠어라고 종종 말로 내뱉곤 하는데, 그날이 정말 온다면. 나는 아마 올레 21코스를 가장 많이 걷게 되지 않을까 싶다.


제주에 있다면 한 손에 들고 다닐 수 있어 좋고, 제주에 없다면 제주를 걷는 상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가이드 책.

제주를 걷는 것에 대한, 올레길에 대한 목표와 로망이 있는 사람들은 최근의 변경된 내용까지 꼼꼼하게 담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안전한 여행을 하시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