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예술가들 - 탁월한 사업가, 혁신가 혹은 마케팅 전략의 귀재
윌 곰퍼츠 지음, 강나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작곡을 해보겠다고 무작정 한 스터디를 들어가 도레미부터 그린지 10년차다. 생활을 떼어 놓고 공부만 할수는 없는 처지라 시간을 쪼개고 잠을 쪼개야 하는일이 다반사였고, 그러다보면 내 상황에 한숨만 지어졌다. 점점 '내가 하고싶은 음악을 할거야!'라는 생각에서 '돈이 되는 음악을 할거야!'라고 외치는 내 모습에 스스로 실망을 하기도 하였고 열심히 연구해서 나온 곡이 이상하게 기존에 나온 곡이랑 닮아 있으면 '나는 왜 이렇게 창의력이 없나'하며 한탄을 하기도 했다. 창작을 하는 사람은 따로 있나보다 라는 생각과 함께 10년이 흘렀다.


아마도 이 책을 보지 않았으면 나는 그렇게 나 자신에게 실망한 채 여전히 '예술은 아무나 하나'를 외치고 있었을 것이다. 나의 고민 나의 생각에 맞서 이 책은 '아니거든!' 이라 하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 윌 곰퍼츠는 BBC아트 디렉터로 발탁된 미술 전문 기자로 수많은 예술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관찰하며 그들을 통해 예술가들이 지니는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했다. 이 특징을 테마로 약 9부류의 예술가들에 대해 소개하고 그들의 시도가 어떠했는지 알려주고 있다.


제일 처음 나온 예술가는 '사업하는 예술가'이다. 나는 예술가와 가난은 뗼레야 뗄 수 없는 관계쯤 된다고 생각하였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예술가들의 내면에는 세속적 기업 논리가 온전히 배어 있고 그런면이 없으면 오히려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왜냐하면 예술가들은 브랜드의 특별한 가치를 그 무엇보다 높이 사는 부유한 고객들에게 실용적인 기능이나 목적이 전혀 없는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하는것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나는 이부분에서 내가 지난 시간 나의 '가치관'을 운운하면서까지 고민했던 돈과 예술에 대하며 새로운 시각을 가져보게 되었다.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한다고 해서 가난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가난하고 초라했던 화가로만 기억했던 고흐가 미술상인 남동생 테오와 협력 관계를 맺어 후원을 받으며 동생의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사업적 마인드로 그림을 그려왔다는 이야기는 예술을 대하는 새로운 태도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오히려 그러한 관계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더 발휘할 수 있었던 많은 예술가들의 이야기 속에서 느낀 것이 많다.


두번째 파트는 '실패하는 예술가'로 수많은 실패와 재시도 끝에 자신의 색깔을 찾아 나선 화가 브리짓 라일리나 영국 광고회사의 경영자 데이비드 오길비의 예가 나온다. 우리의 길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실패라 여기는 것들은 애매모호하고 일시적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지금의 실패가 나중에도 실패일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다. 어떻게 내 인생에 영향을 줄지는 모르는 것이다.

'성공은 플랜 B에서 오는 경우가 아주 많다'는 말은 수시로 맞닿는 실패 앞에 금세 포기를 떠올리던 나에게 다시금 도전해볼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또 '훔치는 예술가'파트에서는 늘 레퍼런스에 기대지 않고서는 그럴싸한 창작물이 나와주지 않음에 한탄하던 내게 좀더 적극적이고 실험적으로 '모방'에 도전할 수 있게 해주는 다른 시각을 주었다. '창조성이란 이미 존재하던 요소와 생각이 한 개인의 관점과 감정이라는 필터를 거쳐 표현되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피카소, 아인슈타인 등의 대단했던 사람들조차 모방에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었다는 말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이 틀리지 않음을 일깨워 주었다. 다른 화가들의 기법을 모방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자신의 색깔을 찾아낸 피카소의 그림들을 통해 모방은 예술을 하는데 있어 얼마나 필수적인 요소인지를 알려주었다.


책에 나온 여러 예술가들의 도전과 생각들을 통해 내가 어떤 방식으로 도전해야 할지 조금 알것 같았다. 좋은 예술가의 태도를 관찰하고 나역시 그것을 모방하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만번의 시도를 통해 전기를 발명해 낸 에디슨처럼 나도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낼수 있지 않을까 기쁘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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