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사라지는 시대 - 디지털 기억은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는가
애비 스미스 럼지 지음, 곽성혜 옮김 / 유노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지인와 언젠가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내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도기 세대인것이 좋다"라고. 이런 대화를 나눈 우리는 이미  삼십대 후반을 지나고 있고 현재는 '디지털 원주민'이라 부르는 세대가 자라나고 있다.


우리의 많은 기억과 정보들을 디지털에 의존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과부하'적인 정보의 세계에 살게 되었다. 이제는 정보를 취하기 위해 무언가를 버려야 하는 선택은 필요없다. 원한다면 모두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애비스미스럼지는 말한다. 데이타가 폭주하기 시작했고 이 어마어마한 데이터 양은 본질적으로 그 자체를 관리할 수 없게 만들어 우리 데이터 남용을 멈추게 하기는커녕 감지해 내기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실제 이젠 모든 정보를 손가락 몇개만 까딱하면 알아낼 수가 있는 시대가 되었다. 대표적인 검색사이트 구글의 직원이 5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상상할수 있는 거의 모든 정보가 인터넷의 바다 안에 존재한다. 이런 발전은 우리의 삶을 편하게 이롭게 해주는 영향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고 싶은 모습은 그 이면의 모습니다.


"문자의 발명으로 그것을 배워서 쓰는 사람의 정신에는 망각이 자라날 것이다. 그들은 기억하는 훈련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는 문자의 발명이 무지로, 그리고 궁극적으로 기억의 죽음으로 이어질거라고 경고했다. 소크라테스의 지나친 걱정처럼 우리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세대로 살고 있지는 않으나, 데이터, 기록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게 되면서 우리는 우리의 '기억'을 지켜나가는 일이 매우 중요해졌다. 머리가 해야하는 일을 대신 해주고 있는 디지털기록들은 실은 언제 어떻게 없어질지 모르는 것들이어서 무작정 믿고 있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두가지 질문들을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한순간에 날아가 버릴 수 있는 디지털 기억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와 '디지털 기억의 소유권과 관리의 의무를 누구에게 맡길것인가'하는 문제이다.


저자의 결론은 이러하다. 세계의 지식유산은 철저히 시민들에 의해 자기통치의 목적으로 소유되어야 하고 관리의 의무는 공공기관에 맡겨져야 한다는 것이다. 비영리적인 단체에 의해 기억이 관리되고 운용되어야 어느 순간 우리가 집단적으로 기억상실에 걸리는 등의 일을 면할수 있다는 그의 말은 이전에 내가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라 그런지 이해하기 좀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책이 쉬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정확하다. 데이터는 넘쳐나고 우리는 그것을 다 기억해내지 못하기 시작했다. 과부화된 지식들을 제대로 관리할 필요가 있고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휘말리지않고 잘 통제할수 있는 자기통치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삶은 지난 10년전과도 확연히 다르고 100년전에는 아마 상상하지도 못했었던 삶일 것이다. 앞으로 10년은 어떻게 될까? 또 어떻게 발전이 될까? 나는 미래가 매우 궁금하면서도 매우 빠르게 변해가는 모습이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 이 시대에 까딱하다가는 놓치고 잃어버릴 것들에 대해서 우리는 경각심을 가지고 잘 통제해나가며 미래를 맞이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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