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가 좋아 - 시속 4킬로미터의 행복
김향미.양학용 지음 / 별글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tv예능을 통해 라오스 땅에 갑자기 떨어진 청년들의 청춘여행기를 본적이 있다. 그 전까지는 라오스란 나라에 대해서 전혀 정보가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그 예능을 보면서 나도모르게 라오스가 가고 싶어졌다.


PD의 잘짜여진 편집능력으로 시청자로서 방송에 매료된 것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TV속 라오스의 곳곳 풍경들은 화려할 것이 하나 없음에도 이상하게 내 마음을 잡아끌었다. 그리고 나와 같은 마음으로 라오스의 매력에 빠져버린 한 부부가 있다. 김향미 양학용 부부.그들이 책을 냈다. 제목도 <라오스가 좋아>이다.


5년사이에 라오스를 3번 여행했다고 한다. 매번 '왜 라오스인가?'를 스스로에게 묻지만 정신을 차리면 그곳 땅을 밟고 있었다고 했다. 있는것보다 없는것이 더 많은 나라. 라오스는 어떻게 이들의 마음을 잡아 끈 것일까?


바로 그 '없다는 것'이 라오스의 매력이었다. 그곳에 특별한 무엇이 있어서가 아닌 오히려 아무것도 없다는 것. 그래서 더 무언가를 얻고싶은 욕망조차 내려놓을 수 있는 곳. 그곳에서 살고 있는 그들도, 그나라를 여행하는 여행자도 모두 아무 욕심없을 수 있는 곳.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은 너무나 과열된 경쟁 사회이고 늘 바쁘게 너도나도 달려가야 하는 하루를 살고 있기에 그곳 땅에 발을 내려놓는 순간 다른 시계를 가지고 사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알지 못한채 틈을 주지않고 쉼없이 달린다. 이러한 우리의 삶을 전혀 이해해 줄 맘이 없는 라오스이기에 우리는 그곳에서 약간의 당혹감과 함께 이토록 느려도 돌아가는 세상에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들 부부도 이 라오스의 느린 매력에 반했다. 그래서인지 에피소드들에서도 큰 사건이나 시끄러운 이야기들 등장하진 않는다. 라오스의 그것을 닮은 듯 책도 참 느리게 흘러가며 그들의 삶을 비춘다.


이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탁밧(탁발)행렬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예전 예능에서 탁발 행렬을 본적이 있다. 새벽에 끝도 없이 이어지는 주황색 승복을 입은 스님들의 행렬. 그리고 그들에게 엄숙하게 공냥을 하는 사람들. 매일같이 이어지는 순례의 행보가 여행자들에겐 눈요기일지 몰라도 그들에겐 삶이고 지켜내고 있는 '중심'이란 생각이 들면서 그 마음들에 존경이 생겼다. 언젠가 이 탁발에 존경을 담아 참여하기 위해 라오스로 떠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라오스는 욕심을 내려놓는다면, 이들 부부처럼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으로 당신을 이끌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