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의 숨.쉼, - 순천만에서 12명의 작가들이 펼치는 삶과 힐링의 모놀로그
곽재구 외 지음, 주명덕 외 사진 / 시공미디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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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여행을 꿈꾸지만 막상 바램대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상황은 그리 자주 허락되지 않는다. 아쉬움을 달래고자 나는 가고싶은 여행지의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접하는 것을 나만의 힐링법으로 삼고 있다.

이 책은 순천만을 향한 마음을 12명의 작가가 글과 사진으로 엮어 낸 책이다.

7명의 사진작가와 5명의 사진작가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순천만에서 느낀 감정을 표현했다.

순천만에서 본 습지, 갯벌, 갈대, 포구, 바다, 바람, 철새, 짱둥어, , 따뜻하게 누워있는 바다라는 뜻의 와온 마을그리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사진으로, 시로, 글로 풀어내었다. 아마도 그 과정속에서 작가들은 스스로 힐링을 경험했나 보다. 그 평온함과 고요함, 소소함이 독자인 내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참 볼품없다. 인간의 기준이다. 참 아름답다. 자연의 기준이다” 168p

 

불과 십 년만 해도 순천만의 모습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듯한 모습을 간직했으나 점차 바뀌어 가기 시작했다. 좋은 점도 분명 있겠으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지켜지지 않으면 철새의 휴식처가 되어 주지 못할 터, 사람들은 매년 먼 길을 날아와 쉬다가 다시 길을 떠나는 철새들의 여행을 계속 지켜주기 위해 자연 상태를 훼손하지 않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여 왔다. 그리하여 현재는 사람과 철새가 어느 정도 함께 순천만에서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12명의 작가가 순천만에서 몇 개월씩이나 머무르면서 이토록 순천만을 위한 사랑의 글을 쓰고 시를쓰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데에는 순천만에서 그들이 받은 것이 많아 자신이 줄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주고 싶었던 그들의 순수한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순천만의 풍경이 그들로 하여금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게 하는 영감과 정신을 주었나보다.

부록으로 있는 생태계 CD속 영상을 보고있자니 작가들이 그렇게 말했던 아름다움이 보인다.

엽서까지 챙겨 주셨으니 나에게 순천만이 기억에 안남을 수가 없게 하는 책이다.

약간 쓸쓸한 느낌도 동반한 그곳은 삶이 너무 고단할 때 다 내려놓고 가서 쉼을 얻고 싶은 곳이었다. 말그대로 습지가 가진 숨결에 기대어 쉬고 싶은 곳. 책을 덮고 나서도 순천만의 모습 뒤로 작가의 말이 들리는 듯 길게 여운으로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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