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시 - 나를 깨우는 매일 오 분
오민석 지음 / 살림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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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주변에서 시를 좋아하고 시집을 읽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참 힘든게 요즘 사는 시대인 듯하다. 나역시 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는 말 못하겠다. 하지만, 때때로 시만이 주는 그 감성에 취하고 싶을 때가 종종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저자 오민석씨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시가 읽히지 않는 시대에 삶의 이면을 깊이 건드리는 좋은 시를 찾고 건드리는 일에 힘써왔다.

2015년10월부터 중앙일보에 '시가 있는 아침'이라는 코너를 진행해오며 숨어있는 매혹적인 시를 찾아내고 여기에 해설을 보태 독자들이 시를 좀더 가깝게 느낄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이 책 '아침 시'는 이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코너에 소개된 시 중에서 인생, 사랑, 풍경이라는 주제로 분류해 묶어 낸 책이다.


나는 이 시집을 읽으면서 저자가 덧붙인 해설이 참 재미있게 느껴졌다. 시를 읽고 저자가 떠올린 생각과 자신만의 해석을 보며 내가 느낀 해석과 비교해보기도 하고 저자의 추억에 웃음짓기도 했다. 시인에 대한 소개를 해주는 부분들을 읽고 나서 시를 다시 읽으면 새로운 시야로 시가 읽혀지는 경험도 즐거웠다.


보고 싶어도

꾹 참기로 한다 


저 얼음장 위에 던져놓은 돌이

강 밑바닥에 닿을 때까지는


-안도현 '바닷가 우체국' 1999-


단순히 내겐 봄을 기다리는 시인의 감정으로만 느껴졌던 이 시가 저자의 해석에 의해 겨울같이 어려운 상황을 지나고 있는 정치적인 내용이 개입되는 모습을 보며 각자 가진 생각에 따라 시는 많은 시각을 가지게 해주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만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남


고원, 나는 ㄷㅜㄹ이다


특이한 시도가 개입된 듯한 이 시를 통해 중앙의 '만'자를 통해 남과의 관계가 만남이 되는 듯한 재미난 시가 인상이 깊다.이러한 시도는 문자가 그 자체 의미이면서 동시에 회화적 물질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구체시 또는 구상시 라고 불린다고 한다.


재미난 시들이 많고 생각해볼수 있는 저자의 덧붙임이 시를 더욱 풍성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때때로 시를 읽으며 그 생각에 온전이 나를 맡겨볼 여유가 있는 사람이고 싶다. 이러한 시집들을 읽으며 시인은 자신의 생각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지 알수 있어서 좋았다. 함축된 문장속에서 느껴지는 그 생각들을 엿보는 것은 소설이나 인문책과는 분명 다른 매력이 있다. 가을, 감성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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