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을에서 소설을 쓰는 법
우시목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소설을 읽는 게 참 오랜만이다.

잔잔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잔잔한 풍경속에서 잔잔한 대화가 이어진다.

그 잔잔함이 천천히 마음에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끝까지 읽게되는 책

출판사로부터 1년반동안 쓴 작품을 거절당한 소설가.

차기작을 쓴다는 핑계였지만 사실은 도피에 가까웠던 한 남자와

그림을 그리던 일을 잠시 멈추고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게스트하우스 일을 돕던 한 여자

글을 쓰고 싶고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어느새 방향을 잃어버리고 헤매던 두 남녀가

어느새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건네며 결국 그들의 글과 그들의 그림으로

다시 나아가게 되는 이야기.

"무너지고 작아지고 초라해짐에도 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누구에게나 말이다. 나는 글이었고 그녀는 그림이었다."

"저한테 글은 언제든지 포기할 수 있고 또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는거에요. 그래서 지금까지 할 수 있는 거구요."

누가 내 글을 읽어줄까 하던 시기에 자신의 책을 두번이나 읽은 독자를 만난 작가는 다시한번 일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설레는 사람과 좋은 풍경 속에 함께 있게 된 여자는 그 순간을 그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가 되어가는 유난히 비가 많이 오던 그 해 여름. 게스트하우스에서의 이야기.

비오는 날의 바닷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등에 대한 묘사덕분에 내가 바닷가 마을에서

작가와 같이 바닷가를 바라보기도 하고 바닷바람을 맞기도 하는 기분이었다.

짧은 단막극을 보는 느낌.

하나 옥의 티를 고르자면 "아무런 맥락없이"라는 단어가 자주나오는데 그게 내가 익숙하지않아서

책을 읽다가 덜커덩 걸리는 기분. 그 단어를 빼도 충분히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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