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여행 - 때론 투박하고 때론 섬세한 아홉 남자의 여행 이야기
정영호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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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산, 제주도, 일본에 흩어져 사는 아홉명의 작가가 말하는 '남자의 여행'이 이 책의 주제이다. 중국, 일본, 동남아, 인도, 유럽, 미국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거나 살며 보고 느낀 여행이야기. 남자들의 여행이 뭐 다른가? 호기심에 읽게 된 책이다.

다르긴 하다. 여행에 관한 책 첫 테마부터 '스포츠'가 거론된다. 인도여행기를 쓴 문상건 작가의 글 제목은 '인도에서 축구를 하다' 였다. 확실히 남자들의 여행기라서 등장할 수 있는 소재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민우 작가의 글 제목은 '1500km 16일간의 미국 자전거 여행' 이었다. 이런 열정적(?)인 주제도 여자들도 물론 할 수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남자들의 여행기에서나 나올 법한 소재임이 맞다.


아홉명의 도전적이고 유쾌한 여행기 속에 나를 제일 설레게 한 여행기는 단연 '제주'여행 이야기를 담은 손명주 작가의 이야기였다. '제주에서 2년만 살고 싶었습니다'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한 그가 30살, 취업으로 인해 마음이 힘들때 제주도에 와서 위로를 받고 새 힘을 얻는 이야기,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고 몇년의 시간이 흐른후 그는 아내와 함께 제주에 정착했다. '삶이 여행같기를'이란 제목처럼 그는 지금도 여행같은 하루를 살고 있다.


남자들의 여행이 왠지 멋져 보이는 것은 여자들의 여행에  비해 조심성과 준비성은 좀 부족할지 몰라도 그래서 더 유쾌하고 반전이 있고 즉흥적이면서 도전적이지 않나 싶다. 여행지에서 만난 인연을 연인으로 만들어보기도 하고 300키로가 넘는 곳을 매일 20-30키로씩 걸어 도착하는 이탈리아 국토 대장정을 경험하기도 한다. 각종 다양한 곳에서 만난 인연들과 나누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어떤 한 외국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국 여자들의 멋진 면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땐 괜히 자부심이 생겨 뿌듯했다.


그래, 정말 말처럼 삶을 여행처럼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게 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도 슬퍼할 것 없다. 준비가 되었든 아니든 한 발만 앞으로 나가면 여행을 곧바로 시작된다. 그 여행의 길 위에서 우리는 놓치고 살던 많은 감정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고 그건 남자든 여자든 스스로를 행복하게 해 줄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될 것이다.


해마다 여행에 대한 동경이 커지고 있다. 정확히는 여행같은 '삶'에 대한 동경이다. 언젠가는 나도 이러한 주제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 한 구절을 쓸수 있지않을까.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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