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 가랑비메이커 단상집 1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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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란 영화에 나레이션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은 어떤 문장이 될까.

어떤 문장 79p

짧은 문장에 생각에 잠긴다. 내 삶에 나레이션을 담는다면?

요즘의 나는 영화의 기승전결로 치면 ‘전’을 향해 가는 승의 중반부쯤이 아닐까 싶다.

어떤 절정인 순간을 만들기 위해 이루어지는 개연성 있는 사건들의 연속, 경험의 연속

그래서 이렇게 나레이션을 해보고 싶다.

“나는 이제 내 인생의 후반부를 위해 많은 시간을 고민하는 시기로 들어왔다.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이전에 세워왔던 계획을 수정하고

앞으로의 내 인생을 위해 좀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야 하는 시간 앞에 서 있다.”

라고..

문장 하나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가랑미메이커의 데뷔작이자 대표작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 때 거기를 말한들>이다.

모든 글자에서, 모든 문장에서 물기머금은 촉촉함이 배어나온다. 축축함이라 해야할까.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늘'이다.

에세이 같으면서 시집같으면서 나레이션 같기도하고.

커피가 어울리는 듯하면서 술한잔도 생각이 나고.

잠에 들기 전 고요한 새벽녘에 읽고 싶어지는 문장들.

지식을 채워주는 책 위주로 독서를 하다가

마음을 채워주는 책을 오랜만에 만나니

오래 금식하다 먹은 식사에선 재료 하나하나 본연의 맛이 느껴지듯이

문장에서 새콤하고 씁쓸하고 달큰한 다채로운 맛이 났다.

아 그래

문장이란게 이렇게 색을 가질 수도 있는거지.

곱씹으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러 생각을 가져다주는

그런거였지.

사랑에 대하여, 사람에 대하여, 자신에 대하여

한 소녀가 끄적거렸던 일기가 물기를 머금었다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웠다고 한다.

이 글은 그렇게 이 세상에 나왔다.

왜 독립출판 베스트, 스테디셀러인지 알 수 있는 책.

가랑비메이커의 데뷔작이도 대표작인 책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

가랑비에 옷 젖듯 그녀의 문장들이 세상을 촉촉하게 적셨으면 좋겠다.

아 센치할때 읽으면 못먹는 술도 막 들어가고

눈물도 뚝뚝 떨어질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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