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
박준 지음 / 어바웃어북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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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이 좋다. 하지만 직접 떠나본 여행은 손꼽을 정도로 없고 특히 해외여행은 전무하며 당장 떠날 수 있는 환경에 있지도 않다. 그래서 여행은 내게 일탈’, ‘’, ‘희망이다.

 

여행을 가지 못하는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통해 아쉬움을 달래긴 하지만 정식으로 여행을 하지 않아도 이 책을 보면 된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던 책은 없었다.

 

<떠나고 싶을 때 나는 읽는다>2010년 나온 <책여행책>의 개정판이다.

저자도 나와 같은 방식으로 여행의 갈증을 해소하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곧 누군가의 여행기를 듣는 것만으론 부족해졌고 그는 책을 읽으며 남의 여행기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자신의 여행으로 만들고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이 에피소드가 저자의 실제 경험인지 상상에서 이루어진 이야기들인지 헷갈리는 것들이 많았다. 이미 서론에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저자가 말해놓았기 때문에 무엇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사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상상이건 진실이건 좋았던 점은 1인칭 시점의 이야기를 통해 나 역시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기존의 여행기와 다르게 사진이 없는 것 또한 상상 속에서만 벌어진 나의 여행을 생동감 있게 살려주기 위함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진 대신 들어가 있는 일러스트가 내 맘에 쏙 들었다.

 

각 나라를 여행했을 때(라고 상상했을 때) 경험할 수 있는 많은 일들 중 소소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나간다. 나도 함께 프랑스 카페 셀렉트에서의 커피 한 잔과 함께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었고 자연에게 감사하며 살아가는 몽골 사람들을 보며 나 역시 자연앞에 겸손해질 수 있었고, 할렘가에서 만난 흑인에게 괜히 쫄아 겁을 먹기도 했다. 여행하다 겪을 여행지스러운 추억뿐 아니라 일상적인 에피소드도 많아서 정말 내가 여행을 하다 겪는 일처럼 다가오는 듯했다.

 

여행을 직접 떠나지 않아도 즐거운 공상으로 충분히 여행하는 듯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나도 저자처럼 더 크고 재미있게 상상을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여행이 고플 때마다 고민 없이 꺼내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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