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부엌
다카기 에미 지음, 김나랑 옮김 / 시드앤피드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결혼하고 나서야 나는 한 주방의 온전한 주인이 되었다. 부엌의 모든 것은 내가 지휘하는 대로 모양을 갖추었다. 헌데 그 모양이 내가 꿈꾸던 주방과는 사뭇달랐다. 빈 공간이 없이 꽉 메워진 좁은 주방은 어느새 나뿐만이 아니라 신랑에게도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요리를 한번 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고 주방은 더욱 난장판이 되어갔다.


내가 꿈꾸는 부엌은, 언제나 따뜻한 식사를 할 수 있고 주인의 손길에 따라 빠르고 정갈하게 정리되어 가는 그런 모습이었다. 나는 왜 그렇게 되지 않을까를 늘 고민하곤 했는데, 이 '생각하지 않는 부엌'이라는 책을 통해서 나는 그저 '방법'을 몰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방의 운영(?)에도 순서와 방법이 있었다. 이 책은 부엌에서 우왕좌왕 하며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초보 주부는 물론 잘못된 방법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금껏 분주하게 살아오고 있는 모든 주부들이 읽어봐야 할 책이다. 부엌에 대한 마음가짐부터 식단짜기, 장보기와 요리, 수납과 뒷정리까지 부엌일에 대한 모든것이 총정리되어 있다. 아무 순서없이 그냥 손이 닿는대로 행했던 모든것들에 대해 순서와 위치를 매겨주는 중요한 가르침들이었다.


수강신청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일본의 스타요리 연구가이자 이 책의 저자인 다카기 에미는 이 책을 통해 일본 종합 랭킹 사이트에서 주부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책 1위에 올랐다 한다. 나에게도 이 책은 그만큼의 의미와 가치가 있었다. 매우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고 쉽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순식간에 책을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아무곳이나 빈곳을 향해 채워져 있는 나의 주방용품들에게 제 위치를 찾게 해주었고, 요리만 시작되면 여기저기 어질러지는 나의 요리법에 순서를 매겨주었다. 냉장고 문을 열고 매일 한참을 서서 메뉴와 재료 위치를 고민해야 하는 내게 이 책은 냉장고 수납의 정석을 알려줌으로써 더 발빠른 요리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요리별 재료를 한데 모아 트레이에 보관하는 식의 수납방법은 맞벌이인 우리부부를 퇴근후에 더 빨라진 시간안에 밥상에 앉게 하는 놀라운 효과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설거지 할때 여러번 세제를 덜어쓰는 내게 '희석'의 방법을 통해 더 빠르게 설거지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것 또한 나에겐 유익했다. 건조대에 그릇을 비치하지 않고 행주로 물기를 닦아 바로 수납하는 것까지 설거지의 순서로 넣으라는 조언은 우리집의 건조대를 아무것도 없이 깨끗한 모습으로 변화시켜주었다.


이 책에 나온 저자의 방법들은 하나도 어려운 것이 없어서 당장 실행해볼 수 있어서 너무좋았다. 간단한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너무 좋았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과 후 주방에서의 나의 생각과 기분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매우 좋은 책을 만난 것 같다.


앞으로도 이 책은 나에게 좋은 부엌교과서가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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