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살이 - 느리고 고유하게 바다의 시간을 살아가는 법
김준 지음 / 가지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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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펴게 된 이유에는 나의 간절한 소망이 제주도에 사는 것이고 언젠가는 꼭 갈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제대로 '섬살이'의 속사정을 알아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어서이다. 현실과 이상사이의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섬박사'라 불리우는 저자 김준 학자의 섬읽기를 통해 알아보고 싶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느낀 점은 나만의 로망과 설레임에 빠져 섬살이를 꿈꾸었지만 나의 마음은 '여행자'의 입장에 불과했고 그 섬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이 과연 내가 바라는 모습이 맞는지 질문을 하게 만들었다. 생각해보지 못했던 구체적인 삶의 모습 앞에서 내가 '섬살이'를 너무 가벼이 여기고 그 사람들의 소중한 하루 마저 '구경'처럼 여긴것은 아닌지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책의 설명처럼 이 책은 우리가 막연히 꿈꾸고 사랑해온 섬에 대해서 풍경이 아닌 날것의 삶이 속속들이 배어 있는 '살림'이야기를 들려준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물이빠지면 모여드는 갯벌위의 할머니들, 조개캐기, 고기잡이, 섬에서 짓는 농사이야기, 해먹는 음식, 섬사람들의 풍습에 대해서.. 몰랐던 섬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진지'하게 마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람, 살림, 일, 삼시세끼, 풍습이라는 다섯가지 테마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데 글과 함께 수록된 사진이 참 좋았다. 꾸미지 않은 섬살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어서 좋닸다.


책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인공이 '할머니''할아버지'인 점이 조금 마음이 아팠다. 다들 젊은 사람들은 섬을 떠나버린 요즘, 섬을 지키며 남아계신 분들의 마음이 왠지 알것만 같아서 마음이 아련해졌다. 자신처럼 섬에서만 평생을 보내지 말라며 자식들을 뭍으로 보내놓으시고 밤낮으로 자식들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며 바다에 비는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바다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서 매년 용왕제 및 갯제를 통해 날씨의 안녕과 평안을 빌어온 바닷 사람들. 자연의 위대함을 알고 순응하며 섬을 지켜나가는 사람들의 삶이 왠지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섬사람들의 자부심을 느꼈달까.내가 쉽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번에 제주도를 가서 현지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면 그 사람들의 삶이 나로인해 '구경'이 되지않도록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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